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for Americans
벌써 6월입니다. 미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큰 스포츠 이벤트가 많기도 합니다. 이 Living in America에서 스포츠에 관한 말씀을 자주 드리는데요.
Source: The Lantern
미국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스포츠만한 것이 없습니다. (하나 더 있다면 연예계 얘기겠죠.) 미국은 땅도 크고 학교도 많아서 학연이나 지연의 의미가 한국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민족, 인종도 다양하고 취향도 다양해서, 음식이라든가 생활방식이랄까요? 그런 것에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공통점을 찾기가 힘듭니다. 한국은 예를 들면 부모는 이렇게 느낄 것이고 자식은 저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따로 말을 하고 토론을 하지 않아도 밑에 깔려있어서 그걸 바탕으로 정치나 사회적인 사건을 받아들인다든가 TV 드라마를 평가를 하게 되는데요. 미국은 정말 다 다릅니다. 아이를 키우는 방법이라든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의 순위 같은 것이 개인별로 차이가 있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죠. 그래서 미국인과 소통을 하려고 할 때, 미국내에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겠지만, 다음에 거기에 대한 내 반응과 상대의 반응이 같을 것이라고 단정하시면 안됩니다.
미국에서 사건만 얘기하고 아우, 이러면 상대방이 멀뚱멀뚱할 수 있습니다. 내가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얘기를 해야 내 반응이 이해가 되는데, 그걸 하지 않아서죠. 그런데 적지 않은 수의 한국인이 이건 내가 말을 못해서 그 사건의 설명을 잘 못한 것 같다, 라고 잘못 받아들여서 더 영어에 자신이 없어진다든가 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내가 나는 이래서 이렇게 생각했어,라고 말을 하면 상대방이 알아듣고 아, 그래? 나도 그래, 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많은 경우 어, 나는 또 이런 편이라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생각했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때 기분나빠하시면 안됩니다. 아니면 그런 반응을 하다니 얘 이상하다,라고 생각하시더라도 말로 표현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미국사람이 나는 너랑 달라서 이래, 라고 말할때 물론 인종차별적인 태도에서 나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싸우려는 게 아닙니다. 이게 이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방법입니다.
미국사람들은 개개인의 성향이나 취향이 다를 것이라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다 받아들이느냐 아니냐 역시도 개인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죠. 어쨌든 대부분 남에게 관심도 없고, 간섭도 하지 않고, 내 인생을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살고 대신 그 책임도 내가 진다,라는 사상이 있기 때문에 대화중에 상대방이 예를 들어서 내가 요새 뭘 하고 있다,하면 그것에 대한 반응이나 평가를 내리기보다는, 그것에 상응하는 내 얘기를 하게 됩니다. 즉, 어, 너는 그거를 그렇게 하는구나. 나는 요새 이걸 하는데, 이래서 좋아, 이런 식이죠. 남이 하는 걸 폄하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달리 할 말이 없어요. 둘이 공통된 관심사가 있거나 서로 좋아하지 않는 이상은 그게 끝입니다.
저희 Educhora에서 소통 consulting을 최근에 시작하신 분이 계신데, 한국에서 아주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를 하고 지금 metropolitan New York area에서 post-doc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 대학 동문이 미국 전역에 퍼져있어서 다들 연락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제가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이분의 친구도 post-doc인데 지난주 Memorial Day에 자기 학교에서 좀 높으신 분의 댁에 BBQ party 초대를 받아서, 안 갈 수도 없고, 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을 하더래요. 그래서 이분이 거기 가서 얘기를 하나 시작만 하고 빠지면 된다고 가르쳐줬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게 정치였어요. 그러니까 가서 정치 얘기를 탁 던지면 나머지 사람들이 알아서 대화를 이끌어나갈 거니까 너는 가만히 있으면 된다, 이런 뜻이었다는데요. 제가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런 모임에서 꺼내면 안되는 주제 중 거의 1등이 정치일텐데요. 이분이 자신 뿐만이 아니라 친구까지 잘못된 곳으로 이끌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세 사람 이상만 모이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정치얘기라지만, 미국은 그것도 개인의 영역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아서 정치에 관련된 자리가 아니면 여간해서는 하지 않습니다. 대신 안전하고도 여러사람의 참여를 기대할 수 있고 사람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회도 되는 주제가 스포츠입니다.
미국에서 스포츠라는 것은 어찌 보면 만민을 평등하게 하는 것이죠. 연령대, 인종, 출신지, 교육수준, 수입이나 연봉, 정치적인 성향과 거의 무관한 것이라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는 평범하다, 라고 나타내고 싶을 때 제일 쉽게 찾는 것이 스포츠입니다. 부자인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보는 것, 느끼는 것은 똑같습니다. 다만 직접 관람할 때 앉는 곳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있겠지만요. 그래서 나와 뉴욕 주지사가 같은 선수의 팬인 것을 알면 괜히 더 가깝게 느껴질 때도 있고, 꼭 같은 팀을 응원하지 않더라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에 서로 싸움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 자기 팀을 자랑할 수도 있는 거고요.
이번 주 스포츠만 보셔도 다양합니다. 우선 아까 말씀드린 hockey finals가 있고, tennis French Open 준결승과 결승이 있고, 툐요일에는 3대 경마 이벤트의 마지막인 Belmont Stakes가 있는데 바로 이 동네죠. 먼저 열렸던 두 경기에서 California Chrome이라는 말이 우승을 해서 올해 36년만에 triple crown winner가 나올까 하는데, 사실 셋 중 둘을 우승한 말은 그사이에 많았어요. 역사적인 말 중에서 아셔두면 좋은 말은 1973년 triple crown을 달성한 Secretariat이라는 말이고요. 또 NBA Finals가 오늘부터 열리죠. Miami가 삼년 연속 우승을 해서 three-peat이 되느냐가 관심사인데, 그것만큼 뉴스에 오르는 화제는 the LA Clippers의 구단주인 Donald Sterling이 얼마전 말실수를 해서 NBA에서 영구제명을 당하고 팀을 팔게 된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