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idential Debates
올해 미국의 대선은 갖가지 화제를 낳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누가 당선이 되든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이 되겠죠. 이번주에는 세 번 예정이 되어 있는 the presidential debates 중에서 첫 번째가 이곳 Long Island에서 열렸습니다. 역대 최고의 TV 시청률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물론 Super Bowl이라든가 인기있는 sitcom이나 drama의 마지막회처럼 한 channel에서 방송한 게 아니고 거의 10개 정도의 channels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만, 요즘처럼 전체적인 TV 시청률과 인기 programs에 대한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을 생각하면 의미가 있고요. 게다가 TV 외에도 live streaming으로 본 사람도 굉장히 많은데 이 치수는 고려하지 않아서, 이것까지 포함한다면 100 millions을 넘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관심이 투표율로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짱좋아 청취자분, 시민권을 가지고 계시지만 아직 미국에서 투표를 안 해보셨다면 이번 기회에 유권자 등록을 하시고 미국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해보시는 것도 어떨까 합니다. NY주는 10월 14일이, NJ는 18일이 마감이고요. 등록 서류는 복잡하지 않은 편이지만, 영어에 울렁증이 있으시다면 한국어로 된 양식도 있습니다. NJ는 직접 online에서 download하실 수 있고, NY은 한국어 전용 전화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Links와 전화번호는 나중에 찾아보시기 쉽게 오늘 원고 끝에 준비했습니다. 등록하실 때 어느 당에 들고 싶다고 밝혀도 되지만, 고르지 않아도 되고요. 설사 한 당에 가입하셔도 꼭 그 당의 후보에게 투표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한국어에는 이 debate이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단어는 없죠. 그래서 경우에 따라 토론이라고 하거나, 논쟁이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어떤 사안에 대해서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객관적이라고 받아들일만한 근거에 바탕해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표력하는 건데요. 미국 학생들은 워낙 어릴 때부터 수업시간에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데 익숙해 있죠. 활발하지 않은 학생이라도 적어도 presentation 발표는 합니다. 그리고 보통 discussion이라고 부를 수 있는 토론을 하죠.
그중에서 그쪽에 관심이나 소질이 있으면 상급학년에 진학하면서 정식으로 debate team이라는 활동을 할 수도 있는데요. 요즘은 한국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활동이라고 합니다만, 미국 학교에서는 sports 시합에 나가는 것처럼 여러 학교에서 온 학생들이 하루종일 모여서 debate 대회를 열기도 하죠. 우선 매년 모든 학생에게 공통되는 주제가 주어집니다. 미국 정부의 정책이라든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문제에 대한 반응이 대부분이고요. 그럼 자신의 partner와 그에 대해 동의하는가 반대하는가를 정하고 그 입장을 받쳐줄 증거라든가 근거를 찾아서 틀을 만들고요. 우리 팀과 상반되는 입장에 있는 상대방과 겨루게 되는 실전에서는 서로의 발표를 반박하거나 질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구성은 종류별로 다르긴 하지만, 대충 이런 방식이고요. 그럼 심판, 또는 심사위원이 어느 쪽이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이 debate을 했는가에 따라 승패를 나누는 거죠. 여기서 심판은 그 주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이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presidential debates은 이런 debate 대회와 다르죠. 우선 승과 패가 심판이 있을 때처럼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심판이나 심사위원이 없는 듯하면서도 달리 말하면 debate을 보는 모든 사람이 심사위원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간과하면 안되는 점은 설사 debate에서 승과 패가 명확히 보였다고 하더라도 그게 선거에서의 득표율과 얼마만큼의 연관성이 있느냐 하는 것인데요. 사실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의 언행에 대해서는 더 관대하게 해석을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직접 눈 앞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camera를 통해서 전달되다보니, 내용도 중요하지만 포장, image, 인상 등도 사람들의 반응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죠. 대선 토론이 TV로 중계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이었는데요. 당시 TV에 더 잘 맞았던 Kennedy는 이 debates을 통해 상대적으로 부자연스럽고 불편해보였던 Nixon을 앞지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presidential debates이 끝난 후의 반응을 보는 게 더 재미있죠. 지금은 예전과 달리 media의 종류와 수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거의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할 정도로, debates 자체보다 그 후에 소위 전문가들이 어떻게 분석을 하는지에 더 주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debates이 끝나자 마자 심야 comedy talk shows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면서 후보들과 토론 내용에 대한 humor가 섞인 반응과 분석을 보여주죠. 예전에는 그럼 그 다음날 직장이나 학교에 가서 이런 것들이 water cooler conversation의 소재가 되곤 했는데요. 요즘은 그렇게 오래 기다릴 필요도, 인내심도 없죠. 그래서 특히 올해 debate에서 보인 건데, 후보가 말을 하고 있는 동시에 바로 동의한다 아니다 투표를 하는 거죠. 그럼 실시간으로 대중의 반응을 볼 수가 있는 거고요. 그리고 요즘은 워낙 다들 multitasking을 해서 그런지, debate을 보면서 자기가 느낀 점을 실시간으로 social media에 올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보면서 소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이렇게 의견을 내는 전문가가 소수였다면, 이제는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전문가이자 비평가이자 논설의원이자 comedy show host가 되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올라온 자료는 big data라고 해서 이런 것을 수집해서 통계를 내는 기관에서 가져가서, 이 결과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요.
그리고 debate이 끝나는 즉시 후보들의 선거 camps에서는 spin을 하게 되는데요. “Spin”은 돌리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어떤 내용이나 발언이나 사건이 후보를 나쁘게 보이게 할 수 있는 경우, 조금 유리하도록 다시 정리하거나 해석해서 말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한국에서 “언플”이라는 줄임말로 많이 쓰는 언론 플레이와도 관련이 있는 단어라고 하겠습니다. 올해는 정말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후보가 무슨 말을 하면 그게 사실인지를 가능한 한 실시간에 가깝도록 찾아서 바로 발표를 하는 매체도 있었는데요. NPR National Public Radio에서 이렇게 해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debate 전체를 기록하고 그 사이사이에 이런 fact checks를 넣어서 올려놓았으니까요. 읽어보시면 다음 debate을 보실 때 더 얻는 게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10월 9일에 있을 2차 토론은 town hall 형식인데요. 사회자들이 객석에서 즉석으로 질문을 받고, 후보들은 좀 더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또 그 전에 있을 부통령 후보 토론을 보셔도 좋겠고요. 이런 토론을 하는 것도, 보는 것도, 그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도, 다 미국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선거의 요소입니다.
9월의 마지막이 가까운 오늘 노래로는 Green Day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가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