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Carolina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대통령 선거가 며칠 전에 있었습니다.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충격에 휩싸이신 분도 있지만, 전반적인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결과임에는 틀림이 없는데요. 게다가 올해는 대선의 화제성에 비해 실제 투표율은 낮은 편이었다고 하죠. 제가 본 자료로는 2000년도 이후로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대선 후보중에 투표하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그랬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화두로 떠올랐던 선거일을 연방 공휴일로 정하자는 주장에 좀 더 힘이 생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공휴일이죠.
미국의 경우에는 주에 따라 이미 공휴일인 곳도 있습니다. New York이나 New Jersey가 그렇죠. 그런데 선거일은 잘 아시다시피 11월의 첫 월요일 다음의 화요일로, 날짜로 치면 2일에서 8일 사이가 되거든요. 그리고 그 뒤에 연방 공휴일이 또 하나 있죠. 바로 이번 금요일인 11일 Veterans Day입니다. 그래서 너무 공휴일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선거일과 Veterans Day를 겹치게 만들어서 그날 쉬면서 나라를 지킨 분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도 갖고, 또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투표도 하면 된다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Veterans Day는 보통 요일로 정해지는 미국의 다른 휴일과 달리, 날짜로 지키는 날입니다. 이름 그대로 군인으로 복무하셨던 분들을 생각하는 날인데요. 이렇게 “day”자가 붙는 명절이 대부분인데, 그중에 Independence Day나 Labor Day처럼 그 앞에 오는 단어가 명사이고 그것만 쓰는 경우가 있고, New Year’s Day나 Valentine’s Day처럼 앞의 명사에 apostrophe “s”가 붙어서 소유격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Veterans Day는 첫 단어 끝에 “S”가 있죠. 그럼 세 가지 가능성이 있겠는데요. 우선 아까의 두 경우가 있겠죠. 복수명사로 써서 Veterans Day일 수 있고, 소유격으로 해서 Veteran’s Day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복수명사인데 소유격으로 해서 Veterans 다음에 apostrophe를 붙이고 Day (Veterans’ Day)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가지로 표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식 이름은 맨 처음에 나온 그냥 복수명사 Veterans Day입니다. 굳이 구별을 하자면 이날이 veterans만 갖는 날이 아니고 그분들에게 촛점을 맞추는 날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이 날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영어의 복수 만들기와 소유격 만들기는 꽤 복잡하고요, 원어민 중에서도 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은 단어 뒤에 apostrophe s를 붙이지만, 단어 자체가 “s”로 끝나는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그냥 apostrophe만 붙이면 되죠. 예를 들어서 남자는 영어로 man이고 복수의 소유격을 만드려면 우선 man을 men으로 바꾼 후에 apostrophe s 해서 men’s가 되죠. 여자 woman은 man과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 소유격을 만드니까 대신에 숙녀 lady로 해 볼까요? 우선 복수가 ladies가 되고, 다음에는 또 s 없이 apostrophe만 붙여서 ladies’가 됩니다.
제가 이 세 단어를 예로 든 것은 바로 이 말 다음에 “room”을 쓰면 아주 친숙한 용어가 되기 때문인데요. 미국에서는 또 남성용 여성용을 구분하지 않을 때 restroom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즉 공중 화장실을 뜻합니다. 대화의 소재로 각광을 받는 건 아니지만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하겠는데요. 그런데 이것과이번 선거가 관련이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근소한 차이의 지지율이라서 제가 알기로 0.1%이고 투표자 수는 20만정도인데요. 그래도 벌써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올해 12개 주에서 열린 주지사 선거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North Carolina입니다.
여기는 아시다시피 올해 초에 일명 Bathroom bill이라는 법안이 통과한 주입니다. 원래 이름은 The Public Facilities Privacy & Security Act이고 HB2라는 약자로도 불리는데, 이 법안이 다루는 내용 중에는 최저임금이라든가 아동노동보호, 또 지방 공무원 고용에 대한 규정 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issue가 되었던 것은 bathroom bill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공영 공중 화장실의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입니다. 발단은 올해 2월로 거슬러올라가는데요. Charlotte이라는 도시에서 transgender나 기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시 법령을 만듭니다. 그러자 3월에 주지사가 임시 주의회를 소집해서 바로 말씀드린 HB2를 통과시킵니다. 이중에서 공중 화장실에 대한 내용은, 공공기관이나 공립학교 등의 장소에서 men’s room과 women’s room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꼭 자신의 출생증명서에 적힌 성별에 해당하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골자입니다. 즉 transgender인 경우에 겉으로 보면 예를 들어서 여자인데 태어날 때 남성이었으면 남성 화장실을 써야 하고, 겉으로 보면 남자이지만 원래는 여성이었다면 여성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거죠. 이런 분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상은 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규정인데요. 사실 그전까지는 이것에 대한 어떤 법도 없었거든요. 근데 명시를 하고 나서 찬반으로 갈려서 큰 issue가 된 거고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 법을 집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는데요. 이를 어겼을 시 별다른 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긴 것을 알거나 증명하기도 힘들고요.
North Carolina는 이 법안으로 인해 image에도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경제적인 타격도 컸습니다. 투자를 하려고 했던 기업이 취소를 하기도 했고요. 또 내년으로 정해졌던 NBA의 All-Star Game 역시 취소되고 다른 장소로 정해졌습니다. 그외 대학 football과 basketball에서도 경기 schedule이 취소되거나 아예 schedule을 잡지 않고 있습니다.
주지사인 McCroy는 공화당 쪽인데 이 법안이 통과되고 나서 그 주의 검찰총장인 민주당 쪽 Cooper가 반대를 하고 나섰죠. 연방정부에서도 위헌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고요. 그외에 그에 맞서는 소송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짐작하셨겠지만 올해 the gubernatorial election 주지사 선거에서 이 두 분이 대결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100% 개표된 현재, 총 550만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를 했는데 이 두 분 득표수의 차이는 5000이 되지 않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Cooper 검찰총장이 우세한데, 차이가 너무 근소해서 아마 확인작업을 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고요. 이 상황의 배경에는 아까 말씀드린 the Bathroom bill이 있습니다. Exit poll에 의하면 과반수의 사람이 이 법안을 없애고 싶어한다는데요. 정치가들은 서로서로 상대쪽이 먼저 없애면 자기네도 업애겠다고 아직 기싸움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의 projection대로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가 되면 이 대치상황이 풀리겠지만, 그렇더라도 이 restroom issue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합니다.
오늘 노래는 New Radicals라는 band의 “You Get What You Give”라는 곡을 추천합니다. 주는대로 받는다는 뜻의 제목과 기타 가사의 내용이 이번주에 알맞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