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ars and Immigrant Hollywood
이번 달에는 동계 올림픽 때문에 TV를 평소보다 더 많이 시청하신 분도 계실텐데요 . 한국과달리미국은중계권을딴방송국채널에서만올림픽경기를볼수있습니 다. 그래서 NBC 계열의 채널이 이번에 득을 많이 보았겠지요. Sweeps month에 해당하는 2월에 열리는 관계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Sweeps months라고 해서, 매년 2, 5, 11월의 TV 시청률을 바탕으로 광고비를 책정하게 됩니 다. 그래서이세달에는특집도많고,기존의시리즈도더좋은극본이라든가특 별한 guest stars를 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미국 드라마나 시트콤을 보시 면 시즌 중에 매주 새 에피소드가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이 sweeps months기간에 는 그나마 재방송이 적은 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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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닌 이 sweeps month인 2월로 옮겨온 프로그램도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번 일요일에 열리는 Academy 시상식인데요. 원래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있었는데, 높은 시청률이 향후 수입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2월로 바꿨습니다. 그외이유가두개있는데,하나는이Academy시상식이그전해1 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3월 말 시상식까지의 기간동안 후보측에서 표를 받기 위한 캠페인을 하는데 기간이 길면 그 만큼 과열되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최근 해가 바뀔수록 인기가 더 높아지는 대학 농구 토너먼트가 3월에 열리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는 방 법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렇게 올림픽과 대학 농구 사이, 시청률이 중요한 2월에 시상식이 열립니다.
그만큼 Academy 시상식은 미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관심을 받고, 또 영화계뿐이 아니라 여러 다른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시상식은 영화계 사람들의 잔치인데, 처음 만든 것은 아무래도 PR을 목적으로 했겠죠. 사실세시간이넘는시상식의내용자체가영화계의광고라고할수있겠 습니다. 그런데 여러 배우가 나오고 화려한 공연과 눈요기거리가 많은 이 행사를 대중이 보고싶어 하니까 그걸 TV로 중계하게 해서 그 수익도 발생하는 것이고요, 연관이 있는 업계도 같이 이익을 보게 되지요. 그만큼 미국의 영화산업은 세계적이 고, 이제 Hollywood로 대변되는 미국영화는 미국의 중요한 수출품이 되었습니다.
사실 영화의 역사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거의 동시에 따로 시작했다고 하겠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20세기 전 영화사의 초기에 벌써 유럽과 미국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요, 예를 들어 똑같이 기차가 역에 도착하는 것을 찍더라도, 프랑스에서는 구도를 예술적으로 잡아서 승객과 같이 화면에 나오게 했다면, 미국은 보도물을 보여주듯, 가장기차를잘볼수있는일직선의각도로잡아서찍습니다. 미국의실용주의를 나타냈다고 할까요? 대중성도 약간 볼 수 있고요.
어쨌든 1910년대 초에는 벌써 Hollywood에 영화제작사가 생기기 시작했고, 곧 수출 도 많이 하는 인기물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술영 화라든가, 소위 문제작은 별로 없었고, 눈이 즐거운 오락물이 더 많았죠. 그런데 규 모도 미국이 크고, 전체적인 인기도 세계적으로 많아서 그랬는지, 여러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산업도 외국 태생의 인재들이 많이 Hollywood로 들어오면서 정 말 큰 발전을 하게 됩니다. 지난주에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라고 말씀드렸는데, 영 화계를 보면 정말 그말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모국에서 어느정도의 성공을 하고 미국으로 온 사람도 있었고,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와서 Hollywood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도 있습니다. 영국은 언어가 같았으니까 빼고 보더라도, Italia 태생으로 무성영 화시대의 대표미남이었던 Valentino, Sweden의 Greta Garbo와 Ingrid Bergman도 있 고요, 특히 독어권 인물들의 활약이 컸는데요, 대부분 유태인으로 20년대 이후 안좋 은 상황을 피해서 미국으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우선 Ernst Lubitsch라고 Hollywood 영화에 유럽쪽의 스타일을 접목해서 발전시킨 장본인이 있죠. 감독으로 그리 잘 알려지지는 않았을 수도 있지만, 영화에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아시 는이름일것이라고생각합니다. 