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Like It Hot

올 여름 미국 동부 날씨는 대체로 시원하다가,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는 지금 더워졌습니다. 한여름이었다면 더위의 ㄷ자도 듣기 싫었겠지만, Indian summer라고도 하는 이 늦더위에 불평을 하기보다는 즐기고 싶다는 기분까지 들정도인 걸 보면, 정말 가을이 가깝긴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덥다, 뜨겁다, 열, 같은 말이 떠올랐을 때 거부감이 들지 않았는데요. 청취자분들도 비슷한 기분이시리라 믿으면서, 오늘은 그와 관련된 영어표현을 좀 알아볼까 합니다. 

"Some Like It Hot" (1959), Starring Marilyn Monroe

"Some Like It Hot" (1959), Starring Marilyn Monroe

미국사람들의 humor 감각은 한국사람이 볼 때는 약간 심하게 비꼰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두 문화가 상대방을 약간 무안하게 하는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한국은 정면으로 면박을 주지만, 미국은 돌려서 말을 하는 거죠. 그리고 그런 반어법의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사물이나 현상일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아주 더울 때, 더위를 잘 못참는 사람에게 반대로 “Hot enough for you?”라고 인사를 건넬 수 있습니다. 하도 이 말을 많이 해서 지금은 이런 질문을 원어민이 하면 짜증이 날 정도라고 하지만, 어쨌든 뭐뭐 enough라는 것은 달리 응용을 할 수 있는데요. “Cold enough for you? “Windy enough for you?”등등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 이게 농담입니다, 라는 표시를 얼굴에 해주시면 좋죠.   

“Hot”을 사용한 표현은 그외에도 많은데요, “hot potato”라는 게 있어요. 한국에서는 요즘 그 말을 그대로 번역해서 뜨거운 감자라는 표현도 있고 그 이름을 쓰는 대중음악 밴드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뜨거운 감자를 손에 잡고 있기 힘들죠. 그래서 놓고 싶은데요. 게임에서 나온 말로, 공이나 주머니 같은 것을 hot potato라고 해서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다가 노래나 뭐가 끝났을 때 그걸 들고 있는 사람이 술래가 되는 놀이인데요, 즉 갖고 있기 싫은, 건드리기 곤란한 문제나 사안을 뜻합니다. 

장사 하시는 분에게는 뭐가 날개돋힌 듯 팔리거나 불티나게 팔리는 것만큼 듣기 좋은 말도 없을텐데요. “Sell like hotcakes”라고 말합니다. “Hotcake”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옛날에 많이 먹었던 팬케잌 비슷한 것으로, 돼지기름 같은 것을 많이 써서 굉장히 인기있던 먹을거리라고 합니다. 대량으로, 빨리 팔리거나 없어지는 대박 히트 상품일 때 쓰는 말입니다.

“Hot air”라는 말이 있는데요. 뜨거운 공기? 무슨 뜻인지 궁금하시죠? 알맹이는 없고 장황하게 떠벌리는 허풍을 말합니다. 무슨 과장된 얘기를 계속 하는데 쓸만한 것은 없을 때, 그말하는 사람을 보고 “He’s full of hot air.”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표현으로는 “hot-blooded”와 “hothead” 또 “hot-tempered”가 있는데요. 셋 다 비슷한 뜻인데, 한국어로 다혈질이라고 하면 될까요? 금방 화를 내고 참을성이 없는 성격을 말하는데요, 그중 “hot-blooded”는 다른 뜻도 있습니다. 한국어로 “피가 끓는다”고 할 때 화가 난다는 뜻도 있지만 혈기왕성해서 어떤 것에 쉽게 흥분하고 열정적이 된다는 뜻도 있죠. 그와 비슷합니다. 어쨌든 대부분 좋은 뜻은 아니고요. 한국에서는 이렇게 격하기 쉬운 성격을 그만큼 열정이 많다, 정이 많아서 인간적이다라고 좋게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성향을 약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죠.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통 더 높이 삽니다.

그러나 미국사람도 감정이나 분위기에 휩쓸려서 나중에 후회할 말이나 일을 할 수 있겠죠? 그럴 때는 “in the heat of the moment”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흥분한 상태에서”라는 뜻입니다. “She said that in the heat of the moment.” 홧김에 한 말이야, 라는 말이죠. 그런 실수를 하게 되면 곤란한 처지에 이를 수도 있겠죠. 그것은 “in hot water”라고 하는데요. 뜨거운 물에 있으니까 곤경에 처했다는 말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난처하게 되었을 때 씁니다. 이것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뜻으로 “the hot seat”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생각해보시면 뜨거운 자리에 앉아있으니까 불편하겠죠? “가시방석”이라는 말과 뜻은 다르지만 비슷한 발상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할까요? 약간 관심을 받으면서 위기인 상황에 처할 때 쓰고요, 청문회에 나가는 사람이라든가, 성적이 좋지 않은 스포츠 팀의 감독 등에 쓰면 됩니다. 

“Heat”이 들어간 다른 표현으로는 좀 긴데요, “If you can’t stand the heat, get out of the kitchen.”이 있습니다. 열을 견딜 수 없으면 부엌에서 나가라는 말인데요. 얼마전 끝난 한국 드라마의 부제가 연상되는 표현이죠. 부엌에 있으면 불을 쓰니까 당연히 더워질텐데 그게 싫다면 나가야 되겠죠. 즉 어떤 자리나 일에 자연히 따라오는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다면 그 자리나 일에서 물러나라는 말입니다. 당연히 수반되는 고충에 대해 불평을 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럴 각오를 해야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국어 속담 중에 “물 들어올 떄 노 젖는다”라는 게 있는데요. 이것에 상응하는 영어표현이 뭘까 궁금하시죠? 물대신 불로 표현을 합니다. “Strike while the iron is hot.”이라는 말인데요. 철, 즉 쇠가 뜨거울 동안 두들겨라,라는 얘기죠. 대장간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Strike, 여기서는 친다는 뜻의 동사입니다. 기회가 있을 때 빨리 일을 진행하라는 의미죠.

“Hot”과 “heat”을 사용한 다른 표현, 또 그외에 연관된 단어인 fire 불, burn 태우다, 타다, 또 warm 따뜻하다 등의 단어를 사용한 표현도 많은데요, 그걸 알아보시는 것도 좋겠고요. 또 hot과 heat이 들어간 표현을 대중매체나 일상생활에서 접할 때 아, 이렇게 실전에서 쓰는구나, 하신 다음에 직접 써보시는 것 추천합니다.

Hot-Hot-Hot Arrow Arranged by Leston Paul Hot-Hot-Hot Arrow Montserrat 1982

khora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