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d after People, Part III
지난주에는 St. Patrick’s Day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는데요, 오늘은 그 전에 시작했던 사람의 이름에서 온 영어 단어에 대해 알아보는 마지막 시간을 갖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요새 모 드라마 덕분에 군복을 입은 남성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 세 분 역시 용맹스러운 군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fashion에 관한 용어의 어원이 되었다는 게 꽤 흥미로운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유명한 the Battle of Waterloo 워털루 전투에서 Napoleon 나폴레옹을 무찌른 영국의 장군이 있습니다. The First Duke of Wellington 제 1대 웰링턴 공작이라고 불리는 Arthur Wellesley인데요. 이분은 21세기에 들어서도 긴 역사를 지닌 영국의 역대 위인 중에서 20위권을 차지하고 있을만큼, 영국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분이 신었던 신발 style이 19세기 초에는 영국 귀족사회를 강타한 유행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전까지 군인들이 신었던 boots를 조금 변형해서 전장뿐이 아니라 평상시 모임에 신어도 괜찮은 모양이 되었고요. 이름은 당연히 the Wellington boots인데, 원래는 가죽으로 되어있었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이 고무로 만들면서 지금 우리가 rain boots라고 알고 있는 그 신발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줄여서 Wellies라고 하기도 합니다.
다음은 역시 Waterloo에 참전했다가 그만 한쪽 팔을 잃고 만 FitzRoy James Henry Somerset이라는 영국 군인입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 옷을 만들 때 소매를 따로 재단해서 몸통부분에 바느질로 붙이는 대신에 어깨에서 연결해서 아예 처음부터 하나로 이어진 모양으로 주문을 했다는데요. 그래서 그 style을 이분의 작위 이름을 따서 부르게 되었는데, 바로 the First Baron of Raglan 제 1대 라글란 남작입니다. 한국에서는 옛날에 라그랑 소매라고 부르시는 분도 계셨는데, 아마도 이 말의 일본식 발음에서 온 게 아닌가 합니다. Fashion이니까 France어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이분은 나중에 the Crimean War 크림 전쟁에 장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를 한 진짜 군인입니다.
19세기 중반에 네 나라의 연합군과 Russia군 사이에 발발한 이 크림 전쟁에서 결국에는 영국이 속한 연합군이 승리를 거두긴 했습니다만, 그 사이에 “영국군 역사상 가장 졸렬한 전투”라는 아주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받은 전투가 있었습니다. The Battle of Balaclava 발라클라바 전투였는데요. 여기의 총지휘관은 Raglan 남작인 Fitzroy Somerset 장군이었고요. 그 수하에서 여단장을 맡은 사람이 James Thomas Brudenell이라는 분이었는데, 이분이 이 전투의 끝무렵에 그만 명령전달을 잘못 받아서 자신의 여단을 이끌고 Russia 군대쪽으로 돌격을 합니다. 그런데 그게 가야 할 쪽이 아니라 아주 무기도 많고 준비도 잘 된 군인들이 있는 쪽으로 잘못 가버리는 바람에 아주 큰 피해를 입었고, 자신은 살아 돌아오기는 했습니다. 이것을 the Charge of the Light Brigade 경기병 여단 돌격사건이라고 부르는데, 아까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받게 된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한국에서는 언론 플레이를 줄여서 언플이라고도 하는 소위 spin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Tennyson이라는 유명한 시인도 이 돌격에 대해 얼마나 용감했나 하는 시도 쓰는 등, 영국에서는 이 여단장이 환대를 받고 celebrity가 됩니다. 그래서 이분이 입었다고 해서, 실로 짠 조끼가 유행하면서 이분의 작위 이름을 따라 불리게 되었는데요. The Seventh Earl of Cardigan 제 7대 카디건 백작이었죠. 지금은 소매까지 있는 앞이 터진 sweater의 종류이지만, 처음에는 조끼 style이었습니다.
