California Beach
The American Dream이라는 말을 어린이도 알 정도로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미국, 또는 미국에서의 삶은 동경의 대상인데요. 그건 미국이 주는 뭔가 새롭고 가능성이 있고 희망적인 이미지를 떠올려보시면, 그게 어느정도 사실인 점도 있지만 정말 미국이 marketing을 잘 하는구나, 하고 느끼기도 하실 겁니다. 물론 이 말은 미국인이 아닌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인데요. 그럼 미국인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곳은 어디일까요?
Source: Taxfoundation.org
바로 서부, 그중에서도 California입니다. California는 19세기부터 꿈을 좇는 미국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기회의 상징이었습니다. 19세기 중반에는 gold rush가 있었는데요. 미국뿐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금을 찾아 California로 모였습니다. 지금 pro football에서 San Francisco의 team 이름이 Forty-Niners인데요. 줄여서 Niners라고 많이 부릅니다만, 이 이름은 특히 많은 사람이 California로 갔던 1849년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forty-niner는 다들 잘 아시는 노래에도 나오는데요. “Oh My Darling, Clementine”이라는 미국노래이죠. 한국 가사는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있네”라고 되어있지만 원가사에서는 아버지의 직업이 광부이죠. “Lived a miner, forty-niner”라고 나오니까, 즉 이 아버지는 gold rush때 California로 간 분이라는 뜻입니다.
100년이 훌쩍 넘은 1980년대 이후 Silicon Valley가 계속 새것을 추구하며 직장문화의 혁명을 일으키는 것을 비롯, California는 미국인들에게 뭔가 새롭고 약간 다른 세상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또 미국 역사에서 1960년대는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여러 이유가 있죠. 걱정이 없고 풍족한 시절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대외적으로는 Cuba라든가 Vietnam등에서 힘든 일이 많이 생겼고, 또 국내에서는 인권운동이나, 인종적인 문제가 커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Vietnam 참전 자체가 국내에서 issue가 되기도 했는데요.
문화적으로 보면 ‘60년대 가장 큰 역할을 한 곳이 California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웰빙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가 싹 되는 트렌드나 관심사의 대부분이 ‘60년대 미국 California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원산지는 아니지만, 다른 여러가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마지막 손질을 거쳐 전세계로 뻗어나간 것인데요. 예를 들어 yoga라든가, 명상 meditation도 있고, 그 외 침이라든가 경혈이 나오는 동양의학, 즉 미국쪽에서 봤을때는 대체의학이죠, alternative medicine도 California에서 활성화되었고, 흙이 아니라 물에서 채소를 기르는 hydroponics라든가, 요새는 완전히 대중화한 organic food 유기농 음식 같은 것도 다 이때 California에서 시작한 흐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외에 그때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여러 사상이라든가 운동, 치료관리방법 같은 것은 이름만 대더라도 오늘 이 시간이 부족할정도로 많습니다. 즉 counterculture의 산실이 된 것이죠.
특히 San Francisco의 경우 Haight-Ashbury라는 intersection을 중심으로 한 동네 자체가 지금까지 유명할 정도로 hippie subculture가 번성한 곳입니다. 제 지인 중에 당시에 미국 동부에서 그 주변 대학인 Berkeley로 옮긴 사람이 있는데요, 처음에 그곳에서 health food restaurant에 갔더니 자기 옆에 나이드신 여자 어르신이 턱 앉으시더랍니다. 그리고 거의 혼잣말처럼, 자기가 New York에서 왔는데 그립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동부는 real이고 여기 California는 “not real”이라고 하셨대요. 즉 동부에서는 계절이 바뀌고 눈이 오면 눈신발을 신고 하는데 여기는 일년 내내 밖에서 뛰어놀고 frisbee를 던지고 받고, 눈도 오지 않고... 계속 “it’s not real”이라고 되풀이하셨다는데요. 정말 그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alifornia 북부는 당시 미국과 세계를 뒤흔들던 여러 문제들, 또는 경제적이나 신상의 고민 같은 것과는 동떨어진 약간 비현실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counterculture가 있었던 것인데요. 그런가하면 California 남부에는 다른 의미에서 비현실적인, 또는 현실도피적인 문화코드가 생겼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가상을 실제처럼 믿게 만드는 영화계가 있었지만, 6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젊음의 문화, youth culture가 발달하면서 예를 들어서 전에는 가족끼리 휴가를 갔다면 이제는 친구끼리 놀러간다거나 하게 되었는데요. 즉 해변, beach에서의 놀이가 문화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영화도 많이 나왔고요, 대표적으로 작년에 타계한 미국의 원조 국민 여동생 Annette Funicello가 주연을 한 bikini 영화 series가 있습니다. 또 Sally Field라는 유명한 배우가 어리고 깜찍하던 시절 주연을 맡은 Gidget라는 TV sitcom이 있었는데, 이 주인공이 하루종일 하던 게 해변에서 노는 거였죠.
지금까지 인기가 있는 취미생활도 그때 유행을 했는데요. 한국어로 일명 오픈카라는 convertible을 타고 해변도로를 달리는 것, 물론 그 전에도 있었지만 전에는 예를 들어 정장을 멋지게 입고 scarf를 매고 휘날리면서 탔다면, 이제는 casual 복장과 신발에 머리도 대충 했다는 게 다른 점이겠습니다. 또 바다에서 하는 파도타기, surfing도 있었죠. 이런 일련의 취미활동이 날씨가 좋은 California와 결합하여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얻습니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음악도 California 것이 있었습니다. California 남부에서 결성이 되고 해변, 자동차, surfing, 휴가 같은 단어가 떠오르는 그룹인데요, 이름에도 해변이 들어가 있습니다. The Beach Boys, 미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입니다. 아시리라고 생각되는 “Surfin’ USA”를 비롯, 초기에는 진짜 햇살 좋은 휴일같은, 경쾌한 노래를 많이 발표했고요, 미국의 여름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band입니다. 이 밴드 멤버 다섯 중 셋이 친형제인데, 이사람들의 아버지가 아주 무섭고 거의 학대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무서움을 떨치려고 밤에 어린 세형제가 어둠속에서 harmony를 맞춰 노래를 하던 것이 이 밴드의 시초였다고 하니까, 밝은 노래의 이면에 그런 아픔이 있다는 게 60년대 걱정이 없어보이던 젊음의 노는 문화 이면에 있던 사회적, 정치적, 세계적인 문제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죠? 이 밴드의 작곡가이자 리더인 비운의 천재 Brian Wilson은 surfing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이상한 guru와도 지내고, 마약에도 빠지는 등, 60년대의 키워드를 섭렵한, 뼛속까지 California인입니다. 이 밴드가 궁금하시면 Pet Sounds라는 앨범을 추천하는데요, The Beatles의 Paul McCartney가 이 앨범을 들으면서 너무 감동을 받아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60년대 California를 논할 때 꼭 들어가야 하는 또 다른 그룹의 노래가 있습니다. The Mamas and the Papas의 “California Dreamin’”입니다. 다 아시리라 생각하는데요, 정말 그 시기 그곳의 theme song이라고 할만큼 그떄 사람들이 California에 대해 지녔던 동경,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뭔가 현실같지 않은 그곳에 가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을 묘사한 노래입니다. 오늘 유기농 음식을 드시고 요가를 하시면서 60년대와 California가 미국인들에게 주는 의미와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