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giving

11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holiday season이 시작하는데요, 다음주 목요일인 Thanksgiving에 대해 말씀을 나눠볼까 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명절이고 해서 다들 잘 알고계시겠지만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말 그대로 감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Freedom from Want" by Norman Rockwell

"Freedom from Want" by Norman Rockwell

굉장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고향에 가거나 친척끼리 모이느라 여행을 하기 때문에 도로도 많이 막히고, 공항이나 기차역, 버스 터미널도 굉장히 번잡합니다.  일찍 예약을 하지 않으면 표가 매진되거나, 혹시 표가 남았더라도 굉장히 높은 가격에 구입을 해야 합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50마일 이상을 여행하는 사람이 4천에서 5천만 명 사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전체의 인구가 3억이 조금 넘으니까 그리 많은 수는 아닌 것 같지만, 친척이나 가족과 50마일 이하의 거리에 사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민족 대이동까지는 아니라도 소이동 정도는 충분히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이 Thanksgiving에 하는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도 있습니다. 1987년에 나온 Planes, Trains and Automobiles이라는 작품인데요, 잘 아시는 Steve Martin과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John Candy라는 코미디 배우가 주연이고 역시 얼마전 세상을 뜬 John Hughes라는, 청소년 영화로 유명해진 감독이 제작과 각본까지 맡은 영화입니다.  하필이면 Thanksgiving 주간에 Chicago에서 New York까지 가야 하는 사람이 겪는 여러가지 사건을 다룬 작품이죠. 

이 영화의 끝장면에도 나오지만 Thanksgiving인데 Steve Martin의 맡은 인물의 집에 그 사람의 부모와 그 사람의 장인장모님이 모여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인데요. 꼭 종손의 집에 모이지 않고, 매년 돌아가면서 Thanksgiving을 치루기도 합니다.  덜 부담이 되겠죠?  또는 일을 분담해서, 한 사람이 집을 제공하면 다른 사람이 음식을 만든다거나 합니다. 아니면 여러가지 음식을 나누어서 장만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담당한 사람 외의 다른 사람은 별로 할 일이 없죠.  당일의 스케줄을 대충 보면, 아침에 일어나서 고향집에 간 경우에는 자기가 나온 고등학교의 football 경기를 보러 갑니다.  보통 옆동네 라이벌과 시합이 있습니다.  Thanksgiving weekend에 있는 대학 미식축구 경기도 보면 라이벌 학교랑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면 모인 인원수가 많으니까 밖에 나가서 직접 touch football 같은 걸 하기도 합니다.  TV sitcoms 같은 데서 많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후에는 계속 pro football 경기가 있기 때문에 TV 앞에서 지내게 되고요, Thanksgiving dinner라고 하지만 실은 저녁보다는 점심때에 가깝게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당일에 왔다가 가는 손님이 있는 경우에는 더 그렇죠.  

음식은 물론 turkey 칠면조가 주가 되고요, Thanksgiving을 귀엽게 Turkey Day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때와 다른 것은 칠면조 안을 채우죠.  한국의 삼계탕에 찹쌀, 마늘, 대추 등이 있다면, Thanksgiving turkey는 stuffing이라고 해서 빵 부스러기, celery, 양파 등에다가 소금, 후추, 기타 향신료를 넣어 만듭니다.  아주 맛있어요.  그리고 칠면조를 요리할 때 나오는 즙인 gravy가 있고, 그걸 mashed potatoes에 끼얹어서 먹습니다.  또 side로 나오는 것 중에는 단호박 종류, cranberry sauce, 옥수수, 기타 가을 채소가 있습니다.  후식으로는 가을을 대표하는 pumpkin pie도 있고요.  이런 식재료의 대부분이 미대륙이 원산지인데요, 예를 들어 cranberry는 Massachusetts 주에서 많이 재배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다른 메뉴로 대체하는 일도 많습니다만, 말씀드린 이런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전통은 예전부터 전해내려오는 것인데요.  미 대륙에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감사의 날이 16세기부터 있었습니다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Thanksgiving의 성격을 가장 많이 가진 첫 추수감사절은 1621년이었고 그 때 이런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와 다른 종교관을 가진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주를 해서 Massachusetts 주의 Plymouth에 정착을 한 것이 그 전 해인 1620년 11월이었는데요.

만찬 외에도 전통이 더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관습으로 자리잡은 것은 Presidential pardon인데요, 대통령 사면이라는 뜻이죠. 한국에서 큰 국경일에 있는 일이고, 미국에서도 때로 있는 일인데, 추수감사절에 하는 사면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사면을 받는 쪽이 사람이 아니라 칠면조입니다.  백악관에서 매년 Thanksgiving에 대통령이 칠면조 하나를 택해서 사면을 하면, 그 칠면조는 그 해뿐만이 아니라 여생을 잡아먹힐 위험 없이 안전히 보내게 된다고 합니다.

또 퍼레이드도 많은데요, 유명한 것이 바로 여기 뉴욕에서 벌어지는 Macy’s Thanksgiving Parade이죠.  1924년에 시작했고, 별별 floats가 등장합니다.  Thanksgiving이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의 시작을 알렸기 때문에 이 백화점에서 주최를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이 퍼레이드에는 꼭 산타가 등장합니다.  올해는 특별히 75주년을 맞은 영화를 기념하는 float도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그 영화가 바로 Thanksgiving에 자주 TV에서 볼 수 있는 The Wizard of Oz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추수감사절과 전혀 상관이 없지만, 가족과 함께 어린시절을 추억하면서 보기에 아주 좋은 내용입니다.  올해도 역시 이번 일요일, 또 다음주 금요일 등에 방영된다고 하니 시간이 되시면 한번 시청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잘 알려진 Somewhere Over the Rainbow는 영화 첫부분에 나오니까 유의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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