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Remakes
미국에서 musical을 보러 간다는 것은 고전음악을 듣는 것보다 덜 있는 척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죠. 동시에 대중음악을 즐기는 것보다는 더 뭔가 들어있는 사람같다고 생각을 하는 듯합니다. 어쨌든 20세기 미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고, 또 학교에서도 음악시간이나 동아리 활동에서 쉽게 접하는 genre입니다. 그래서 musicals의 제목이나 내용, 배우, 또는 인기있는 노래 등을 아시면 미국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데도 유용한데요. 그만큼 중요하다보니 여기저기에서 영감을 얻거나 기존의 예술작품을 바탕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은 원작을 가져다가 미국사람이 지은 공연 musicals에 대해 말씀을 나눌까 합니다.
Source: People.com
전에는 책이 가장 많았다면, 요즘은 musicals이 아닌 영화를 가져다가 musicals로 만들기도 하죠. 물론 오래 전부터, 공연하는 musicals 중에서 인기있는 작품은 대부분 Hollywood로 가져가서 영화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genres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조금씩 바꾸고, 재해석하고, 재생산하는 게 극히 미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이라고 하겠는데요. Recycle이나 remake를 지나서 요즘은 upcycle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약간 예술적인 upcycle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죠. 원작 중에는 미국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결과물을 보면 미국화가 되어 있습니다.
먼저 Annie라는 작품이 있죠. 고아 소녀 Annie가 나쁜 원장을 떠나 부자 양아버지를 찾는다는 내용인데요. 1924년에 첫선을 보인 신문만화 Little Orphan Annie가 원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만화도 완전 창작은 아닙니다. 19세기 말에 “Little Orphan Annie”라는 시가 있었어요. 거기에서 그 character를 가져온 거죠. 영화로도 나왔고, 최근까지도 무대에서 revival 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두세 곡이 유명한데, 그중에서 “It’s a Hard-Knocked Life”라는 노래는 Jay-Z가 hip hop version으로 cover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The Wizard of Oz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노래와 구성으로는 한번도 무대에 올려진 적이 없고, 영화로만 나왔는데요. 원작은 1900년에 출판된 책이죠. 그런데 이 영화 musical을 흑인 version으로 또 만든 The Wiz라는 stage musical이 있는데, Tony 상도 받는 등, 성공한 작품입니다. 나중에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몇년 전에는 New York에서 revival 공연도 있었죠.
지금 musicals이 있다면 옛날에는 그 역할을 한 게 operas라고 하겠는데요. 그걸 원작으로 한 작품도 있습니다. 유명한 opera인 Carmen의 곡조를 가져다가 영어로 약간 가사를 달리 붙이고 흑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Carmen Jones인데요. 역시 나중에 영화로 제작되면서 주인공 역을 비운의 배우인 Dorothy Dandridge가 맡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Bizet의 opera에도 원작이 있었어요. 19세기 중반에 France에서 출판된 동명의 소설입니다.
이렇게 흑인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두 작품은 그 자체로 issue가 되었지만, 작품 안에 특별히 사회에 관한 commentary가 있지 않은데요. 1927년에 나온 Showboat이라는 작품에서는 인종문제가 큰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musical의 원작은 동명의 소설이고요. Jerome Kern이 곡을 쓰고 Oscar Hammerstein II가 노랫말을 지었는대, 유명한 곡이 서넛 됩니다.
영화가 원작인 musicals 작품은 최근에는 Hairspray라든가 The Producers 등 많은데요. 1966년에 초연을 한 Sweet Charity라는 작품의 원작은 Italy 영화입니다. 거장 Federico Fellini의 1957년 작 Le notte di Cabiria <까비리아의 밤들>이라는 명작인데, 굉장히 무겁고 슬프고 현실적인 동시에 Fellini 감독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가 섞인 작품입니다. 이게 미국으로 와서 musical이 되면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줄거리는 비슷할 지 몰라도 다른 작품이라고 말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50년대 Europe과 60년대 미국의 정서 차이를 아시려면 이 두 작품을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원작이 있기는 하지만 변화가 너무 많아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게 더 옳을 수도 있는 작품이 더 있습니다. 미국사람의 사고방식이 보이는 일화가 있는데요. 미국의 중학교에서 Romeo and Juliet에 대해 배우면서 어떤 학생이 이거 어디서 본 줄거린데요, 라고 하자 선생님이 바로, 그렇지, 이게 The West Side Story의 옛날 버전이야,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하는데요. 약간 주객이 전도된 경우죠. 무대를 20세기 New York으로 바꾸고, 결말도 바꾸고, 서로 원수인 두 groups의 구성원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을 가져왔는데요.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Leonard Bernstein이 지은 중요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opera에 바탕한 작품인데요. Puccini의 La bohème을 역시 현재 미국의 New York으로 무대를 옮기고 배역을 많이 고쳤습니다. 인종도 거의 흑인이거나 Latino이고, 성별까지도 변화를 준 경우도 있는데요. 미국인도 좋아하지만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겨울왕국>의 그 유명한 노래를 부른 Idina Menzel의 데뷔작이기도 하고요. 대중음악 style의 musical입니다. 이 opera도 또 원작이 있는데, 19세기 중반 France에서 나온 연작 소설입니다.
이렇게 원작의 원작이 있는 경우가 또 있습니다. “The rain in Spain falls mainly in the plain.”이라는 발음교정 문장으로 유명한 My Fair Lady는 무대가 영국이라서 영국 musical로 아실 수 있는데 지은 사람도, 초연도 미국입니다. 그러나 원작은 아니죠. 원작은 유명한 작가 George Bernard Shaw의 연극 Pygmalion인데요. 그 작품의 원작이라고 한다면 고대 Greece의 Pygmalion 신화입니다. Pygmalion이라는 조각가가 자신이 만든 조각작품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죠.
또 영국의 유명한 전설, King Arthur를 바탕으로 한 소설 The Once and Future King을 원작으로 한 작품도 있습니다. Camelot이라는 제목으로, Arthur 왕의 성이죠. 그런데 이 말은 특히 미국에서는 거기서 파생한 뜻으로 더 자주 쓰이는 것 같습니다. Kennedy 대통령 시절을 말하는데, Arthur와 Genevieve같이 멋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Jackie Kennedy가 이 musical을 언급하면서 시작된 거라고 하네요.
왠지 모르게 개인적으로 이 작품과 같이 생각나는 것은 Cervantes의 명작 Don Quixote를 원작으로 쓴 TV scenario를 바탕으로 한 Man of La Mancha라는 musical입니다.
마직막으로 Ukraine 작가의 Yiddish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Fiddler on the Roof가 있죠. 곡조도 Jewish 음악 style에서 많이 따왔는데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Sunrise, Sunset” 외에도 좋은 노래가 많습니다. “If I were a rich Man”이라는 노래는 Gwen Stefani가 “Rich Girl”로 바꿔서 발표하기도 했죠.
시간관계상 제목과 원작만 언급했는데, 이중에 관심이 가시는 작품이 있으면 영화나, original Broadway cast album이나, 또는 원작을 찾아보시는 것도 이번 주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겠습니다.
오늘 노래는 Rent에 나오는 “Seasons of Love”가 어떨까 합니다. 일년을 어떻게 세는가, 분 단위로? 해뜨고 지는 것으로? 커피 몇 잔을 마셨는지로? 사랑으로 재는 건 어떤가요, 하는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