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inos in America and the Pope
이번 주말은 추석인데, 미 동부에 사시는 한인분에게는 이번주에 또 다른 큰 일이 하나 있죠. 바로 Francisco 교황의 미국 방문입니다. 기분 좋은 소식인 한편, 교통통제 등으로 인한 불편함도 따르는데요. 굉장히 빼곡히 꾸며진 일정인만큼, 통제가 되는 곳도 많습니다. 저희 Educhora 사무실 근처인 Madison Sqaure Garden 부근도 금요일 하루종일 통제가 되고요.
Source: NBC News
원래 종교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다른 issues에 관해서도 소신발언을 자주 하시는데, 이번 방문도 예외가 아니라서, 백악관, 미국 국회, UN 본부 등 벌써 연설을 하시는 장소만 들어도 어떤 내용의 얘기가 나올지 짐작이 되죠. 오늘은 Pope Francis의 성장배경과 미국의 역사적, 정치사회적 상황의 맥락 안에서 이번 방문을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ope Francis는 남반구 최초, America 대륙 최초, Jesuit 소속 최초의 교황이고, 비-Europe 출신으로는 천몇백년만의 첫 교황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어가보면요. 이분이 Argentina에서 출생하고 성장했지만, Latino는 아닙니다. 얼마전 동계 Olympics이 열린 Turin이 위치한 Italy의 북서지방 Piedmont 출신 아빠가 Argentina로 이민을 갔고, 거기서 역시 Italy 북서지방 Genoa 출신 부모를 둔 이민 2세 엄마를 만나서 결혼을 한 거죠. 친할머니와 굉장히 친했는데, 이분으로부터 그 Piedmont 지방의 방언도 배우고, 자신의 Italy 뿌리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부가 되지 않았다면 정치를 했을 것이라고 하고요. 이분의 관심사가 좀더 이해되는 대목이죠. 자기가 의사가 되려는 줄 알고 계셨던 어머니에게 대답하기를, 거짓말을 한 게 아니고, 의사가 되긴 될 거다, 다만 영혼의 의사가 된다,라고 했다고 하죠. 그래도 엄마의 반대가 심했다고 합니다.
성직자의 길에 들어서면서 Jesuit 예수회를 택하는데, Spain 출신의 수사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수도회고요, 지금은 학문과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미국에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 대학중에서 Jesuit schools이 많습니다. Georgetown을 비롯해서, Boston College, Fordham, Loyola, Philadelphia에 있는 St. Joseph’s, Gonzaga, Marquette, Xavier, Holy Cross등이 있고요. 교황에 선출되었을 때는 공식적으로만 Jesuit이었던 상태였고, 자신의 교황명을 지을 때 프란치스코회의 설립자인 St. Francis of Assisi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이 프란치스코회는 환자를 위한 봉사와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미국은 물론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고, 따라서 국가가 종교로 지정해놓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개신교에 속하는 청교도들이 Europe에서 이주를 해와서 세운 나라이고, 관습상으로도 대통령 등이 취임을 할때 선서를 하면서 성경책에 손을 얹는다든가, 그외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는 기도 등, 개신교가 기본이라고 하겠는데요. 그러다가 19세기 중반부터 천주교도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는데, Europe에서 천주교도인 Irish라든가 Italians, 후에는 동유럽에서 이민을 왔기 때문이죠. 20세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그 민족들을 약간 무시하고 차별했습니다. 그래서 John F. Kennedy가 지금은 많은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만, 당선 당시에는 대통령이 된 것도 큰 사건이었던 것이, Irish에다가 Catholic이었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에는 Latinos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지금은 미국 인구의 20%정도가 Catholic이고, 그중에서도 비백인과 미국출생이 아닌 사람의 수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는 통계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정치인이나 기업들이 Catholics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는데요. 그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가 2008년에 당시 교황이던 Pope Benedict가 미국에 방문했을 때, 미국의 TV channel에서 예정이 되어있었던 영화를 갑자기 변경해서 방영을 하지 않은 일인데요. 그 영화가 The Godfather Part III인데, the Vatican을 부패라든가 음모와 연관을 지어서 그렸기 때문에 교황에 대한 예의로 그랬다고 하는데, 그 이유도 있겠지만 당연히 천주교도들의 눈치를 본 거죠.
