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 Springs Eternal

4월이 되니까 날씨도 드디어 따뜻해지고, 비도 자주 오고 합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달력을 볼때의 차이점은, 한국은 2월 초에 벌써 입춘이라는 절기가 있어서 미리 봄생각을 하는데, 미국은 춘분인 3월 20일 경에 봄이 정식으로 시작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좀 너무 늦게 봄맞이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뉴욕이 있는 미국 북동부는 사실 2월이나 3월 초까지도 봄이라고 하기에는 좀 주저하게 되는 날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2월, 3월에 봄기운을 느끼게 하는 스포츠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번주에 시즌 개막을 한 프로야구입니다.

Source: US News

Source: US News

투수나 포수는 보통 2월 중순에 spring training을 시작하고, 나머지 선수도 2월 말까지는 다 camp에 도착을 해서 남쪽의 따뜻한 기후에서 훈련을 하고, 3월에는 연습경기를 하게 됩니다.  이런 캠프는 구장의 크기도 작고 입장료도 정규시즌에 비해 아주 저렴해서, 북쪽 지방에서 추위에 떨던 사람들이 이때를 맞춰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훈련을 하는 곳으로 휴가를 가기도 하죠.  그래서 겸사겸사 따뜻한 날씨도 즐기고, 올해의 팀은 좀 좋은 성적이 나올까 하고 미리 살펴보기도 합니다.  초중고는 방학이 또 2월에 있기 때문에, 가족단위로 가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만큼 spring training에서는 좀 여유롭고, 아직 시즌 전이니까 희망을 가질 수도 있고, 좋은 날씨를 따라서 분위기도 좋습니다. 뭔가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느낌에 딱 들어맞는다고 할까요?

이제는 야구가 미국의 국민스포츠 자리에서 내려온지 좀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다양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사랑을 받는 것도 사실이고, 또 예전에 한번 말씀드린 것처럼,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예술인이라든가 학자들의 사랑을 받아오기도 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사진에 zooming과 panning을 멋지게 해서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딴 비디오 편집 기법까지 있는 Ken Burns의 대표작도 야구를 주제로 한 것이었고요, 수학이나 computer를 하는 소위 nerds라든가, 글을 쓰는 사람들도 야구에는 관심이 많아서 여러 방법으로 공헌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야구에 대한 수려한 표현이 많은데요, 쾌적한 날씨에 푸른 잔디가 있는 탁 열린 구장에서 야구방망이가 야구공을 딱 맞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주자가 다이아몬드를 도는 걸 보고 있노라면 야구에 관한 어떤 시적이거나 낭만적인 표현도 오글거리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야구 시즌이 시작할 때 쓰는 문학적인 표현이 있습니다.  “Hope springs eternal.”이라는 문장입니다.  Hope springs eternal.  희망은 영원히 솟아난다, 정도의 뜻인데요.  Google로 찾아보시면 기사 제목 같은 데에서 많이 보실 겁니다.  “Spring”이라는 말이 뜻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하나의 뜻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뭐가 힘껏 솟아나는 것, 솟구치는 것을 뜻하는데, 봄에는 만물이 돋아나고, 새로 솟고 하죠? 그런 계절이라 spring이라고 하는 거고요, 물이 그렇게 생겨서 솟아나는 샘 같은 것을 또 spring이라고 하죠.  눌렀다가 놓으면 튀는 용수철도 spring입니다.  그래서 저희 educhora에 오시는 한국인 client분들을 보면 처음에는 단어를 많이 외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가도 점차 그 자체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아시게 되는데요.  단어를 하나 접해도 뜻이나 예문을 무조건 외우기보다 기본 뜻을 이해를 하면, 이 spring처럼 여러 뜻이 있어도 그걸 다 따로 외울 필요 없이 그럼, 말이 되네, 하고 자연히 알게 됩니다.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배울 때에도 처음부터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읽고 시작하지는 않잖아요?  또 읽어도 모르죠.  대충 감이 오고, 쓰고 듣다보면 아, 이런 거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것처럼, 영어도 모르는 단어를 보고 무조건 사전만 찾아 보면 그 당장은 시원할 수 있어도 길게 봤을 때는 그 어휘를 여러 상황에서 쓰이는 것을 보면서 아, 하고 입체적으로 알게 되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사전 찾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사전만 찾아서는 그 말을 내 것으로 만들기 힘들다는 말씀입니다.

