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Battles
지금 한국에서는 이순신 장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하죠. 조만간 역대 흥행 1위에 등극할 거라고 하는 영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순신 장군의 여러 전투 중에서도 명량해전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학교다니셨다면 역사시간에 배운 전쟁, 장수, 전투가 몇개 금방 생각나실텐데요. 뭐뭐대첩, 뭐뭐전투, 같은 이름이죠.
Source: civil-war.net
미국은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고 미국 땅에서 그리 많은 전쟁을 치루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역사시간에 배운 것을 기억하고 있는 미국인이라면 이름과 전쟁 정도는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전투가 몇 있습니다. 미국 땅에서 벌어진 전쟁 중에 큰 것이 둘 있는데요, 뭘까요?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입니다.
다 잘 아시겠지만 the Revolutionary War 독립전쟁은 1776년 독립선언을 전후하여 1775년부터 1783년까지였고요, 상대는 물론 영국이었죠. 이 전쟁으로 소위 뜬 장군은 초대 대통령이 된 Washington이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전투 대부분이 지명을 이름으로 썼는데요. New York에서 가까운 곳으로는 the Battle of Trenton이 있고요, 조금 덜 유명한 전투가 지금은 명문대로 더 잘 알려진 Princeton에서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유명한 전투 둘을 꼽으라면 Boston 쪽으로 가서 the Battle of Bunker Hill과 the Battle of Lexington and Concord가 되겠는데요. Bunker Hill은 Boston과 제가 다닌 대학교가 있는 Cambridge의 옆동네인 Charlestown이라는 곳에 있는 동네 이름입니다. 또 Lexington과 Concord도 아직도 그대로 이름을 쓰고 있는 Boston의 근처 towns입니다. 영국과는 독립전잳 조금 후인 1812년에 또 한 차례 전쟁이 있습니다. 지난번 말씀드렸듯이 미국 국가를 탄생시킨 the War of 1812입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Andrew Jackson이라는 장군은 후에 미국의 제 7대 대통령이 됩니다.
남북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영어로 the Civil War라고, 내전이라는 뜻이죠. 미국내에서 이사를 좀 다녀보신 분이 계시다면 잘 아시겠지만, 정말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크고, 이게 같은 나라인가, 할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 노예해방을 가지고 벌어진 전쟁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와 관련된 다른 이유도 있었죠. 가장 근본적으로는 노예가 없어짐으로 해서 생길 경제적인 타격이 이유였는데요. 남부의 주가 연합을 해서 미합중국으로부터 분리를 선언하고 자기들만의 대통령도 선출하는 등, 꽤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북쪽의 the Union 연방과, 남쪽의 the Confederacy 연합이 1861년에서 1865년까지 싸우게 된 것입니다.
미국이 영국과 싸웠다고 해서 지금 미국인과 영국인이 서로 감정이 남아있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러나 남북전쟁의 여파는 아직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잠깐, 나는 New York에 몇년 사는 동안 한번도 누가 남북전쟁 얘기 하는 것 못들었는데, 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겠습니다. 네, 북쪽은 승자라서 그런지 이 전쟁을 거의 잊었습니다. 그러나 진 쪽은 사정이 좀 다른 법이죠. 또 피해를 많이 입기도 했죠. 남북전쟁, 하면 생각나는 영화, Gone with the Wind<<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도 나오듯이 그 무대인 Georgia주의 Atlanta는 대부분 전소가 되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남쪽의 몇몇 지역은 공식적으로는 미합중국에 속했지만 아직 그 연합 시절을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South Carolina주에서는 몇 년 전 주의회 건물에 the Confederate flag 연합기를 게양해서 흑인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보신 적 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빨간 바탕에 남색으로 크게 X자가 되어 있고 그 위에 꼭 벨트에 징을 박듯이 별이 박혀있는 모양입니다.
여기서 남쪽 군대를 책임졌던 Robert E. Lee 장군이 유명한데요. Lee, 한국 성과 같은 spelling입니다. Chrysler사의 경영자였던 Lee Iacocca가 젊어서 남부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할 때, 아직 이탈리아 사람을 차별했던 동네에서 자기 이름의 순서를 바꿔서 마치 Lee가 성인 것처럼 말했더니 사람들이 호의를 보이더라는 얘기를 했을 정도로 이 Lee 장군은 존경을 많이 받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분이 참가한 전투 중에 나중에 아주 유명해진 것이 있는데요. 바로 Pennsylvania주의 the Battle of Gettysburg입니다. 벌써 뭔지 아시겠죠? 양측에서 많은 사상자를 내었기때문에 전투 몇달 후 추모비를 세우면서 기념식을 했는데 거기서 Lincoln 대통령이 메인도 아니고, 메인 연설이 끝난 후 짧게 인사 형식으로 연설을 했죠. 이것이 그 유명한 the Gettysburg Address입니다. 예전에 이 코너에서 다뤘던 MLK Jr.의 “I have a dream” speech와 쌍벽을 이루며, 단 열 개의 문장으로 된 이 연설에는 미국인이라면 잘 아는 부분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인들도 여러가지로 변형해서 잘 쓰는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이라는 구절이죠. “...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라는 끝부분입니다. 또 하나는 “Four score and seven years ago...”라는 시작부분인데, 미국사람들은 이 구절은 알지만 뜻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score”는 20년을 뜻하고, four score 더하기 7년은 87년인데요, 즉 이 연설을 했던 1863년에서 87년 전은 바로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해입니다. 굉장히 시적이고 기억에 남는 표현이죠? 흥미로운 사실은 내용중에 “세상은 우리가 여기서 한 말에 관심도 없고 기억도 오래 못하겠지”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희생자가 한 일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이어지는데, 지금은 약간 반대의 상황이 되어 있죠.
북쪽이 최종적으로 승리를 하면서 북측의 사령관이 나중에 대통령이 되는데요, 바로 제 18대 대통령 Ulysses S. Grant입니다. 일반인들은 이분을 좀 다른 표현으로 알고 있는데요. You Bet Your Life라는 20세기 미국의 인기 TV game show의 host Groucho Marx가 출연자 전원에게 선물을 주려고 다 틀린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Who is buried in Grant’s tomb?” Grant 무덤에는 누가 묻혀있나요?라는 건데, 지금은 당연한 걸 물어본다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입니다만, 사실은 정답이 “Grant”가 아니라 “no one”입니다. Manhattan 122가에 있는 이 무덤에는 실은 Grant 내외가 지상에 놓여있는 석관 안에 있죠.
사실 남북전쟁의 유명한 전투는 자신이 어느편인가에 따라 승리일 수도 있고 패배일 수도 있겠지만, 영국과의 전쟁중 유명한 전투의 대부분은 미국측의 승리입니다. 그런가하면 패한 전투중 유명한 것도 있습니다. American 원주민 group과 싸웠던 Custer 장군은 졌지만 그것으로 유명해지기도 했고, 또 Mexico군대에 전멸한 the Battle of the Alamo는 유명한 “Remember the Alamo!”라는 구호를 낳기도 했죠. 패한 전투라도 전쟁을 이기기 위해서,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억을 하는 미국인입니다.
노래: 아까 미국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말씀드렸는데, 남쪽은 음악적 취향도 북쪽과 다릅니다. Southern rock의 대표 band인 Lynyrd Skynyrd의 “Tuesday’s Gone” 추천합니다. 가사중에 “Tuesday’s gone with the wind” Tuesday는 바람과 함께 사라졌네,라는 부분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