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ts and Unrests
보통 미국어 배울 때 힘든 게 생략하는 발음인데요. 예를 들어서 T 발음을 한국어 ㄹ과 비슷하게 하죠. 그래서 한국노래이지만 영어를 제목으로 하는 Nothing Better라는 곡을 부른다면 정말 “베러”처럼 발음하면 되는데요. 또는 아예 공기를 잠깐 막으면서 발음을 뒤로 연결시키지 않을 때도 있죠. 저희 Educhora 사무실이 있는 곳은 맨하탄입니다만, 보통 Manhat-en처럼 발음을 하죠. 또 중요한,이라는 뜻의 형용사인 important도 물론 정확하게 하면 important입니다만, 많이 import-ent로 발음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게 아주 중요한 날이야, 하면 Today is a very important day for me,라고 말을 할 수 있겠죠.
Source: Newsweek
그런데 이런 말을 조금 다르게 발음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T를 이럴 때 D처럼 발음을 합니다. 그래서 important도 아니고, import-ent도 아니고, impor-dant처럼 발음을 합니다. 어딘지 궁금하시죠? 바로 Maryland 주의 도시, 볼티모어입니다. 영어로 보통 Baltimore라고 T를 제대로 발음을 하는데요, 그곳 분들은 그 도시 이름도 D를 넣어서 Baldimore 비슷하게 발음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Nepal의 지진이 큰 사건이지만, 미국내에서는 이번달에 계속 이슈가 되다가 이번주에 크게 터진 곳이 바로 Baltimore죠. 사실 이것도 세계에서 주시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Missouri 주 Ferguson에서 Michael Brown씨가 사망한 사건, 또 바로 이곳 New York에서 Eric Garner씨가 사망한 사건 후에 계속 이런 사고 아닌 사고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가, 이번달에 Freddie Gray씨가 Baltimore에서 사망을 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top news로 다루는 등 말 그대로 큰일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Maryland의 Larry Hogan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U.S. National Guard 주방위군의 도움까지 청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한국에서 사신 분은 익숙한 개념인 통행금지령도 내렸죠. 학교 등도 하루이틀은 문을 닫았었습니다. 수요일에는 New York Manhattan에서도 연대시위가 있었죠.
Baltimore를 연고지로 하는 야구팀인 the Orioles는 하필이면 이번주 내내 홈에서 경기를 하게 되는 바람에, 지난 일요일 the Red Sox와의 경기를 본 fans은 기다렸다가 조금 더 안전해진 후에 구장을 나갈 수 있었다고 하죠. 또 월, 화요일 경기는 취소가 되었고, 수요일 경기는 할 수 없이 저녁이 아닌 낮 시간에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아무도 보는 사람 없이, 즉 0명의 관중 앞에서 하게 되었는데요. 거의 150년이 되어가는 Major League Baseball 역사상 이런 일이 없었다고 하죠. 그리고 이번 주말 역시 홈 경기를 해야 하지만, 상대 구장으로 가서 경기를 치르도록 바꿨다고 합니다. 그외에 Baltimore의 football팀인 the Ravens의 유명한 전 선수인 Ray Lewis는 video를 통해서 범법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자제하자는 호소를 하기도 했죠.
Freddie Gray씨의 장례식때부터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고, 그중 일부분이 과격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Baltimore 시내에 있는 CVS가 불타기도 하고, 몇몇은 looting 약탈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looting이라는 말은 사실 한인교포, 특히 LA쪽 분들에게는 가슴아프게도 익숙한 단어일텐데요. 이 역시 23년전 이번주에 있었던 일이죠. 교포사회에서는 4.29라는 말로도 알려져 있는, Rodney King 사건 재판 결과 발표가 초래한 폭동에서 한인들이 피해를 입었던 사건을 가리킵니다. 당시에 미국에 계시지 않았거나, 동부쪽에 계셨던 분들은 그 사건의 무게를 생생하게 느끼지 못하셨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제는 재미교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저희 Educhora는 학생 등 개인을 상대로 상담을 해드리기도 하지만, 단체를 상대로 consulting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중에 이곳 Manhattan에 있는 the Korea Society도 포함이 됩니다. 여기서 뉴욕 일원의 비한국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국과 한인을 알아가는 program을 진행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꼭 다루는 것이 sa-i-gu라고 한국어로 발음을 하는 이 LA riots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가지 사건의 원인에 대한 기사나 논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물론 표면적으로는 인종에 관한 문제이지만, 또 경제적인 계급의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둘 다 해당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억울하게 죽거나 피해를 입은 것 자체는 인종적인 문제이겠고, 그에 대한 보상을 법적으로 받지 못하는 것에는 경제적인 요소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부당함에 맞서서 시위를 하는 것은 사회적, 정치적인 성향과 관련이 크겠죠. 그러나 그중에서 폭력적으로 변하는 사람들은 역시 다시 경제적, 사회적인 억압을 오래 받아온 집단에 많이 속해있을텐데요.
이번 사건만 해도 Baltimore의 시장이 이 시위대 중 과격한 사람들을 가리켜 thugs 불량폭력배라고 지칭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이 시장이 흑인입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소위 사자가 들어가는 전문직을 가진 분이어서, 사회적, 경제적으로는 다수의 흑인과 약간 다른 배경이었죠. 그런 면에서는 이런 상황이 인종과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 또 그 반대이기도 합니다. 흑인들은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리 유명하고 부자라도 흑인이기때문에 받는 인종적인 차별이 꼭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예가 너무 많은데요, 예전에 말씀드린 Harvard의 유명한 흑인학 교수 Skip Gates가 밤에 자기 집에 들어갈 떄 문이 잘 열리지 않아서 주춤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어서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유명한 연예인이나 방송인들도 소위 부촌에서 좋은 차를 몰다가 이유 없이 심문에 걸리는 것이 다반사라고 하죠. DWI는 Driving while intoxicated의 약자로 음주운전을 말하는데, 언어유희로 DWB가 있어요. Driving while black. 흑인인 상태에서 운전하기. 자매품으로 Flying while Muslim도 있죠. 무슬림으로 비행기 타기.
어쨌든 Baltimore를 중심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현재진행형이고, 또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저같은 사람이 간단하게 이건 이거다,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성질도 아닌 듯 싶습니다. 희망이라는 말이 있고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시인 Eliot이 희망고문이라는 뜻으로 4월이 가장 잔인하다고 했다면, 또 다른 뜻으로는 Pandora의 상자 등에서 볼 때 희망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을 견디고 살아갈 수도 있고, 이런 시위도 하고, 그런 것에 관심도 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노래는 그런 의미에서 Elvis Costello의 “(What’s So Funny ‘Bout) Peace, Love and Understanding”을 추천합니다. 가사가 대충 이런 내용이죠: 내가 이 뭐같은 세상을 걸어가며 이 미친 어둠 속에서 빛을 찾을 때, 내 자신에게 묻는다. 희망은 없는 건가? 이제는 아픔과 증오와 고난만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궁금한 건, 평화, 사랑, 이해가 뭐가 그렇게 웃긴데? 반어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