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ion Day

미국에서 생활할 때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이나 큰 차이가 없어보일 수도 있는데요,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을 꼽자면 출입국할 때, 배심원으로 불려갈 때, 그리고 이번주에 있었던 선거일 정도가 되겠습니다.   미국에서 보통 선거일은 11월 첫 월요일 다음의 화요일입니다.  즉 2일에서 8일 사이가 됩니다.  1일이 화요일이지만 그날 선거를 하지 않는 이유는 그 달의 첫째 날이다보니 다른 업무가 많을 수 있어서 그 날은 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주에서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투표소를 오래 열어두어서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투표를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리 등록을 해야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등록할 때 특정한 당을 적으면 그 당의 예비선거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Primaries, primary election라고 하죠.    

Source: Girard At Large

Source: Girard At Large

물론 가장 중요한 선거라면 4년마다 있는 대통령 선거인데요, 이것은 작년에 있었으므로 올해는 하지 않았습니다.  Presidential Election이라고 하죠.  그 다음이 6년에 한 번씩, 또 2년에 한 번씩 있는 연방 상원, 하원의원 선거인데요, 이게 대통령 선거 사이에 있을 때, 즉 짝수 해이지만 대통령 선거가 없는 해라면, Midterm Election이라고 합니다.  임기 중간에 열리는 선거라는 뜻입니다.  내년이 mid-term election이 열리죠.  2년동안 대통령이 얼마나 큰 지지를 얻었나를 볼 수 있고, 2년 후에 열릴 대선의 결과를 예상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만 꼭 그런 것은 아닌 듯하고요, 이 midterm election으로 인해서 상원이나 하원의 여야 구성이 바뀌면 대통령의 입장이 좋아지거나 힘들어질 수는 있습니다.  Obama 대통령은 민주당인데, 현재 상원만 민주당이 여당이고, 하원, 50개 주의 주지사, 그리고 주 상원과 주 하원을 통틀어서도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하원의 과반수인 당이 다를 때를 split legislature라고 하고, 지난번 연방정부 shutdown에서 보셨듯 안건 등을 처리하기가 힘듭니다.

올해처럼 홀수인 해는 off-year election이라고 해서 주정부 단위의 선거가 주로 열립니다.  올해도 주상원, 하원, 또 시장, 보로장, 시의원 등의 선거가 있었죠.  그중 전국적, 세계적인 관심을 끈 것이 뉴욕 시장 선거였고요, 그 외에 제가 살던 Massachusetts의 Boston에서도 20년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출했습니다. 뉴욕시만큼은 아니지만 Boston의 시장도 중요한 자리라서, 1949년에는 Walter O’Brien이라는 후보가 선거자금이 부족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찾던 중 노래를 만들어 스피커로 거리에서 튼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MBTA라고 불리지만 그때는 MTA였던 매사추세츠 주의 공공 교통 시스템을 제목으로 하고, Charlie라는 사람이 요금이 인상된 걸 모르고 지하철을 탔다가 돈이 모자라서 그만 나올 수가 없게 되어 영원히 지하를 떠돈다는, 불쌍하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웃픈 내용입니다.  끝에는 이 사람을 구출하려면 이 O’Brien 후보를 뽑아서 요금 인상을 막읍시다, 라고 되어 있는 재미있는 가사입니다.  현재 Massachusetts 공공 교통에 사용하는 pass도 이 노래를 따라 CharlieCard, CharlieTicket이라고 합니다.

