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sing Culture

미국에서 오래  살다보면 한국에 있을 때는 없던 미국문화가 그동안 한국에 들어가서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데 정작 미국에 있는 한인들에게는 약간 생소할 수도 있는 것도 있죠.  오늘은 그중에서 dissing 문화에 대해 말씀을 나눌까 합니다.  이 diss라는 말은 disrespect의 준말이고, 때로는 disparage가 줄었다고도 하는데요, respect가 존경, 존중이라는 뜻이니까 disrespect는 그의 반대의 뜻이 됩니다.  아시겠지만 이 D-I-S가 들어가면 반대가 되어서, like-dislike, comfort-discomfort 등 많은 예가 있겠습니다.  Disrespect는 무례하게 대하다, 무시하다, 경멸하다 등의 뜻인데요, diss라고 하면 약간 유행어, 속어로, 한국어로 하자면 까다,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아마 생활속에서 이 단어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명사, 동사 두 가지로 다 쓸 수 있고요, 예를 들어, Are you dissing me? 너 지금 나 까는 거야? 또는 After a bad review, he added the magazine to his diss list. 나쁜 리뷰를 받고 나서, 그는 그 매거진을 자신의 diss list에 올렸다.  이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The Notorious B.I.G. and 2Pac. Source: Digital Trends

The Notorious B.I.G. and 2Pac. Source: Digital Trends

이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건 비교적 최근으로, 20년 정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할까요? 이 단어와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은 미국의 hip-hop 문화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대치관계에 있는 rapper들이 자신의 음악에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얘기를 넣었죠.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90년대에는 이렇게 오고간 일련의 hip-hop diss가 두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까지 낳은 적이 있습니다.  Hip-hop의 본고장은 뉴욕, 즉 동부라고도 합니다만, 서부에서 먼저 gangsta rap으로 80년대 말, 90년대 초에 인기를 끌면서 소위 street cred를 얻는 좋은 방법은 나는 이렇게나 tough guy다 라고 광고를 하는 거였고, 다른 아티스트를 diss하는 노래, 즉 diss tracks이나 diss songs을 발표했는데요, 뭔가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사람이 대상이었죠.  90년대 당시 hip-hop의 양대산맥으로 Dr. Dre, Suge Knight 등으로 대표되는 West-coast hip-hop과 Puff Daddy를 위시한 East-coast hip-hop이 있었고, 두 진영은 서로 굉장히 안좋아했는데요, 이중에서 West coast의 일원이자 배우로도 활동했던 2Pac/Tupac Shakur와 East coast쪽이고 P Diddy의 친구였고 2Pac과 예전에 친하던 The Notorious B.I.G., aka Biggie (Smalls)가 서로 이 diss track들을 주거니받거니 하다가 결국 1996년 9월에는 2Pac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반 년 정도 후인 97년 3월에는 Biggie 역시 총에 맞아 즉사하는 사건이 생깁니다.  이 두 사건은 아직도 미제로 남아있는 관계로 꼭 이 사람들의 사망이 이런 rap 대립으로 인했다는 법적인 증거는 없습니다만, 이렇게 당시 diss music의 대표주자였던 두 사람이 다 비명횡사했다는 것은 주목할 점입니다. 

(Diss라는 말이 이렇게 조금 특별한 뜻으로 쓰인 것은 최근이지만, 그전에도 diss라고 할만한 예술계의 현상은 많았죠.  단테, Borges.)  Hip-hop쪽에서는 2000년대 들어 Eminem이라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음악으로 diss를 했는데요, Moby, Christina Aguilera, Mariah Carey 등 유명 연예인이 대부분이고, 아까 들었던 예문처럼 The Source라는 힙합전문지가 자기 앨범에 낮은 평점을 주자 그 잡지도 diss를 했습니다.

지난달 한국의 힙합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diss track parade의 시작은 Kendrick Lamar라는 미국의 rapper가 Big Sean이라는 래퍼의 “Control”이라는 노래에 featuring을 하면서 거기서 다른 rapper들을 거론한 것인데요, 이 반주와 리듬, 형태를 따서 한국의 rapper들이 서로 갖고 있던 감정을 표출하고 답하고 한 것이 이 일련의 사건의 요약입니다.  Hip hop계를 넘어 일반인들에게까지 알려질 정도로 좀 큰 사건이었다고 하죠.  여기서 약간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인 것은 미국의 hip-hop community에서는 이 Kendrick Lamar의 Control rap을 diss라고 여기기보다 악의없는 도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 노래에 바탕한 한국 rapper들의 rap은 충분히 diss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또 diss 외에 같거나 비슷한 뜻의 말이 많습니다. 한국말로도 설전이라든가, 공방전 등이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Diss는 그래서 예전에는 약간 hip-hop 음악 등의 예술과 결합시켜서 유감인 사람, 즉 beef가 있는 상대에 대해 깐다는 느낌이었는데요, 요즘은 노래나 예술작품까지 갈 것도 없이 그저 말로, 글로 하고, 유명인끼리 주고받으면서 대중이 보고 관심을 갖는 것이 목적인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즉 예전에는 예술성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어떤 면에서는 publicity 홍보를 통한 상업성도 많이 부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 좋다라는 태도일 수도 있겠고요.  특히 요즘은 SNS를 통한 diss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The Maroon 5의 singer Adam Levine이 Lady Gaga의 music video를 diss하는 내용을 자신의 twitter에 올려서 화제가 되었었죠.

현재의 dissing 문화는 어찌 보면 계속 당하고만 있으면 바보라는 생각과, 정치적 올바름, 즉 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반작용이 합쳐진 것이 아무나 바로 많은 수의 청중이나 독자와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통신기술의 뒷받침으로 홍보의 효과도 얻게 되는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떤 사회든 부정적인 기운이나 감정이 있게 마련인데요, 이걸 잘 표출, 방출하지 않고 쌓아두면 언제 터져서 사고가 생길지 모르죠.  그래서 작든 크든, 안좋은 에너지를 이렇게 예술성을 곁들여서 내보내는 것이 어찌보면 심각한 폭력에 이르지 않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예술이 동반된다면 부정적인 기운도 긍정적으로 변하거나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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