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Series I
아직도 더운 날이 있긴 하지만 조금씩 날씨가 추워지고 해가 짧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자연히 실내에 더 오래 있으면서 computer라든가 phone과 시간을 보내거나, TV를 보게 되겠죠. New York에 계신 분들은 어제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매일 저녁에 TV로 sports를 볼 이유가 없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영어로 된 programs을 TV에서 보는 것만큼 미국생활에 빨리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도 찾기 힘들 정도로, 이민이나 유학을 오신 분들에게는 한국에서처럼 휴식이나 여가활동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라도 하면 좋은 방법입니다.
예전에는 인기 있는 program이 방송되면 그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schedule을 바꾸면서 애를 쓰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녹화도 쉽게 해서 나중에 볼 수 있고, 아예 일부러 한 season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번에 몰아서 보기도 하죠. 영어로는 binge-watching이라고 하는데요. Binge라는 것은 보통 음식을 먹는데 쓰는 말로, 뭔가 많이, 즉 폭식이라는 뜻으로 알려져있죠. 그래서 binge-watch라고 하면 한번에 여러 개의 episodes를 몰아서 본다는 말입니다.
예전과 지금 인기있는 TV programs을 비교해보자면, 지금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인물들의 인종도 다양해졌고, 생활 pattern이라든지 가치관, 취향 등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형태도 여러종류가 제시되고 있는데요. 미국 TV의 역사를 따라 programs 또한 발전과 변화를 거쳐왔습니다. 지상파만 있다가 cable이 생기면서 처음에는 지상파의 programs을 rerun만 하다가 점차 cable channels용 programs도 만들기 시작했고요. 또 cable 중에서도 HBO같이 따로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 cable 가입자의 요금으로만 운영이 되는 channels이 생기면서는 기존의 cable이나 지상파에서는 여러 이유로 다룰 수 없었던 내용이라든가 수위가 나오게 되었는데요. TV programs에게 상을 주는 the Emmys라든가 the Golden Globes에서도 처음에는 지상파에만 상을 주었지만, 특히 HBO같은 경우 너무 잘 만들어진 작품이 많다보니 상을 안 줄 수가 없게 되었죠. 그래서 90년대 중반부터는 the Emmys의 7개 주요 시상 부문에서 HBO를 위시한 cable이 빠진 해가 거의 없고요. 그러다가 결국 올해 일을 냈죠. The Emmys상 68년 역사중 7개 부문에서 지상파에 돌아간 상이하나도 없었습니다. Comedy와 Drama, Variety까지 작품상 셋을 전부 HBO가 가져갔고요. 연기상도 comedy 여자주연상을 차지했죠. Drama 부문 남녀연기상은 각각 USA와 BBC America에서 방송하는 program의 배우에게 돌아갔는데요.
자, 7개 중에서 6개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이제 남은 comedy 부문 남자주연상은 어느 channel에서 가져갔을까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상을 받은 분인데요. 지상파도 아니고, cable도 아닌, 제 3의 매체, 즉 web series에 출연하는 배우가 탔습니다. 원래 책을 팔던 Amazon에서 식료품, 생활필수품에 이어 사무용품과 전자기기를 거쳐 이제는 직접 이렇게 shows를 제작까지 하고 있죠. Transparent라는 작품입니다.
예전에 지상파에서만 새 TV programs을 방송할 때도, sitcoms을 예로 들면 처음에는 백인 가족에 엄마는 전업주부이고 아이들은 2~3명이고 화목한 중산층 가정을 그렸다면, 다음에는 같은 설정이지만 인종만 흑인으로 바꾼 program이 나오기도 했죠.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다시 백인이지만 이번에는 화목한 중산층이 아니라 여러 문제가 있는 가난한 백인의 가족의 얘기를 다루면서 혼전임신이라든가 마약 등도 소재로 쓰이게 되었는데요. 아까 말씀드린 HBO가 지상파나 보통 cable보다 훨씬 더 높은 수위의 내용을 내보내는 것처럼, 이 web series 역시 다루는 소재라든가 수위에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처음 보시는 분은 깜짝 놀라실 수도 있는데요. 겉으로 보면 정말 어떤 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시거나 이나라의 앞날을 걱정한다는 말씀을 하실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 program이 미국인들에게 화제가 되고, 높은 작품성으로 상을 받는다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래서 미국 사회에서 어느정도까지 수용이 되거나 적어도 논의는 되고있는지를 아시려면 이와 같은 program을 알아두셔도 좋겠다는 생각인데요.
그리고 겉은 이렇게 sensational 포장이 되어있지만, 속을 보면 여태까지의 미국 인기 drama와 공통된 점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장성한 자녀 셋과, 이혼한 부인이 있는 유태인 학자가 어느날 드디어 자신이 오래 간직했던 성정체성을 찾아 transgender가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갑자기 충격을 받고 상처를 입은 전부인과, 이런 갑작스런 변화에 각자 자기만의 방법으로 반응하고 적응하는 딸과 아들, 그리고 그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program은 그리고 있습니다.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이라는 것은 예전 programs들과 별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 가족을 중심으로 또다른 가족 — 작품 안에서는 내가 고른 가족이라고 표현하는데요 — 이렇게 법적으로는 가족이 아니지만 피는 섞였다든가, 둘 다 아니지만 나와 가장 가깝고 지금의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까지 포함한 대가족이 자주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나오면서, 역시 미국사람들도 TV로나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명절이나 특별한 날 북적대며 먹는 걸 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또 과거를 회상하고 지금의 나는 조상들과 바로 연결이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도 한국인 시청자가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물론 자기를 사랑하거나 이해해주는 가족 또는 친구가 있어도 결국은 내 갈 길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을 진다는 message는 지극히 미국적이라고 하겠습니다.
30분짜리 길이이고요, 지금 Season 3까지 공개가 된 상태입니다. 주인공 역은 지난번 말씀드린대로 cisgender인 남자배우가 맡고 있지만, transgender 배우가 출연을 하기는 하고 있고요. 또 1980-90년대 미국 영화를 즐겨 보신 분이시라면 season 2 끝에서 season 3 중간까지 특별출연하고 있는 멋진 배우가 거의 변장 수준의 분장을 하고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아보실 수도 있겠네요. Angelica Huston이 자신의 보통 image와 완전 반대되는 모습으로 출연합니다.
Amazon 외에도 다른 web services에서도 이렇게 exclusive content 즉 그 site에서만 볼 수 있는 programs을 제작하거나 소유하고 있는데요. Netflix는 Orange Is the New Black으로 큰 hit를 기록했죠. 또 Hulu와 Amazon은 한국에서도 구하기 힘든 독립 영화같은 것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예를 들면 Signal이라는 한국 TV drama로 유명해진 이 모 배우가 예전에 찍었던 독립영화는 Hulu의 membership이 있으면 바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 Amazon은 지금 올해 미국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중에서 몇 작품을 상영이 끝난 뒤 유일하게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web으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비로 피해가 크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비”가 들어가는 노래를 골라봤습니다. “Here’s That Rainy Day”를 Kenny Rankin의 guitar 연주와 노래로 들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