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Meeting

미국에서 살면서 누구를 처음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관계일 수도 있고, 자녀의 학업에 관련된 사람일 수도 있으며, 그냥 사적으로 알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요.  이런 첫 만남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소개 없이 대면하여 만나는 경우에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거나 상대에게 이름이 뭐에요, 하고 물으면서 Nice to meet you.등으로 인사를 하고, 누가 소개를 해줄 때에는 따로 자신의 이름을 다시 얘기하지 않고 바로 Nice to meet you. 등이 나오는 것도 물론 잘 알고 계실 거고요.  

Small gestures with big meanings. President John F. Kennedy shakes a hand with Soviet leader Nikita Khrushchev. Source: NBC News

Small gestures with big meanings. President John F. Kennedy shakes a hand with Soviet leader Nikita Khrushchev. Source: NBC News

그런데 이때 어떤 동작이 수반되어야 할까요?  표정은 웃는 게 좋겠고, 그게 어색하거나 싫으시다면 적어도 누구를 만나서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은 짓지 않는 게 좋겠죠.  너무나도 당연하고 쉬운 것 같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잘 되지 않는 편입니다.  집에서 혼자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해보세요.  

그 외에 중요한 행동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악수입니다.  악수하는 방법 자체는 뭐 인터뷰 잘하는 법 등에서 많이 나오니까 잘 아시겠죠.  손을 어떻게 쥐고 얼마나 오래 잡고 흔드느냐 마느냐, 등등, 여러가지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만, 한국식 인사법이 더 익숙한 사람에게는 하나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곧 고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인데요.  악수를 할 때에는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쉬우면서도 실행하기에는 굉장히 낯선데요, 당연한 현상입니다.  고개를 숙이지 않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악수를 하는 올바른 법에는 시선처리도 있는데, 즉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합니다. 그러니까 고개를 숙이면서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기는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굉장히 재밌는 그림이 연출되겠죠?  그래서 고개를 숙이지 말자, 라는 생각보다는 사대의 얼굴을 계속 보자, 라고 생각하면 자연히 고개를 숙이지 않게 됩니다.  눈을 보지 않으면 失禮죠.  (實例: 친구가 자신의 모친의 의사와 한 악수) 또한, 자신보다 어린 사람과 악수를 하는데 그 사람이 절을 하지 않고 자기를 빤히 쳐다본다면 버릇없다고 기분 나빠하기 없기입니다. 사실은 그게 버릇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또 하나, 혹시 에티켓을 배우셨다면 금방 떠오르는 이슈이겠는데, 꼭 여성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가, 등등에 대해 궁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여성해방운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소위 ladies first라는 개념 아래 모든 것을 했기 때문에, 악수 또한 여성이 먼저 손을 내밀때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악수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남녀평등이 그런 면에서 많이 이루어져서, 업무상인 경우에는 꼭 여성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을 기다리지 않아도 실례는 아닙니다.  업무상 악수를 청하는 순서는 한국을 생각해보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상관이 먼저, 연장자가 먼저, 이런 식이겠죠.  (갑을은 갑이 먼저...) 그런데, 사적으로 만나는 경우에는 아직도 약간 여성이 먼저 악수를 청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자신이 남성인 경우, 여성을 처음 만나거나, 여성이 어떤 장소에 들어왔을 때, 자신이 앉아있었다면 일어나 주는 것이 좋고, 그 여성이 앉고 나서 앉는 것이 정식 예절입니다.  이럴 때 여성과 남성의 연령은 고등학교 이상의 나이라면 상관이 없습니다.  또는 내가 호스트라면 손님이 먼저 앉은 후에 앉는 것이 좋겠죠.  여기에서 누가 먼저 하기를 기다렸다가 한다는 은 한참 후라는 뜻이 아닙니다.  0.1초의 차이, 거의 동시도 괜찮습니다.  그 사람보다 먼저 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점은 이름을 말할 때 사적인 경우에는 성을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업무상의 만남이라면 성명을 대겠죠.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 한국사회에서 이름 다음에, 아니 때에 따라 이름보다 먼저 나오는 일련의 질문이 미국에서는 쓰이지 않는다는 것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즉 나이, 출신지, 가족관계 등의 호구조사이겠는데요.  한국분들 중에서는 이런 질문에 대한 만족스런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솔선수범하여 자신의 나이, 출신, 가족관계를 먼저 밝히고 그러니 이제는 네 차례다,라는 무언의 압력과 기대를 내보이실 때도 있는데요, 이것 역시 특히 첫만남에서 좋은 예절은 아니라는 것 기억할 점입니다. 

정리: 악수, 표정, 시선처리, 여성/남성, 업무/사적, “호구조사”

Practice, practice, practice!

악수가 영미문화권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가는 shake on it이라는 관용표현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요.  It 대신에 다른 명사를 쓰기도 합니다만, 어떤 것에 관해 악수를 함으로써 더 이상의 여지가 없이 결정하기로 동의하다, 라는 뜻입니다. 물론 어떤 계약이 성사되었을 때 실제로 악수를 하기도 합니다만, 관용적으로는 어떻게 하기로 구두로 동의를 다 해서 그 일은 더 이상 의논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는데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한다거나 다시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비칠 때, 아니 이거 다 끝난 얘기 아닌가요,라고 반문한다면 I thought we shook on it,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국제 예절 전문가인 American University의 Gary Weaver 교수 자신도 문화마다 다른 예절을 잘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한다고 합니다.  한 예로 몇년 전에 버마에서 강연을 하는 내내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에 대해 “you just get nervous and you just forget”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절 전문가도 긴장을 하면 이렇게 잊어버리는데 하물며 이게 전문이 아닌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워싱턴포스트에 이 사람이 박 대통령 / 빌 게이츠에 대해 한 코멘트를 한국매체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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