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
이번주에는 태양계의 끝을 향해 날아가서 명왕성 근처에서 촬영을 한 미국의 New Horizons이라는 탐사선이 화제에 올랐는데요. 한국에서 학교 다니신 분은 행성 순서 외웠던 것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었는데 이제는 명이 빠진 거죠. 혹시 이 행성을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명왕성은 이번에 하도 news에 많이 나와서 아실 거고요. Pluto라고 하죠. 이 별이 발견된 게 1930년인데, 다음 해에 Disney사에서 강아지 character에 이 이름을 가져다가 붙여주면서 뛰어난 marketing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Source: Phys.org
나머지 행성의 영어 이름은 뭔지 아시는지요? 미국에서도 초등학교에서 행성을 배울 때 이름을 쉽게 기억하라고 각 행성의 첫 글자를 따서 단어를 붙여서 문장으로 만들곤 합니다. 이런 것을 mnemonic device라고 하는데, 기억을 돕는 도구라는 말이죠. 아직 Pluto가 행성이었을 때는 이 문장이 대충 “My Very Educated Mother Just Served Us Nine Pizzas”같은 식으로 기억을 했습니다. 그래서 M-V-E-M-J-S-U-N-P, 즉 Mercury-Venus-Earth-Mars-Jupiter-Saturn-Uranus-Neptune-Plato였죠. 이제는 이 문장을 새로 고쳐야겠죠. 여기서 지구를 earth라고 하는 것은 다 아실 거고, 나머지는 다 들어본 이름이고, 대부분 요즘은 상업적으로 brands나 제품 이름으로 많이 접하실텐데요.
그럼 이런 이름이 원래 어디에서 온 건지 아시는지요? 지난주에 고대 Greece와 Rome 신화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요. Pluto는 Greece신화에서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신인데 나중에 Rome 신화에서도 가져다 쓴 이름입니다. 冥王星할 때 冥자가 저승이라는 뜻의 “명계”에 쓰는 한자이죠. 일본인들이 19세기 말에 서양 학문의 용어를 번역한 것입니다.
나머지 행성 이름도 마찬가지로 Roman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을 따온 것인데요. 태양계의 행성중에서 옛날에는 토성, Saturn까지만 보였다가, 18세기 말부터 나머지 행성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로 토성까지만 보였을 때 이름을 붙였는데, 동양에서는 Roman 신화가 아니라 음양오행 중에서 오행에 맞춰서 작명을 한 거고요. 그러다가 나머지 행성이 발견되면서는 각 Roman 신을 번역해서 이름을 붙였죠. Uranus는 하늘을 관장했으니까 천왕성, Neptune은 바다니까 해왕성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그리스나 로마 등의 서양 신화에 바탕해서 이름을 지은 것은 행성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요일의 이름을 같은 방식으로 지은 문화권이 굉장히 많습니다. 영어와 한국어를 생각해보셔도 바로 떠오르는 게 있죠? 일요일은 Sunday, 월요일은 moon - Monday, 토요일은 토성, Saturn - Saturday가 있네요. 신기할 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1주일에 7일이 있는 것은 근대에 들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거거든요. 하나 덧붙이자면 이것은 일본사람들이 만든 것을 그대로 가져다가 쓴 것입니다. 중국은 한자권이지만 이런 방식을 쓰지 않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시 말씀드리기로 하고요.
