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ities in America - Medical
작년 이맘때였나요,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유행하던 challenge가 하나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바로 ice bucket challenge라는 것이었죠. 모든 것을 online에 올려서 인증하는 요즘의 trend와 발맞춰서, ice bucket을 하는 영상을 자신의 social media에 올리고 다음 타자를 지목하는 방식이 이 운동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이유라고 하겠는데요. 나중에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도 연출이 되어서, ice bucket을 왜 하는지는 조명을 받지 못하고, 대신 내가 누구누구를 아는지 인맥을 자랑하거나, 영상을 올려서 자신을 홍보하는데 더 집중하기도 했습니다.
Source: Babble
짱조아와 Something Good의 청취자께서는 잘 아시겠지만, 이것은 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이라는 병에 대한 연구를 돕기 위한 기부가 목적이었죠. 제가 찾아봤더니 저희 코너에서 약 2년 전에 the Yankees를 다룰 때 Lou Gehrig 순서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병의 다른 이름이 Lou Gehrig’s Disease일정도로 이 병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도 하겠습니다. 그런데 ice bucket challenge 역시 야구선수가 중심이 되어 널리 퍼졌다는 걸 알고 계시는지요? 제가 아직도 가끔 특강을 하고 있는 Boston College를 졸업한 Pete Frates라는 사람이 있는데, 대학에서 야구부 주장도 했지만, 20대 후반에 ALS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분과 두 명의 친구가 중심이 되어서 그전까지는 여러 다른 취지로 행해지던 얼음물 뒤집어쓰기를 ALS 단체에 기부하는 것과 연결을 시켜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ice bucket challenge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얼음물을 맞거나, 아니면 돈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online으로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 입맛에 딱 맞는 campaign 방법을 썼고, online으로 자연히 쉽게 홍보도 되어서, 작년 7월 말에서 9월 중순까지 $100Million이 넘게 모금을 했다고 하죠. 그 전 해에는 5백만불 정도였으니, 정말 성공한 운동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실은 올 여름에도 이 campaign을 다시 벌였지만, 벌써 그 인기는 시들해졌는지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기부문화가 한국에 비해서 매우 발달해 있다고 하겠고, 세금에서 공제를 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누군가를 돕는 버릇을 부모가 자녀에게 어려서부터 가르쳐줍니다. 그래서 기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수없이 많고, 대다수가 아주 좋은 취지를 갖고 있어서, 여건만 된다면 다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렇지만 이 ice bucket challenge의 작년과 올해의 상대적인 인기에서 볼 수 있듯이, 기부를 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취지는 때에 따라 바뀝니다. 그리고 ice bucket은 약간 예외이지만, 보통 유명인사, 즉 연예인이나 프로 운동선수가 홍보대사로 수고를 합니다.
ALS같이 질병이나 의학쪽만 보아도, TV가 가장 인기를 끌었던 20세기 후반에는 매년 the Jerry Lewis MDA Labor Day Telethon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Jerry Lewis는 왕년에 유명했던 comedian인데, 이분이 MDA라고 muscular dystrophy 근육 퇴행 위축을 연구하고 환자를 돕는 단체의 회장이기도 해서 그 성금을 모으는 program이었는데요. 미국에서 오래 거주하신 분은 기억이 나시리라 생각합니다. 거의 만 하루정도 방송을 했고, 연예인이 나와서 공연이나 인터뷰를 하는 사이사이 자, 지금까지 얼마가 모였는지 봅시다,라고 숫자판을 찍기도 했습니다. 또 AIDS가 전세계적인 관심사였던 1980년대 90년대에는 미국에서 AmFAR라는 단체가 Elizabeth Taylor 등 연예인 홍보대사의 도움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더불어서 빨간색 리본을 다는 게 유행이었죠. 기억 나시죠? 그 시대의 ice bucket 인증영상이라고 하겠는데요.
아직도 매년 10월에는 분홍 리본을 단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특히 NFL에서는 그 한달동안 경기 때 분홍색 accents를 많이 써서 큰 홍보효과를 올리기도 합니다. 암에 대한 관심은 항상 높은 편이죠. 단체의 수도 굉장히 많은데, ACS처럼 암 자체의 퇴치를 목적으로 하는가 하면, 수십가지가 넘는 암의 종류마다 그것만 다루는 단체가 있습니다. 또 연구를 목적으로 하거나, 환자나 가족에 대한 지원, 또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도 있습니다.
소아암에 중점을 두는 단체도 있는데요. St. Jude’s라는 병원에서는 모든 어린이 환자를 무료로 돌봐주고, 소아암에 대한 연구도 진행합니다. 이 단체는 comedian이었던 Danny Thomas라는 사람이 설립했습니다. 또 Boston에는 Jimmy Fund라고 해서, 역시 소아암에 대해 연구하고 어린이 환자를 치료하고 응원하는데, Boston 지역의 프로 운동선수들, 특히 Red Sox의 유명한 타자 Ted Williams가 생전에 가장 애정을 갖고 후원한 단체이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이 자연재해나 생활환경으로 인해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돕는 자선단체에도 기부를 많이 하지만, 특히 건강이나 질병에 관련된 단체에 기부를 하는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요. 자신이 그런 병에 걸릴 수 있거나, 걸린 적이 있거나, 또는 가족 중 누군가가 그 병의 영향을 받은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누구누구를 추모하는 단체나 기부가 많고요. 그런가하면 이런 병과 싸워서 이긴 사람이 중심이 되는 단체는 그만큼 희망을 주기 때문인지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선수였던 Lance Armstrong이 세운 Livestrong 재단은 지금은 그분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아직도 그 상징인 노랑 팔찌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암에 관련된 단체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 하나 있는데요. Kathy Giusti라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여성이 혈액암에 걸린 후 관련단체를 세웠는데, 이분이 일반인이지만 Harvard Business School을 나온 전문경영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단체를 기존의 의학관련 자선단체와 달리, 아주 효율적으로 기업처럼 운영을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큰 성공을 거두었죠. 거기에 이 사람이 암에서 나았다는 premium까지 더해져서 더 막강한 단체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질병이나 자선단체를 넘어서 미국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 20-30위 안에 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의학관련 topics은 자폐증과 Alzheimer’s를 꼽을 수 있는데요. Alzheimer’s의 경우는 가장 대표적인 관련단체가 아직은 작은 규모이지만 아주 건실한 운영을 하고 있고요. Autism의 경우 공교롭게도 역시 Boston College를 졸업한 전직 미식축구선수의 아들의 이름을 딴 재단이 그보다 더 유명한 단체보다 더 정직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educhora에서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이민자로서 물론 도움이 많이 필요하지만, 내가 누구를 도울 수 있을 때 진짜 그 사회의 일원이 된 느낌이 듭니다. 그 이유로라도 이런 질병관련 단체에 도움을 주시는 것 어떨까요.
우연인 듯 우연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 그 학교가 봉사를 중요시 여기는 전통이 있거든요. 어려서부터 남을 돕는 습관, 결국 내가 더 도움을 받는 행동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