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nyms

요즘 한국에 가족이 계시거나 한국을 방문하시는 분이 아니더라도 가장 큰 뉴스가 뭔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바로 중동 호흡기 증후군이라고 하는 virus에 의한 전염병이죠. 한국에서는 메르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는데, 이게 이 질병의 영어 이름에서 각 단어의 첫 철자를 따서 만든 두문자어를 읽은 것입니다.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이니까 MERS가 되어서 이것을 메르스라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을 미국식으로 읽으면 메르스가 아니라 mers가 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소통을 하려면 메르스라는 말만 알아서도 안되고, 이게 무슨 말의 약자 또는 acronym, 두문자어인지만을 알아서도 충분하지 않고, 그걸 어떻게 발음하는지까지 알아야 합니다. 이건 지식의 문제라기보다도, 이 병에 대해서 한국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느냐, 또는 미국을 포함한 영어권 방송도 접하는냐에 달렸다고도 하겠는데요.

"Let's learn acronyms!"

"Let's learn acronyms!"

아시다시피 영어 단어는 spelling을 다 안다고 해서 발음을 자동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중학교 등에서는 새 단어를 배울 때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친구들도 선생님에게 발음을 배우기도 하죠. 어쨌든 미국 사람과 이 병에 대해 말씀을 나누시려면 메르스가 아니라 mers라고 발음해주셔야 하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요즘은 줄임말이 대유행인데요, 특히 이 약간 욕처럼 들릴 수도 있는 두문자어가 많습니다. 그중에는 유행했다 사라지는 속어의 느낌인 용어도 있지만, 공식석상이나 문서에서도 쓰일 수 있는 말도 많죠. 안습, 지못미, 버카충, 치맥, 불금, 등등의 줄임말 뜻을 잘 아시는지요? 카톡도 역시 줄임말로, 영어 단어로 이루어진 한국의 용어를 한국식으로 첫 글자를 따서 줄인 것입니다. 비슷한 것으로 셀카라는 말이 있는데 역시 konglish인 셀프 카메라의 준말이죠. 그런데 이것을 영어로는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Selfie라고 합니다. 이것은 acronym이 아니라 abbreviation, 줄임말입니다.

영어에서는 줄임말의 종류가 여러가지 있는데요, 그중에서 오늘은 acronyms를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여기도 몇가지 방법이 있어서, 우선 아까 MERS처럼 acronym 자체가 또하나의 단어처럼 발음이 되는 게 있죠.  어떤 사람들은 acronym의 정의를 이것에 한정하기도 하는데요. Manhattan에 있는 현대미술관이고 저희 educhora의 client이기도 한 MoMA가 있는데요, Museum of Modern Art입니다. Brooklyn Academy of Music, BAM도 있죠. 여기서 발음이 되는 단어가 되려면 철자중에 모음이 들어가야 하겠지요. 그런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어떤 경우에는 첫 글자만이 아니라 그 다음 자가 모음이라면 그것도 가져다가 쓰기도 합니다. Radar는 radio detection and ranging의 acronym으로서 원래 두문자만 적으면 RDAR이지만 처음 단어인 radio에서 두 번째 철자인 A까지 가져와서 발음할 수 있는 단어로 만들었죠. 요즘 비리수사를 받고 있는 축구연맹 FIFA는 영어와 불어 등이 섞인 단어로 구성되었고요. New York에 있는 학교로는 CUNY, SUNY가 있습니다. 단체들이 이렇게 단어로 발음되는 이름을 갖기를 좋아하죠. 기억하고 부르기 쉬워서일텐데,  UN에 속한 UNESCO나 UNICEF, MADD mothers against drunk driving 등이 있고, 한인 단체로도 학생모임인 KASA를 비롯, 많이 있습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두문자로 이루어진 용어가 다 acronyms인데요. 가장 흔한 타입은 두문자의 alphabet을 읽는 것입니다. TV channels이나 회사, 단체 이름 등에 많이 쓰입니다. NBC, TNT, IBM, HP, MVP, PTA, 또 스포츠 리그의 이름인 NBA, NFL, MLB, NHL 등이 있겠고요. 이런 것은 사실 정식 이름을 대라고 잠깐 생각을 해야 할 정도로 이 acronyms이 훨씬 더 익숙합니다. Deli menu에 나오는 BLT는 bacon lettuce and tomato의 acronym이고, 그 외에 절친을 뜻하는 BFF가 있죠.  지난해 이맘때 큰 유행이었던 ice bucket challenge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병은 ALS인데요, 모음이 들어있습니다만 als라고 하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임무 수행 중 실종된 것을 MIA, missing in action이라고 하는데요, 미아처럼 발음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것으로 물품 배달 service인 UPS도 “ups”라고 하지 않고 언제나 UPS이죠. 더 나아가서 미합중국도 u-sa라고 하지 않고 USA라고 합니다. New York 학교로 FIT가 있는데 fit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또 NYU도 사실 ny-u라든가 “new” 비슷하게 발음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닙니다. 제 모교인 MIT도 mit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지원할 때 SAT 다음으로 많이 치루는 ACT라는 시험은 act라고 발음하지 않고 언제나 A-C-T라고 말합니다.

