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Tuesday
요즘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정치 문제로 매일 화제가 끊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지금 국회 소식에서 난데없는 영어 전문용어가 keyword으로 등장을 한 상태이죠. 미국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올 가을에 있을 대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예비선거나 경선 과정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후보에 대한 평가라든가, 분석, 결과 예측 같은 것은 저보다 훨씬 더 잘 아시는 분들께 맡기도록 하고요. 이 시간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두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뽑히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에 대해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런 것을 미국인 중에서도 웬만한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입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자주 바뀌기도 하는데요. 오늘 말씀을 드리는 목적은 후에 시험을 본다든가 하는 게 아니니까 마음 편하게 들어주시면 되고요. 다만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뽑는 데 이 정도로 신경을 쓰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을 아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크게 봤을 때, 선거일로부터 반대로 꼽아보자면, 11월에 있을 선거 전에 각 정당에서 한 명의 후보를 정식으로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여름에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2월 초에 시작해서 6월까지 경합을 하는 예비선거, 경선이 주마다 벌어지고 있죠. 또 벌써 작년부터 시작해서 선거 전까지 후보들이 토론회도 벌이게 됩니다. 그중 후보지명을 받을 때 꼭 거쳐야 하는 것이 이 예비선거, 경선인데, 이것을 통해서 각 주마다 할당된 수의 delegates 대의원을 자기 쪽으로 확보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게 아주 복잡한 부분인데요.
우선 크게 보아서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Caucuses와 primaries가 있죠. Caucus는 예전부터 존재한 방식으로, 당 meeting이라고 할까요, 그 주의 그 당 사람들을 대표해서 여름 전당대회에 참석할 대의원을 선출합니다. 그때 대의원으로 뽑히는 사람들이 대외적으로 나는 후보 누구를 지지합니다,라고 발표를 하기도 합니다. 그럼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을 대의원으로 뽑게 되는 거죠. 이런 것이 비밀투표일 때도 있지만 보통 서로 모여서 손을 들거나, 또는 뜻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등 보통 공개적으로 진행이 되고요.
Primary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20세기 초에 시작된 방식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쉽게 말해서 선거입니다.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거죠. 그러면 그 총 비율의 영향을 받아서 그 주의 대의원들도 각 후보를 지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비율이 바로 뉴스에 나오는 몇 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그런 data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까지는 제가 아주 간단하게 뼈대만 말씀을 드렸는데요.
우선 민주와 공화당이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스케줄도 다르고, 또 전체 대의원의 수도 다르고, 가장 중요한 것이 그 수를 각 주에 배당하는 방법도 다르고요, 그 대의원 중 어느 정도가 투표나 일반인의 의사 표시에 의해 특정한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 가도 다릅니다.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했죠? 공화당은 각 주에 몇 명의 대의원을 할당하느냐 하는 guidelines이 40 pages에 달하는 문서라고 합니다. 전체 대의원의 수는 선거마다 바뀌고, 심지어 예비선거 기간 중에도 바뀌는데요. 현재 전국이 2472표이니까, 그중에 1237표를 얻으면 후보로 결정이 되는 것이죠. 민주당의 경우에는 그 guidelines이 165 pages라고 하니까 정말 놀랍죠? 살짝 봤는데 수학 공식처럼 계산법이 주욱 나와있고요. 어쨌든 현재 전국의 대의원 총 수는 4763이고, 후보로 확정되려면 2383표를 얻어야 합니다.
그럼 이렇게 할당된 대의원의 수를 예비선거나 경선의 결과에 따라 어떻게 후보에게 줄까요? 공화당은 연방정부의 간섭을 받기 싫어하는 성향에 따라 각 주에서 알아서 정한다고 합니다. 거의 투표 수에 비례해서 나누는 proportional이 있고, 아예 반대로 제일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사람이 그 주의 전체 대의원을 가져가게 하는 winner-take-all 방식이 있고, 또 이 두 가지 사이에 있는 winner-take-most도 있습니다. South Carolina는 이 방식이라서 Trump가 그 주의 선거구에서 다 1등을 하면서 그 주의 전체 대의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양당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내가 속한 주의 예비 선거 결과와 전혀 관계 없이 내가 지지하고 싶은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소위 superdelegates이 있습니다. 공화당의 경우는 전체 대의원의 5%내외입니다.
민주당은 당에서 통일을 해서 거의 proportional방식으로 대의원을 배분하는 대신 예비선거에서 15% 이상의 표를 받은 경우에 한한다는 조건이 있고요. 간단한 것 같지만 여기에 복병이 있으니, 바로 superdelegates의 숫자입니다. 700명이 넘어서 전체 대의원의 15%정도를 차지하는 큰 집단입니다. 일반인 득표는 한 후보가 우세해서 그에 바탕한 대의원을 할당받더라도, 이 superdelegates이 다른 후보쪽으로 몰리면 판도를 바꿀 정도도 되는, 무서운 영향력을 가졌고 이번 예비선거의 큰 변수라고 하겠습니다. Sanders가 가장 불리한 점이 이것인데요. 워낙 민주당에 연고가 없다보니 superdelegates이 거의 45:1이라는 어마어마한 비율로 Clinton을 지지하고 있어서, 아무리 예비선거를 잘해도 그 효과가 좀 줄어드는 기분입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면, primaries는 open, mixed, closed등의 종류가 있고, caucuses도 open, closed가 있는데요. Closed는 그 당에 등록이 된 사람들만이 와서 투표를 하거나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고, open은 누구라도 voter registration 유권자 등록만 되어 있으면 다른 당에도 투표를 할 수 있는데, 악용될 소지가 다분히 있죠. 다른 당 후보중에서 가장 만만한 사람에게 투표를 할 수 있을테니까요. Mixed는 independent인 사람, 즉 어느 당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도 primary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주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다음주 화요일이 Super Tuesday라고 해서 민주당은 superdelegates를 뺀 대의원 수의 22%정도가 걸려있고, 공화당은 25%정도가 되는 중요한 날입니다. 올해는 공통으로 11개 주, 그외 각 두 개의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데, SEC Primary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거의 반이 되는 다섯 개의 남부지방 주에 대학교 sports league인 Southeastern Conference, 줄여서 SEC에 속하는 학교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Alabama, Arkansas, Georgia, Tennessee, Texas인데요. Sports가 역시 중요한 나라라는 걸 다시 느낄 수 있는 대목이죠? 그 외 Colorado, Massachusetts, Minnesota, Oklahoma, Vermont, Virginia가 공통 주입니다.
미국에서 목소리를 내려면 경제적인 힘도 중요하지만 이런 선거를 통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시민권 있으신 분은 꼭 선거나 예비선거에 참여하시기를 권합니다. 아직 유권자 등록할 시간이 있습니다.
오늘 노래는, Super Tuesday에 primary를 여는 주이자 아까 말씀드린 SEC에 속한 Georgia에 관한 곡입니다. Gladys Knight and the Pips의 명곡 “Midnight Train to Georgia”를 들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