그만큼우리가지금알고있는연출법에큰영향 을 끼친 사람이고, 특히 자기보다 조금 후배격인 두 거장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 . 역시 독일권 이민자였던 Billy Wilder와 William Wyler 감독입니다. 이 두 이름은 아마 다들 아시리라 생각하는데요. 또 Otto Preminger 감독도 있죠. 그외에 이민 2 세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렇게 영화계 종사자들도 이민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결국은 다 미국에서 활 동을 하고 미국의 작품을 만들게 되는데, 그외에도 Hollywood는 다른 나라의 원작을 가져다가 영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역시 영국작품은 제외하고 말씀을 하자면, 우 선 유럽쪽의 전설이나 동화를 영화화한 것이 많아서, 이제는 예를 들어 Cinderella, 하면 딱 Disney 영화의 푸른 색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전세계에서 공통으로 통하는 이미지로 자리를 잡게 되었죠. 또 다른 언어의 영화를 다시 Hollywood에서 만든 것도 있는데, 일본의 거장 Kurosawa Akira의 <<7인의 사무라이>>의 미국 웨스턴 리메이크인 The Magnificent Seven, 또 Italia의 명감독 Federico Fellini의 <<까비리아의 밤>>을 뮤지컬화 한 The Sweet Charity등이 있겠습니다. 이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원작은 외국이지만 미국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만의 색을 입혔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영화는 물론, 미국작품을 원작으로 하거나, 아니면 순수 창작물로 제작하는 작품을 보시면 대중적인 영화인 경우 스토리의 전개방식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정서, 미국의 근간을 이루는 사상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고 하겠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권선징악이겠지만, 그것을 큰 골자로 해서 주인 공이 진취적인 행동이나 반응을 보인다든가, 희망이 있는 결말이라든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새는 indie films라고 해서 큰 제작사가 아닌 독립 영화사에서 만들거나 , 아니면 큰 제작사가 아예 작품성을 염두에 두고 적은 제작비로 독립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해주어서 만든 작품이 있습니다만, 그런 영화가 아닌 소위 주류 영화를 보 시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큰 줄기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Hollywood가 미국의 축소판인 것 같기도 한 것이, 법적으로, 또는 정치 적인올바름이있는이상적인것보다는현실적인시각을더반영한것이많죠. 영 화계에서 여성이 별로 힘을 갖지 못한 것이 있고요, 흑인은 꽤 오랜 시간 하인이나 집사 등의 역할을 주로 맡았었고요, 아직도 라티노의 역은 대부분이 치한이라든가 강도 또는 메이드 입니다. 아시아 계통을 보자면 외국 태생의 배우에게는 무술이나 코메디를 기대하는 것 같고,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는 아직 그정도의 전형적인 배역 도 생기지 않은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영화에 어떻게 나오든 그게 별 상관이 없다 고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게 전세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좋든 싫든 지금은 Hollywood의 사람과 작품이 사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 문에,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 일요일에 있는 Academy Awards에서도 누가 , 어느 작품이 상을 타는가 하는 기본적인 사항만큼이나 누가 무슨 옷을 입었는가, 등의 유행을 보는 것도 큰 재미로 자리를 잡았는데, 그것은 Hollywood의 스타들은 이제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사가 된, 신 귀족계급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상식 차 림 외에도, 한국의 스타들에게도 해당될 때는 사복 fashion이라고 불리는 평소옷차 림, 취미생활, 취향, 좋아하는 음식, 브랜드, 음악, 책, 관심사, 특히 정치나 사회적인 활동 하나하나가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어 딜 가도 특별 대접을 받는 이 신귀족계급의 사람들이 평등사상을 기반으로 하여 세 워진 미국에서 생겨나고 또 상업적인 동기로 하여 지속되고 더 힘이 커지도록 관리 와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이 어찌보면 모순된 것 같으면서도 지극히 미국적인 일이기 도 합니다. 일요일 밤, 혹시 시상식을 보신다면 입은 옷이나 예쁜 얼굴에만 주의를주지 마시고 어떤 식으로 인사를 하는지, 수상소감, 인터뷰에서 농담은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시는 것도 미국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