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Expressions

미국에서, 한국에서, Europe에서 큰 news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자연의 시계는 꾸준히 가서 이번주에는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봄이 시작했죠. 한국에서는 24절기가 있어서 글자 그대로 봄의 시작이라는 입춘은 양력으로 2월 초에 있고 그 후에도 우수, 경칩 등으로 나가죠. 절기를 따르지 않더라도 한국은 새학기가 시작하는 3월 초부터는 본격적인 봄으로 여기고요. 그러나 미국에서 계절에 관한 날은 넷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날이 해당 계절의 시작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주에 들어있는 춘분이 미국에서는 바로 봄의 첫 날이었는데요.

Spring Forward, Fall Back!

Spring Forward, Fall Back!

그러니까 그보다 1주일도 더 전에 시작한 daylight saving time은 엄격히 말하면 겨울에 일어난 거죠. 아직 해가 떠있는 시간이 진 시간보다 짧은데도 한 시간이나 앞으로 당겨놔서 일찍 출근하시는 분들은 그야말로 밤에 나오시는 기분이 들기도 하죠. 그러나 춘분을 기점으로 점점 아침이 아침답게 느껴지게 됩니다. 춘분은 영어로 spring equinox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equinox는 낮과 밤이 같은 길이라는 뜻입니다. Equi는 같다, 동등하다, 동급이다라는 뜻의 equal이라는 단어 아시죠? 그 말과 같은 거고요. Nox는 밤을 뜻합니다. 그리고 spring은 당연히 봄이라는 말인데, 한국에서도 춘분이라고 하지 봄분이라고 하지 않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spring은 봄과 같은 위치인 거죠. 그럼 춘에 해당하는, 즉 좀 어려운 말도 있을까요? 네, vernal이라는 형용사가 있어서 봄에 관련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vernal equinox라고 쓰기도 합니다. 두 용어가 같은 뜻입니다. 

봄이라는 spring에는 다른 뜻도 있죠. 우선 한국에서도 똑같이 스프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용수철이 있겠고요. 그리고 물에 관련된 뜻도 있습니다. 샘 또는 샘물이라고 번역을 하죠. 그런데 이 세 가지 뜻이 같은 어원에서 나왔습니다. 즉 이 세 개를 따라 올라가보면 공통된 image이라든가 느낌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그 원래 뜻은 뭐가 확 솟아오르거나, 갑자기 튀거나 뛰는 것이죠. 그래서 물이 땅에서 솟아나는 것을 보고 spring이라고 하게 되었고, 새싹이나 꽃봉오리가 갑자기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계절을 spring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또 나중에는 통통 튕기는 용수철의 모습을 보고 역시 spring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이고요. Spring이라는 소리 자체에서 그런 기분을 느끼실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spring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그게 봄이든, 식물이든, 샘물이든, 용수철이든 관계 없이 다 뭔가 통통 튀거나 쑥 솟거나 갑자기 휙 움직이는 image을 머릿속에 그리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좀전에 daylight saving time 말씀드렸는데요. 믿기 어려우실 수도 있겠지만 미국인들은 한 시간이 바뀌는 건 아는데 어느 방향인지 헷갈려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도우려 나온 구호가 “spring forward, fall back”이라고 해서, 봄에는 앞, 가을에는 뒤인데, 그게 봄도 되지만 쑥 움직인다는 뜻도 되죠. 또 fall도 가을 외에 떨어진다는 뜻도 있죠. 그 중의성을 이용한 표현입니다. 앞으로 불쑥 나가고 뒤쳐진다는 말이 되면서 자연히 봄에는 한 시간 더 빨리 간다고 알게 됩니다.

또 spring fever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봄에 나는 열이네요. 한국어에 춘곤증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봄이 되어서 무기력하고 나른한 걸 가리키죠. 그런데 춘곤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흥겹다 할 때 흥 자를 써서 춘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봄이라서 괜히 들뜨고 기분이 좋은 걸 말하죠. Spring fever는 이 두 경우를 다 포함합니다. 즉 봄앓이죠. 한국어에서 더 익숙한 표현으로는 봄을 탄다고 하겠죠. 봄에 감염되는 전염병 같은 게 아닙니다. 그래서 쟤 요즘 봄타나봐,라고 하면 “I think he has spring fever.”라고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spring chicken이라는 표현은 금방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한국과 비슷한데요. 한국어 표현에서는 봄 대신 아주 어리다는 뜻의 영 자를 씁니다만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쓰임새가 좀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그 말을 당사자 앞에서 쓰면 실례죠. 미국에서는 물론 이런 표현 자체가 격의 없는 자리 용이니까 자연히 상대방과 친하다는 전제가 있겠지만, 당사자 앞에서 쓰기도 하고 자신에게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거의 전부가 부정형으로 쓰이죠. 즉 spring chicken이 아니다라는 형태로 쓰이는데요. 30대 초반의 배우가 대학생 역을 맡거나 고등학생 역을 맡았는데 자연스럽다면, “she’s no spring chicken, but she can pull it off”라고 인정하는 말을 할 수 있겠고요. 또 모임에서 체력의 소모가 많은 일에 자원하는 사람이 없을 때, 손을 들고, “I’m no spring chicken, but I can help out”이라고 하면 내가 어린 사람들만큼 체력이 받쳐줄지 모르겠지만 도울 자세가 되어있다라고 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봄을 뜻하는 건 아니지만 spring이 들어간 표현 중에서 알아두시면 좋은 것이 두어 개 있습니다. 우선 “a spring in one’s step”이라는 말은, 걷는데 spring이 있다는 거죠. 뭔가 신나고 좋은 일이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걸음이 경쾌해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she has a spring in her step. She must have gotten the bonus!”라고 하면 저렇게 밝고 힘차게 걷는 걸 보니 보너스 탔나봐,라는 뜻이죠.

또 spring up이라고 하면 뭐가 눈 깜짝할 사이에 생기거나 솟아오르는 걸 말합니다. 요즘 organic juice를 취급하는 곳이 많이 생기고 있죠? 그럴 때 “organic juice bars are springing up everywhere”라고 하시면 organic juice 가게가 우후죽순처럼 문을 열고 있다 정도의 뜻이 되겠습니다. 봄에 꽃과 잎이 차례대로 확확 피어나는 걸 그려보시면 좋겠네요.

미국인들이 봄을 타는 감정은 “It Might as Well Be Spring”이라는 곡의 가사에 잘 나와있는데요. 노래에서는 봄도 아닌데 봄을 타는 것 같은 증상인 거예요. 그래서 그러려면 차라리 봄이라도 되겠네,라고 끝을 맺는데요. 바람에 휘몰리는 버들잎같고, 줄로 조종하는 인형처럼 들썩거린다고 하고요. 또 눈은 초롱초롱하는 동시에 왠지 모르게 욕구불만이라서 마치 부를 노래가 없는 꾀꼬리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되어, 못가본 곳에 가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못들어본 말을 들어보고 싶다고 하면서, 백일몽으로 거미줄을 짜는 거미처럼 분주하고 그네를 타는 아기처럼 키득거리고요. 초봄을 알리는 새나 꽃을 본 것도 아니지만 슬프면서 신나니, 봄이라도 좋지 않겠나,라는 내용입니다.

Cheryl Bentyne performs a song off her AIX Records' HD Surround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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