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mmonwealth and America
영어공부를 제대로 해보려 하셨던 분이라면 아마도 한번쯤 들어보셨을 말이 있는데요. “미국 TV의 심야 talk shows를 보고 웃을 수 있으면 영어를 잘 하고 미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죠. 미국과 한국의 humor가 다르기도 하지만, 미국문화와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외에도, 그날그날 일어난 사건이나 사회적인 관심사를 알고 있어야만 이해가 되고 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심야 talk shows, 그중에서도 특히 program 처음에 대부분 오는, host 혼자 말하는 부분은 미국에서 오래 사신 분이라도 좀 피하게 되고, 나중에 다른 연예인 손님이 나오는 부분만 보신다거나 하는데요. 그러나 역시 이런 shows의 생명은 바로 그 host에 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Larry Wilmore
현재 미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심야 programs 중에서 humor와 comedy가 들어간 talk shows는 열 개 안팎입니다. 그중 지난 1-2년 사이에 새로 생겼거나, 새 host를 맞은 programs이 여덟 개정도이니까, 굉장히 높은 비율이죠. 2015년에 네 명의 hosts가 바뀌었는데요. 그중 두 명이 흑인이고, 두 명이 백인이고요, 또 두 명이 미국인이고, 두 명이 비 미국인입니다.
차례대로 말씀을 드리면, 1월에 Comedy Central의 The Nightly Show의 host가 된 분은 Larry Wilmore라는 California 출신의 comedy 작가 겸 comedian인데요, 흑인입니다. 3월에는 CBS의 The Late Late Show의 host가 Scotland 출신의 Craig Ferguson에서 England 출신의 James Corden이라는 백인 comedy 배우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9월 초에는 유명한 David Letterman의 후임으로 Stephen Colbert라는 South Carolina 출신의 백인 comedian이 The Late Show의 host가 되었고요. 이번주에는 특히 미국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program인 The Daily Show의 host가 Jon Stewart라는 사람에서 Trevor Noah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젊은 흑인 MC로 바뀌었는데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예전에는 흑인이 host인 경우, 흑인을 주 시청자층으로 한 program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평범한 program인데 host가 흑인일 뿐이라는 느낌이 더 강해졌습니다. 또 하나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 극히 미국적인 주제를 다루는 심야 talk shows의 hosts로 선택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비미국인들은 자기가 하는 comedy repertoire에 다른 나라에서 온 이방인으로 미국에서 살면서 경험한 것, 또 자기의 출생지에 대한 농담을 포함하고 있고요. 물론 이사람들은 그냥 외국태생이 아니라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함정이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물론 미국이라는 이유가 크겠습니다만, 전세계적으로 영어를 모국어, 또는 공용어로 쓰는 사람이 많은 것은 영국의 덕이죠. 미국이 영어를 쓰는 것도 원래는 영국 때문이기도 하고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역사에도 불구하고, 영국과의 관계가 아주 좋은 편입니다. 미국인들은 영국식 발음을 동경하는 경향이 있기도 한데요. 영국의 영어발음은 미국과 다르지만, 미국에도 여러가지 accents가 있듯이 영국에도 지방과 출신에 따라 여러 accents가 있습니다. BBC같은 데서 들을 수 있는 accent는 RP라고 하는데, 나머지는 영국 사람이 들어도 그렇게 좋게 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인에게는 British accent라면 뭐든지 좋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죠. 뭔가 영국 발음은 더 세련되게 들린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영국의 humor도 더 세련된 것 같고 더 쿨한 것 같고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말을 쓰자면 더 고급진 것 같다는 것이 많은 미국인이 갖고 있는 인상입니다. 그런데 한국말로 영국,이라고 하면 어떤 영어 단어를 떠올리시는지요? 우선 England가 있겠죠. 그런데 Great Britain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차이점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England는 Great Britain 또는 UK United Kingdom의 일부입니다. 나머지는 Scotland, Wales, Northen Ireland입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예전에 식민지였던 땅이나, 지금도 영국 여왕이 공식적인 군주인 나라가 전세계에 펴져있죠. 잠시라도 영국의 지배나 보호를 받았던 곳을 꼽으면 조금 과장해서 오늘 짱조아 끝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많습니다만, 대영제국의 식민지나 영토였다가 현재 영국 연방에 속한 나라 중에서 20세기 초중반까지 Dominions라고 불리면서 자치령이었던 나라는 현재의 Canada, Australia, New Zealand, South Africa, Ireland, India, Pakistan/Bangladesh, Sri Lanka 등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유대감이 있습니다. 자기네들끼리 농담조로 우리는 다같은 식민지인 출신이라고 하면서, 특히 미국같은 제 3국에서 만나는 경우에는 굉장한 화합력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 식민지인이라는 말은 자조적으로 들릴 수도 있느데요. 사실 민족도 다르고 식민지가 된 상황이나 기간도 다르고, 현재의 상태도 다르지만, 영국이 심어놓은 제도나 체계의 흔적을 각자 자기 나라에서 자랄 때 겪었다는 공통된 경험이 이 사람들을 그 단어로 결속시킵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자라면서 영어 학교에 다닌 사람과, 남Africa 공화국에서 영국식 교육을 받은 사람은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은 영국에서 영국인이 배우는 것과 비슷하고, 미국의 교육방식과는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같은 동질감을 느끼려면 것은 언어도 같고 민족이나 지역이 같다는 것도 있겠지만, 공유하는 문화적 요소도 중요하거든요. 일례로 요즘 한국에서 유행인 90년대 대중문화의 재조명을 보시면, 그것은 90년대 그 문화가 처음 유행할 때 그걸 즐겼다는 것을 전제로 하죠.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 흩어져서 자란 다른 인종의 사람들도, 영국 교육 문화라는 공통된 경험이 있어서, 이 사람들이 정치적으로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에 대한 평가가 다 다를지라도, 개인적으로는 서로 뭔가 통하는 게 있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이 영국인을 선호하고 뭔가 자기들보다 좀 더 위에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람들도 왠지 미국을 볼 때는 자기들이 영국인이 된 것같은 기분이 드나봐요. 비록 자신의 현재 나라로 보면 미국에게 주눅이 들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대영제국의 일원으로서, 지금은 영국연방으로서, 미국을 은근히 경시하는 태도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보상심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예전에 자신들의 식민지로서의 위치를 상기해서 이용한다는 점이 흥미롭죠. 그만큼 미국이 다른 나라 출신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또 영국에 대한 태도는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고도 하겠습니다.
이런 영국의 예전 식민지 나라들은 물론 영국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지만, 반대로 영국에게 문화적으로 끼친 영향도 많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제는 미국의 심야방송에까지 진출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 사람들의 humor style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죠?
오늘 음악은 India 출신의 부모 밑에서 당시 영국령이었던 현재의 Tanzania에서 태어난 Freddie Mercury가 vocalist였던 band, Queen의 노래를 추천합니다. 영국에서 가장 신나고 운전할 때 듣기 좋은 노래로 뽑혔다는 “Don’t Stop Me Now”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