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s of Fame
미국에서 pro sports는 굉장한 이윤을 창출해내는 사업이죠. 그와 동시에 sports라는 것이 다른 분야에서는 갈등이나 대립을 하는 사람들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고, 또 미국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직접 sports에 참여하거나 응원을 하면서 자라기때문에 나중에 커서도 sports라고 하면 뭔가 어린 시절, 걱정 없고 모든 것이 진실하게 느껴지던 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서 그런지,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뒤숭숭하거나 복잡한 일이 있을 때 직접 sports를 하거나 보면서 잠시나만 기분전환을 하곤 합니다. 또 미국에서 자라지 않은 이민자들에게는 이 sports의 세계가 미국을 이해하는 좋은 길을 알려주는데요. 그것은 그 안에 미국의 여러 모습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Boston Red Sox Hall of Fame
보통 미국의 4대 pro sports라고 하면 football, baseball, basketball, ice hockey를 꼽죠. 그런데 이 중에서 hockey는 미국에서도 인기가 있지만 Canada의 국민 sport라고 할 수 있고, the Hockey Hall of Fame 명예의 전당도 Canada에 있습니다. 나머지 세 개는 미국에 있고, 매년 이맘쯤 행사를 합니다. 야구는 여기 New York주 Cooperstown에서 얼마전인 7월 말에 열렸죠. 이번 주말에는 Ohio주의 Canton이라는 곳에서 pro football Hall of Fame 행사가 있고, 농구는 9월 초에 Massachusetts주 Springfield에서 열립니다. 뽑히는 인원 수나, 대상이나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그 해에 입회하는 선수들의 친지가 오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 있는 선수들이 대거 참석하며, 무엇보다 fans이 와서 축하를 해준다는 점은 비슷하죠. 또 입회하면서 기념행사에서 연설을 하는데,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나서 기념행사까지 몇 달동안 계속 그 연설에 심혈을 기울여 준비를 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고, 아주 잘하거나 아주 못하면 오래 기억되기도 합니다. The Academy Awards 같은 것을 보시면 평생 공로상 같은 것 있지 않습니까? 그런 수상소감과 비슷한 내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부분 자기 가족이나 주변인 중에서 어렸을 때 자신에게 꿈을 심거나 키워준 사람에 대해 감사하고, 선수로서의 발자취를 시간 순으로 간략하게 말하면서 중요한 동료나 coaches를 언급하고, 나중에는 현재 가족에게 또 감사와 사랑을 전하게 되는데요. 재밌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humor를 적절히 섞으면 훨씬 더 재미있고 듣기 좋은 연설이 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진정성이겠죠. 그래서 고맙고 영광이라는 말을 한두 문장에 넣는 것보다는, 연설 자체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다는 느낌을 주게 하는 게 참 중요한데요. 명예의 전당에 뽑힌 사람들은 사실 참 감격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말을 잘하든 못하든, 재미있든 없든, 긴장을 하든 안 하든, 끝에는 정말 아, 이 사람이 정말 뿌듯하고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걸 또 미국사람들이 좋아하는 거고요.
그럼 은퇴한 선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조건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우선 선수로서 기록이 좋아야겠죠. 그런데 그 외에 그 스포츠에 누가 되는 일을 하지 않았어야 하고, 종목에 따라 인격이나 성품도 좋아야한다는 암묵적인 조건이 붙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야구 명예의 전당에는 최근 은퇴한 선수중에서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다고 밝혀진 사람은 아직까지 아무리 기록이 좋아도 입성한 적이 없는데요. 여기 the Yankees에서도 선수생활을 했던 Roger Clemens라든가, 홈런 타자로 유명한 Mark McGwire, Sammy Sosa, Barry Bonds등은 여론이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조만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또 올해 All-Star Game을 주최한 Cincinnati를 연고로 하고 예전에 추신수 선수가 있었던 the Reds라는 team인데요, 대표적인 선수를 꼽으라면 개인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Pete Rose라는 사람일 겁니다. 근데 이분이 모든 sports, 특히 야구에서 가장 큰 금기를 깨고 말았어요. 바로 야구에 도박을 한 것인데요.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시인해야할 상황이 되자, 그걸 피하려고 야구에서 영구 퇴출되는 방법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최근에는 시인을 했고, 이제 내가 솔직하게 인정했으니까 다시 받아주고 Hall of Fame에 들어갈 자격도 다시 달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요. 약간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이지만, 어쨌든 이번 All-Star전에는 특별허가를 받아서 야구장에도 와서 opening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사실 야구, 농구, football 같은 team sports에서 가장 큰 목표는 season 우승을 하는 거겠죠. 그러나 개인으로서는 가장 큰 영광이 Hall of Fame에 뽑히는 것인데요. 특히 이것은 은퇴한 다음에 이루어지는 일이라서 이 사람들이 선수생활과 관련해서는 정말 마지막으로 조명을 받아 돋보이는 시간이거든요. 그만큼 뜻깊은데, 여기에 기록 외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소위 “integrity of the game” sports의 고결함이라고 할까요, 이것을 지키기 위함으로, 개인의 영역에서의 도덕성이 아니라 그 sport를 존중하는 자세가 관건이고, 여기에서는 아주 엄격한 미국 대중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한 강연을 들은 학생 중에 이 야구 명예의 전당 member를 아버지로 둔 사람이 있는데요. 학생의 성을 알게 된 순간, 요즘 한국에서는 “어머님이 누구니”라는 노래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저는 반대로 “아버님이 누구니,” 또는 한때 유행했었던 “니 아버지 뭐하시노?”라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 거죠.
Football 명예의 전당 기념행사의 highlight는 입성하는 선수들이 연설을 할 때, 옛날이었다면 용맹한 무사였을법한 덩치 큰 사람들이 엉엉 우는 걸 보는 재미라고 하겠습니다. 요즘 football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issues는 따로 있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뇌의 건강 문제인데요. 이번 주말 입성하는 선수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Hines Ward의 teammate였던 Jerome Bettis도 있지만, 극심한 조울증과 정서불안 등으로 몇년 전 사망한 Junior Seau라는 선수가 있는데요. 유가족이 현재 NFL에게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고소를 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따님에게 자기 아빠에 대한 video를 소개만 하라고 했다가, 언론과 여론의 비판을 받고 더 이상 image를 버리기 싫었는지 결정을 번복했죠. 그러나 연설은 아니고, interview 형식으로, 혹시 안좋은 말이 나올 확률을 줄이겠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아무리 말을 못하게 하더라도 그 순서 동안은 다들 그 생각을 하고 있을텐데, 그것만으로도 이 문제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동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노래는, the Boss라는 별명은 Yankees owner였던 Steinbrenner도 있지만, 가수 Bruce Springsteen을 뜻하기도 하죠. 이분의 hit, “Glory Days”를 추천합니다. 예전 좋았던 때에 대한 노래입니다. 1절 가사가 전에 잘 나가던 야구선수 영광의 시절도 한순간이더라,라고 얘기한다는 내용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