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Sherman
미국 직장은 보통 개인적인 용무를 본다거나 잡담을 하지 않고 근무시간에는 정말 일을 하고, 점심도 떼거리로 가서 먹는 경우가 드뭅니다만, 그래도 모두의 화제거리가 되는 일에 대해서 얘기를 잠깐 나누기도 합니다. Water-cooler talk, 또는 water-cooler conversations이라고도 하는데요, 이렇게 물을 먹는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그 전날 일어난 사건, 주로 TV에서 본 얘기를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water-cooler conversation의 topic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화제라는 뜻인데요. 이번주 첫 출근일의 water-cooler talk은 일요일에 있었던 NFC Championship Game 후에 승리 팀인 the Seattle Seahawks의 수비선수 Richard Sherman이라는 사람이 한 on-field interview이 주를 이뤘습니다.
Richard Sherman. Source: Sports News
미국사람들은 좀 이상해서, 자신감이 많은 것을 좋아하고 특히 이렇게 격한 스포츠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불처럼 경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딱 끝난 다음에는 바로 평정을 찾고 쿨하게 처신을 하는 것을 바라고, 또 이겼든 졌든 상대편을 칭찬하고 자기가 잘한 것보다는 팀 동료들을 치하하는 것을 좋아하죠. SNS상에서 굉장히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고, 욕설, 비방, 인종적 비하, 협박조의 멘션도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은 이 선수가 며칠 후에 사과를 하는 것으로 일단락 된 것 같이 보입니다만. 그 사이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그 문제의 인터뷰 조금 후에 정식 press conference에서 있었던 이 선수의 말입니다. 처음 질문은 당연히 그 인터뷰에 관한 거였는데요, 이 선수는 대답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It is what it is.” 지지난주에 이 코너에서 다뤘던 말이죠.
이 선수의 인터뷰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격했던 것은 이 선수가 stay humble in victory and gracious in defeat이라는 말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 말과 반대의 뜻으로 a bad winner와 a sore loser가 있습니다. 어쨌든 SNS에서 심한 말을 쓰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거론한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Class”라는 말인데요.
그래서 이 Richard Sherman 선수에 대해서도 not classy라든지, “That was classless”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요, 이 not classy, no class, classless의 자매품으로 “disrespect,” “disrespectful”이라는 말도 있죠. 10년 전에 나왔던 코메디 영화 Anchorman: The Legend of Ron Burgundy가 낳은 유행어가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뉴스 앵커인데, 마치는 멘트를 이렇게 합니다: Stay classy, San Diego!
그런데 이 Sherman 선수도 인터뷰 후에 social media에 열심히 글을 올렸습니다. “So many glass houses”라는 말도 앞의 말만 따온 경우입니다. 원래는 “People who live in glass houses shouldn’t throw stones.”라는 말인데, 자기한테도 똑같은 단점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흉을 보면 안된다라는 뜻입니다.
이런 말을 쓴 것에서도 엿보이지만, 이 선수는 알고보면 글도 잘 쓰고, 괜찮은 젊은이라고 하는데요, Stanford 대학의 졸업생이라는 것이 반전입니다. 올 시즌에 한 유명한 스포츠 웹사이트에 주간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는데요. 이 선수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 이유는 인종적인 것도 있겠습니다만 이 선수가 대체로 좀 자기를 내세우는 언행을 많이 하고 다녔다는 history와 워낙 극성인 Seattle의 fandom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