한인들이 많이 살고계시는 지금의 California주는 옛날에는 물론 Native Americans이 살고 있었는데, 신대륙 발견 이후에는 Spain의 영토가 됩니다. 생각해보시면 그쪽의 지명 중에 Spanish가 많습니다. 그리고 Spain에서 신대륙으로 와서 지금의 Mexico를 지나 California로 들어온 Catholic 선교사들이 1800년을 전후해서 몇십년에 걸쳐 지금 California Missions이라고 불리는 전도기지를 세우는데요. 다시 생각해보시면 그 Spanish 지명의 대부분이 Catholic인데요. San Diego를 비롯, San Francisco, San Jose, Santa Cruz, Santa Clara, Santa Barbara, San Mateo등등이 있고, 수도인 Sacramento도 Catholic 성찬의식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Missions의 주된 임무는 원주민을 선교하는 것이었는데요. California에서 초등학교를 다니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Spanish 선교사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사람이 Serra라는 수도사였는데, Missions을 지은 다른 Spanish 선교사와 마찬가지로 이분도 Franciscan이었죠. 이분이 바로 이번주에 Pope Francis가 시성식을 한, 즉 Catholic의 성인이라고 선포를 한 분인데요. 엄격히 말하면 이 분 역시 Latino가 아니고 Spaniard지만, 점점 힘이 커지고 있는 미국의 Latinos는 Hispanic이라고 하면서 굉장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성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우선 그 전의 절차인 시복에서 시성까지 굉장히 빨리 진행이 되었고, 또 시성이 되려면 기적이 둘 있어야 하는데 하나만 가지고 Pope Francis가 성인으로 만들어주셨다는 거죠. 더 큰 논란의 이유는, 이 Serra 수도승이 원주민들에게 강제노역을 시키고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했다는 주장에서 오는데요. 물론 사실이라 할지라도 당시 이분만 그랬던 건 아니고, 이분이 원주민을 데리고 있지 않았으면 Spanish 군대가 더 심한 학대나 쳐형을 했을 수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도와준 거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Hispanics은 힘이 커져서 미국 지도층이나 경제인들이 무시를 못하는 세력이 되었고, 원주민은 상관하지 않아도 될만큼 영향력이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Pope Francis는 청렴하기로 예전부터 유명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고급이 아닌 소형차를 타는데, 애용하는 차종이 Fiat이죠. 그런데 Fiat의 창업자가 바로 교황의 아버지 쪽과 동향으로, Piedmont 출신입니다. 그외에 이분이 열정을 갖고 있는 issues는 빈곤층과 소외계층을 돕는 것, 이민자에 대한 처우, 환경문제 등등이 있는데요. 말로만 이렇게저렇게 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이른바 언행일치를 실천하고 있죠. 영어로는 이럴 때 “He talks the talk and walks the walk”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는 정말 종교를 초월하여 이시대에 흔치 않은, 존경을 받을만한 분이라고 인정을 해야 할 것 같고요. Pope Francis가 교황으로서 보이는 행보가 자신의 뿌리와 연관이 있고, 미국에서의 일정은 미국 지도층의 이익도 고려한 것 같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신념대로 할 말을 하시는 분이라, 재밌는 방문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음악은 김연아 선수가 사용한 음악의 작곡가로 알려진 Astor Piazzolla의 다른 곡인데요. Pope Francis와 비슷하게 Italian 이민자인 부모님을 둔 Argentine입니다. “Libertango”를 (Yo-Yo Ma의 연주로) 들으시겠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사용한 곡은 “Adios Nonino”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