서양에서도 옛날에는 일주일 7일을 다 이렇게 행성의 이름에 맞춰서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크게 두 가지로 갈라졌는데요. 아직도 토요일, 일요일을 이렇게 부르는 언어권은 영어, 독일어, 북구쪽이 있고요. Europe의 언어를 보았을 때, 나머지 대부분은 종교적인 이유에서 나온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Greek과 Latin 중에서 Latin의 영향력이 더 커졌는데, 종교적인 이유도 한 몫을 했습니다. 그래서 Latin어로 요일에 이름을 붙인 것이 두 가지가 있거든요. 하나는 종교적인 것인데, 유대기독교의 영향으로 토요일을 안식일이라는 sabbat, 현대 영어로는 sabbath라고 하는데, 특히 천주교의 힘이 큰 문화권에서는 이 말을 써서 표현합니다. Greek, Italian, Spanish, Portuguese, Russian, French 등이 포함되고요. 혹시 Spanish TV를 보시면 주말 program으로 Sabato Gigante라는 제목이 익숙하실텐데요, Sabato가 바로 토요일을 말합니다. 일요일은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넘어오면서 이날이 신의 날, 정도의 뜻이 되었죠. 그래서 Latin의 영향을 받은 쪽은 dominica, 또는 dominicus를 어원으로 한 단어로 요일을 씁니다. Spanish는 Domingo, 불어는 dimanche라고 하죠.
종교의 힘이 세었던 중세에 평일의 이름도 따라 바뀐 곳이 있는데요, 일요일을 한 주의 첫 날로 보고, 월요일은 제 2일, 화요일은 제 3일, 해서 6은 금요일인 것이죠. 지금도 Greece나 Portugal등에서는 대부분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대 Greek에서 화요일을 triti 비슷하게 말하는데, 여기서 tri는 영어에서 접두사로 잘 쓰는 그 tri입니다. 셋이라는 뜻으로 triple, triangle등에 쓰죠. 그런데 동 Europe 언어권에서 숫자로 요일을 말하는 경우에는 또 월요일을 1로 보고 금요일이 제 5일,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잘 기억하셔야지 아니면 무슨 요일을 말하는 건지 헷갈리실 수 있겠죠? 그리고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중국에서의 요일도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월요일 1번에서 토요일 6번까지 말을 합니다.
나머지 Europe의 언어권, 즉 French, Spanish, Italian, 그리고 북서 유럽 지방에서는 기본적으로 아까 말씀드렸던 행성의 이름을 따서 요일의 이름을 부르는데요. 불어로 달을 lune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월요일이 lundi. 또 화요일은 화성이 뭐죠? Mars니까 불어로 mardi인데요. New Orleans에서 매년 있는 큰 축제의 이름이 살찐 화요일 Fat Tuesday, mardi gras입니다. 수성은 Mercury, 그래서 불어로 수요일이 mercredi. 또 목성 Jupiter, 불어로 목요일은 jeudi, 금성 Venus, 금요일은 vendredi입니다. Latin에서 나온 언어권은 이런 식입니다.
나머지 Germanic 게르만, Saxon이나 Nordic쪽 역시 행성의 이름이 되는 신화에서 따오는데, Roman 신화가 아니라 자기네 고유 신화에서 대입을 하다보니 이름은 바뀌지만 역할은 비슷하다고 할까요? Mars에 해당하는 북구 신화의 신은 Tiw라는 이름이라서 화요일이 Tuesday가 된 것이고요. 목요일의 신은 요즘 영화나 게임에 잘 나오는 Thor이고, 그래서 Thursday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무심코 어렸을때부터 배워서 무슨 뜻인지 생각도 하지 않는 이런 영어 요일 이름도, 사실은 서양의 고대 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고, 종교,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아 변화한 거죠. 또 게임이나 영화도 이런 신화를 좀 알면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거고요.
오늘은 우주를 지나서, 라는 뜻의 제목을 지닌 the Beatles의 명곡이 생각났는데요. 가사의 표현이 무척 시적입니다. 내 마음을 흘러가는 말, 기쁨, 슬픔. 내 눈앞에서 춤을 추며 펄럭이는 부서진 빛의 형상과 생각의 파편. 내 귀를 울리는 웃음소리, 삶의 여러 색조. 백만개의 태양처럼 반짝이는 한없는 영원한 사랑. 이런 것들이 다 우주를 천천히 지나간다는, 장난같으면서도 심오한 내용인데요. 이건 물론 추상적인 얘기지만, 지금 실제로 명왕성을 지나 우주를 건너가는 탐사선을 떠올리며 같이 명상에 빠져보실까요? The Beatles의 “Across the Unive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