이제는 France로 건너가볼까요? 우선 19세기 중반에 활동했던 곡예사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trapeze 공중곡예를 발달시킨 Jules Léotard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이 당시에 발명을 해서 곡예를 할 때 입었던 옷에 이분의 이름을 붙여서 부르고 있는데요. Leotard 레오타드이죠. 지금은 곡예뿐만이 아니라 ballet를 연습하거나 체조 등을 할 때도 이 style의 옷을 입습니다. 무용을 하셨거나 자녀가 무용을 하는 분이라면 아마 잘 아실 거예요.
다음은 옷이 아니라 머리 모양에 대한 용어입니다. 18세기 중반 France Louis XV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은 Jeanne Antoinette Poisson이라는 분이 있었는데요. 후작부인이라는 작위를 받아서 Marquise de Pompadour가 되었습니다. 감이 오시죠? 바로 pompadour 퐁파두르라는 hairstyle입니다. 앞머리를 위로 올려서 뒤로 넘기는 형태인데요. 20세기 중반부터는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 style로도 사랑을 받게 되었죠. Elvis Presley라든가 James Dean등이 이 머리로 잘 알려져 있고, 요즘은 Conan O’Brien이나 Bruno Mars같은 분, 또 어둠의 세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표현할 때 애용하는 style이기도 합니다.
다음 역시 hair이긴 한데 머리에 있는 hair가 아니라 얼굴에 있는 hair에 관한 용어입니다. 한국어로 구레나룻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sideburns라고 하죠. 이 말이 사람의 이름에서 나왔습니다. 이걸로 잘 알려진 분이 Ambrose Burnside라는 미국인으로 19세기에 Rhode Island에서 주지사도 하고 나중에 senator도 한 정치가인데요. 또 미국에서 총격사건이라든가 대선이 있을 때마다 주목을 받는 NRA 총기협회의 초대 회장이기도 했습니다. Moustache 콧수염과 sideburns을 연결한 facial hair로 유명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미국 여성의 이름에서 나온 fashion 용어인데요. 옛날에는 여성들이 속치마를 겹겹이 입고 땅에 끌리는 dress를 입다가, 19세기 중반 여성 운동가들이 치마를 짧게 하고 그 속에 낙낙한 긴 바지를 입었는데, 처음 입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당시 여성운동가였던 Amelia Bloomer의 이름을 따서 the Bloomer dress라고 불렸습니다. 그 유행이 지나고 나서 19세기 말부터 운동용으로 치마 없이 바지만 무릎 바로 밑에서 묶어주고 입게 되어서 그것 역시 bloomers라고 부르게 된 거죠. 길이는 점점 짧아졌고요. 이 용어 역시 일본의 영향으로 부루마라고 부르시기도 하고, 예전에는 체육복으로 사용하기도 했죠.
마지막 두 단어는 fashion 관련은 아니지만 미국인 이름에서 온 말입니다. 먼저 Samuel Maverick이라는 Texas San Antonio의 시장을 지냈던 분은 자기 소유의 가축에 branding 낙인 찍는 걸 거부해서, 처음에는 낙인 없는 가축이라는 의미였지만 지금은 개성이 강한 독창적인 이단아를 지칭할 때 maverick이라고 하죠. 끝으로, lynch 또는 lynching이라는 무서운 단어가 있는데요. 지금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연상시키는 안좋은 말입니다만, 원래는 중립적, 또는 아예 좋은 뜻의 용어였습니다. 미국 독립전쟁 시대에 Virginia에 살던 Charles Lynch라는 독립주의자가 있었는데, 영국쪽에 우호적인 사람들을 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임의로 수감을 했습니다. 그래서 법을 통하지 않고 개인의 권한으로 형을 행사하는 것을 Lynch Law라고 불렀는데요. 이분은 전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에 들어서는 이 말이 그만 lynch mob으로 대표되는 hate crime이 떠오르는 단어가 되고 말았지만, 어쨌든 사람의 이름에서 온 말입니다.
오늘 노래는 the Cardigans라는 band가 hit시킨, 봄에 어울리는 살랑살랑하는 “Lovefool” 들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