Boston과 선거라고 하면 미국 학생들이 다 배우는 중요한 사건이 있습니다.  독립운동의 도화선 중 하나였던 the Boston Tea Party인데요, 외형상으로는 당시 영국의 식민지로 수입되는 tea, 차에 세금이 붙은 것을 반대하는 것이었지만 실은 유명해진 모토인 “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에서 볼 수 있듯, 세금은 내지만 그 세금을 내는 사람을 본국 의회에서 대변하는 이는 없다는, 즉 권리 없는 의무에 대한 반발이었죠. 이 1773년의 사건으로 인해 미국인은 차를 싫어하고 coffee를 좋아한다는 등의 말이 생기기도 했는데요, 최근에 이 용어가 다시 등장했었죠.  공식적으로 하나의 조직은 아니지만 세금을 줄이고 정부의 예산도 줄이자는 사람들과 단체들의 풀뿌리 모임으로, Ron Paul, Sarah Palin, 또 얼마 전에 말씀드렸던 Ted Cruz 등이 이 새로운 Tea Party Movement의 지지자입니다.  2009, 2010년에 활발했고 지금은 기세가 많이 꺾였죠.  대부분의 지지자가 공화당원이거나 공화당을 지지합니다.  

공화당을 붉은 색으로 보통 요새 표현하고 민주당은 푸른 색으로 표현하죠?  정치적 성향을 색깔로 대변하는 것은 한국사람에게는 어쩌면 익숙한 일일텐데요, 미국의 색깔론은 조금 다르죠.  이 적색주, 청색주 하는 red states, blue states를 미국 사람들이 다 알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정당이 미국 국기에 나온 푸른 색과 붉은 색을 둘 다 쓰고 있습니다만, TV 등의 미디어에서 이 두 당을 쉽게 눈으로 구별할 수 있도록 색을 썼는데, 모든 미디어가 공통으로 붉은 색은 공화당, 푸른 색은 민주당에 쓴 것은 2000년입니다.  그때 기억하시겠지만 대통령 선거 결과가 큰 이슈였죠.  보통 주지사 선거는 짝수인 해에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은 주 중의 하나인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소속은 공화당이지만 약간 당과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Chris Christie가 이번에 재선에 성공했죠.  뉴스에는 그가 blue State인 뉴저지에서 쉽게 이겼다, an easy win in a blue State, 그래서 차기 대선주자로 확 떠올랐다고 평을 했습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대통령은 직선제가 아니지만 개개인의 투표로 결정이 되긴 합니다.  The Electoral College라는 제도가 있어서 거기서 대통령을 뽑게 되는데, 각 주에 인구에 비례한 표의 수가 정해지고, 선거일에는 개인이 투표한 결과에 따라 그 주의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의 표가 한 후보에게 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중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가 당선인이 됩니다.  그러니까 미국 지도에서 붉은 색, 푸른 색으로 칠해져 있는 주의 면적이나 숫자만 보고 누가 당선되었나를 바로 알 수는 없습니다.  이긴 주의 수는 적어도 그 주의 인구가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주에서 표를 받았지만 그 주가 인구가 적어서 선거인단의 수가 적다면 전자가 당선되겠지요.  각 주의 선거인단은 10년마다 행하는 인구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정해지는 연방 하원의원의 수에 상원의원의 수를 더한 수치입니다.  인구조사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많은 주가 대체로 이 두 정당 중 하나가 더 강세를 보이는데요, 그래서 대선 후보는 확실히 자기 편이거나 반대로 노력을 해도 바뀔 확률이 적은 주에서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죠.  대신 비슷비슷하거나 중립적인 주, 그중에서도 인구가 많은 주에 힘을 쏟는데요, 이렇게 어느쪽으로 갈지 몰라서 중요한 주를 swing State라고 합니다.  

시민권자이지만 이번에 투표를 하지 않으셨다면 다음 선거 전에 등록을 하셔서 미국인들이 아까운 tea를 버려가면서까지 쟁취한 소중한 권리를 꼭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Charlie on the MTA” (“The MTA Song”) by the Kingston Trio: 1959년에 나와서 인기를 얻은 곡으로, Walter 대신에 허구의 인물인 George O’Brien을 뽑자고 가사를 바꿨습니다.

Often called "The MTA Song", it was written in 1949 by Jacqueline Steiner and Bess Lomax Hawes. Also known as "Charlie on the MTA", it tells of a man trapped on Boston's subway system (MTA). The song was originally recorded as a campaign song for Walter O'Br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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