이 “Hope springs eternal.”로 돌아가서요, 이 말을 하는 것은, 시즌이 시작할 때는 다 성적도 똑같고, 누구나 감히 올해는 우리 팀이 이길 거야, 라는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건 원래 야구를 염두에 두고 만든 말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300년 전 Alexander Pope이라는 영국의 유명한 시인이 쓴 말인데요.   “An Essay on Man”이라는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시에 나오는 구절로, 인간의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얘기하는 부분입니다. 이 제목에서 “Man”은 지난주에 한 것처럼 남자가 아니라 인간을 말하죠.  그런데 지난번 St. Patrick’s Day때도 그랬고, 그전에도 몇번 이 코너에서 어떻게 보면 미국생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듯한 주제를 가지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 Living in America에서 이런 것을 다루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의 문화라는 것은 전반적인 버릇이나 태도, 전통, 사고방식 같은, 알려면 금방 알 수 있지만 이해하려면 오래 걸리는 것이 있겠고,  미국인도 고등교육기관에서 배우는 구체적인 지식이 있겠고, 또 그 중간 정도랄까요?  언어, 역사, 예술, 미디어, 사회등에서 만들어져서 전해내려오면서 따로 배우지 않아도 어느사이에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게 되는 공통의 말, 소재, 이름 등이 있겠죠.  이것은 지식의 범주에 넣기도 약간 꺼려지는 것이라서, 미국에서 뭔가 단체생활을 하거나 대중이 접하는 문화를 접하다보면 자연히 생긴다고 하겠습니다.  즉 초중고를 다니거나, 인기있는 TV 프로나 영화를 보거나, 대중적인 잡지, 신문, 웹사이트나 기타 예술상품을 접하다보면 자연히 쌓이는 것이죠.  노래, 영화속 인물, 유명한 구절, 역사적 사건 등이 있겠고, 여기에 관련된 표현이나 관습도 있겠습니다. 

한국의 경우를 보자면 사실 공자, 맹자를 직접 읽은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유교적이라는 게 뭔지 대충 아시잖아요.  또는 가요무대 같은 데 나오는 노래도 들어본 기억은 없는데 멜로디를 다 따라 부를 수 있고요, 4자성어, 예를 들어서 삼고초려라든가 새옹지마, 동고동락 같은 것, 또 유명한 말이나 구절, “고지가 바로 저긴데...”라든가, 속담, 또 문학에서 나오는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같은 것은 대부분 언제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그냥 아는 경우이죠.  그래서 누가 이런 말을 하면 바로 귀에 쏙쏙 들어오고, 이걸 좀 바꿔서 원래 상황이 아닌 데에 쓰면 재미있어서 웃게 되죠.  그러나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이런 걸 하나하나 배워야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자연히 습득해서 한국인이라면 다 같은 연상을 하거나 알고 있는 것이 뭔지 뽑아내서 가르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라서, 이 “자연히 알게 되는 것”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미국사람과 소통할 때 괴리감이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는데요, 이 문제의 존재 자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불편함의 이유를 다른 데서만 찾게 되겠죠.  예를 들어서 발음이라든가 문법 같은.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만, 모른다는 사실도 모르는 이런 공통된 문화 요소의 습득을 잘 하시면 미국사람과 단 둘이 사적인 얘기를 할 때도 뻘쭘하지 않을 수 있고요, comedy를 보고도 왜 웃긴가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4자성어인 삼고초려의 반대말이 뭘까요?  대답은 삼초고려입니다. 한자는 다르지만 한국 발음으로 읽으면 똑같은, 한국의 한자 유머입니다.  근데 원래 뜻을 알아야 이게 재밌죠.  미국도 비슷해서, 표현이라든가 제목의 원래 reference가 뭔지를 알면 그걸 제대로 즐기고 나도 정식으로, 또는 응용해서 쓸 수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 중에 이 “Hope springs eternal.”이 영국 시인 아무개의 시에서 나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그러나 이 말을 들으면 뭔가 멋있는 거라는 걸 느끼고, 누군가 지어서 한 유명한 말이라는 것도 알고, 또 이게 지금은 야구에 쓰인다는 것도 아마 알 것입니다.  제가 이 코너에서 시인의 이름 등을 다 말씀드리는 것은 그걸 학교 공부하듯이 다 외워서 어디 가셔서 누가 이 말을 하면 아, Alexander Pope, 1733년, 이렇게 나오라는 뜻이 아니라, 이렇게 여러 방법으로 접근을 해서 설명을 드리면 이 말 자체를 이해하시고 기억하시는데 도움이 되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왜 야구에 이런 먹물냄새 풍기는 옛날 말을 쓰나도 함께 아시면 미국 사람이 야구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이 조금 이해되기도 할 거구요.  

그래서 오늘은 이 말이 나오는 시의 구절을 제가 읽어드리면서 끝내겠습니다. 

Hope springs eternal in the human breast:
Man never Is, but always To be blest:
The soul, uneasy and confin’d from home,
Rests and expatiates in a life to come.

Solos for Kids: Take Me Out to the Ball Game by Albert von Tilzer and Jack Norworth To purchase or for more info go to http://goo.gl/RFCaci This book with online audio is a unique collection designed especially for children singers auditioning for musical theatre or performing in various talent shows.

khora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