SAT는 다음 group에 속하는데요. 두가지가 다 괜찮은 경우입니다. 예전에는 꼭 SAT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sat라고도 말한다고 하죠. 또 frequently asked questions의 acronym으로, FAQ 또는 faq가 있습니다.

또 다른 종류로는 두가지를 섞어서 쓰는 경우인데요. 하나의 acronym 안에 철자를 그냥 읽는 것과 단어처럼 발음하는 것이 같이 들어있는 것이죠. 대학원 진학 시험에 대해서 예전에 다룬 적이 있는데, 전문대학원 시험이 이 경우입니다. MCAT, LSAT, GMAT 등이 있죠. 군대에 무단 이탈을 하면 absent without leave, A-WOL이라고 하는데, 실생활에서는 말도 하지 않고 사라진 사람에게 쓸 수 있습니다. 또 최대한 빠르게라는 뜻의 as soon as possible은 A-S-A-P라고 보통 말하지만, 이 말을 쓸 때는 급한 사정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A-Sap이라고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외에 실생활에서 유용한 acronyms으로는 FYI, for your information, 참고하라고 알려주는 것이 있고, LOL은 다들 아시죠? 또 재미있는 말로 TMI라는 것이 있는데, too much information입니다. 누군가 내가 알고 싶지 않은 얘기를 상세히 하거나, 특히 징그러운 얘기의 details을 할 때 쓰는데요, 꼭 말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도, 즉 안 봐야 될 것을 본 경우에도 TMI, TMI하면서 손사래를 치거나 눈을 가리면 되겠죠. 그 외에 목소리보다 문자를 보내는 것이 보편화되고 chatting이 많아지면서 context에 따라서 금방 뭔지 알 수 있는 acronyms이 많은데요, 특히 10대가 많이 써서, 부모님 앞에서도 암호처럼 하고싶은 대화를 해나가는 경우도 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Acronyms 발음에 규칙이 없다는 게 오늘의 요점인데요. 대부분 그냥 관습에 따르다보니 경우마다 다른데, 이걸 case by case라고 말하기도 하죠. 그걸 한국에서는 요즘 한글로 적어서, 줄여서, 케바케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줄이지 않은 단어를 아는 것보다도 acronyms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아는 게 어찌보면 더 미국문화에 익숙하다는 걸 나타낸다고 하겠습니다. 

Tender loving care의 acronym인 TLC를 이름으로 한 trio가 있었죠. 멤버들의 이름 첫 자를 따온 거라고 하는데, 이 분들의 히트곡 Waterfalls 들어볼까요?

TLC's official music video for 'Waterfalls'. Click to listen to TLC on Spotify: http://smarturl.it/TLCSpotify?IQid=TLCWater As featured on CrazySexy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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