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in America
지난주말 영국인의 과반수가 EU 탈퇴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투표로 밝힌 후에 전세계가 영국에 관한 news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미국은 EU 회원국이 아닌데도 자주 거론되기도 했는데, 영국과의 친밀한 관계가 재조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인들은 한번쯤 들어보았을만한 농담, 즉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라는 얘기가 이번에는 영국을 묘사하는 말로 등장할 정도였으니까요.
이 Something Good 코너에서 예전부터 자주 말씀드리지만, 영국을 빼놓고 미국의 문화를 논할 수는 없습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을 선포하고 전쟁을 치루기도 한 과거가 있지만, 두 나라는 참 친합니다. 곧 돌아오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이번 시간에는 미국 안의 영국에 대해 잠깐 말씀을 나눌까 합니다.
우선 영국이라는 나라의 정식명칭을 알고 계신가요? 미국을 보통 America라고 하지만 the United States, the US, USA,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등 달리 부를 수 있는 이름도 참 많은 것처럼, 영국도 이름이 몇 개 있습니다. 보통 the United Kingdom 또는 UK라고 하거나 Britain이라고 하지만, 원래는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라고 해서, Great Britain이라는 섬 전체와 Ireland라는 섬의 북부로 이루어진 왕국입니다. Great Britain에는 다시 England, Scotland, Wales가 있죠. Great Britain이라고 말하면 이 섬만 가리키는 경우도 있고, UK 전체를 뜻할 때도 있어서 약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영국이 미국에 끼친 영향 1위는 아무래도 언어겠죠. 미국 외에도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의 전 식민지는 제법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인구가 많다보니,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전세계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3분의 2정도가 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영어는 미국의 공식적인 국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는지요? 헌법에 국어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 단위로는 공식어로 지정하기도 해서 현재 30여개의 주에서 공식어입니다. New York에서는 법으로 제정하려고 논의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가 다르다는 것은 당연히 아시고 계실텐데요.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발음, 억양이겠죠. 한국에서 중국이나 Russia등으로 건너가 소수민족이 된 동포의 한국어를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더 쉽게 되실텐데요. 영국에서 미국으로 영어가 건너온 후에 영국에서는 그 언어의 발음이 계속 변화를 한 반면, 미국에서는 발음이 전파되던 당시의 상태로 많이 굳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영국에서도 예를 들어 “r” 발음을 해줘서 미국에서는 계속 유지가 되었지만, 그사이에 영국에서는 발음이 변하면서 모음 뒤에 오는 “r” 발음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죠. 어떻게 보면 미국은 옛날식 영어발음을 쓴다고도 하겠습니다. 미국사람들은 대체로 영국식 발음을 소위 있어보이는 것 같아고 하면서 좋아합니다.
또 두 나라의 영어는 어휘나 표현, 문법에서도 차이가 나기도 하고요. 또 같은 단어의 spelling이라든가 발음이 조금씩 차이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EU 탈퇴 찬반투표 전부터도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렸던 Brexit이라는 말 있죠? 잘 아시다시피 두 단어를 합성한 말인데요. 영국 Britain에서 Br과 어디에서 나가다 할 때의 “exit”을 합친 거죠. 미국의 한 심야 talk show에서는 이 말이 “Brangelina”와 비슷하게 만들어 진거라고 알려주기도 했고요. 한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영국발음인 “Brexit”에 근접하게 “브렉시트”라고 표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쪽 news를 보신 분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우선 이 말 자체를 화면에 적어놓기는 합니다만 anchors등이 실제로 말로 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냥 풀어서 영국의 탈퇴 결정이라든가 이 투표결과등으로 지칭을 하는데요. 간혹 이 단어를 입으로 말하는 경우에도 “Brexit”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약간 다르게 “Brexit”이라고 발음하는 사람도 제법 있습니다. 그것은 두번째 단어인 “exit”을 영국에서는 “exit”이라고 발음하지만 미국에서는, 특히 동부쪽이나 중서부에서는 대체로 “exit”이라고 발음하기 때문인데요. 둘 다 틀리지는 않지만, 영국의 현상에 대한 용어이니까 영국식으로 발음해주는 것도 좋겠죠?
다음은 영국에 바탕을 두거나 영국인이 만든 미국의 상징물입니다. 우선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원래는 영국 국기를 바탕으로, 말하자면 현재 Australia라든가 New Zealand의 국기와 비슷하게, 왼쪽 위에는 Union Jack이라는 영국 국기가 들어가고, 나머지는 지금과 비슷하게 줄이 쳐져있었죠. 미국 국가인 “The Star-Spangled Banner”의 melody가 영국인이 작곡했다는 것은 예전 이 시간에 말씀드렸고요. 그외에도 미국 대통령의 배경음악인 “Hail to the Chief”라든가, 미국 국가가 생기기 전에 국가 대신 불렀던 “My Country, ’Tis of Thee”도 영국인이 작곡했죠. 민요로 알려진 “Yankee Doodle”도 영국의 melody를 변환한 것이고, 한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미국에서 행사때 감동이 필요하면 등장하는 곡 “Amazing Grace”도 영국인이 작곡했습니다. 또 미국 국회의사당인 Capitol은 영국에서 유학한 미국 건축가가 지었는데, London의 성당을 본떠 만들었다고 하죠. 이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apple pie 역시 영국에서 넘어온 거라고 하죠. 그래서 “as American as apple pie”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도 “as English as apple pie”가 더 정확할 수도 있겠네요.
또 한인들을 힘들게 하는 미국식 단위도 사실은 영국식에 바탕을 뒀는데요. Pound, inch, acre, gallon 등등이죠. 정작 영국은 그후에 metric system으로 전환을 했다는 반전이 있습니다.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이 있는데 그중 영국계, 특히 England계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구조사에서는 통계적으로 아니게 나왔다고 해서 사람들이 놀란 적이 있죠. 알고보니 자신의 ethnicity를 표시할 때 “American”이라는 보기가 새로 생겼다고 해요. 그래서 English 혈통의 사람들이 이제는 English로 자기를 생각하지 않고 American으로 쓴 것같다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이렇게 영국계 미국인이라는 말이 불필요할 정도로, 영국은 곧 미국이라는 생각이 있는 거죠. 미국에서 가장 많은 성씨 10개를 보면 그중 8개가 영국식입니다. 워낙 여러 민족이 섞여있는 New York같은 곳에서는 잘 느끼거나 접하지 못하실 수도 있지만, 미국 전체로 보면 이런 성이 참 많습니다. Smith, Johnson, Williams, Brown, Jones, Miller, Davis, Wilson인데요. 이중 여섯 개의 성이 현재 영국 last names top 10에도 들어있는 성입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중 England의 피가 조금이라도 섞인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인데요. 초대 Washington으로부터 현재 Obama 대통령까지 마흔 네 명 중에 English계가 아닌 사람은 여덟명이고요. Scotland까지 포함해서 본다면 44명중 세 명만 Great Britain 섬 출신의 후손이 아닙니다. 대단하죠? 참고로 Hillary Clinton의 조상중에는 English계가 있고요. Donald Trump의 아버지는 독일인이고, 어머니는 Scotland에서 온 이민 1세라고 합니다.
오늘 노래는 미국인이 좋아하는 영국의 가수 Adele의 곡입니다. “Rolling in the Deep” 들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