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ce Relations
지난주 Texas에서 벌어진 경찰 저격 사건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인종간의 갈등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하게 했는데요. 여기서 갈등이 있는 인종이라고 하면 암묵적으로 백인과 흑인을 가리킵니다. 그 두 인종에 속하지 않는 한인들로서는, 소위 불똥이 나한테 튀지 않는 한 내가 여기에 그리 큰 관심을 가져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 사는 한은 인종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고요. 또 이 두 인종간의 갈등에 대한 이해와 미국에서 한국계로 살아가는데는 관계가 분명히 있겠죠.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news등을 보시면 최근 2-3년간 있었던 관련된 사건을 정리해주기도 하고, 전문가들이 조금 더 심도있는 얘기를 하게 되면 잘 모르는, 더 오래된 사건을 제목만으로 언급을 하면서 논하기도 하는데요. 즉 이런 오래된 사건은 하도 유명해서 제목만 말해도 뭔지 미국인들은 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오늘은 흑백 인종 갈등의 역사에 대해 조금 알아볼텐데요. 너무 범위가 넓으니까 한인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교육쪽을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아마 가장 많이 나오는 case의 이름이 Brown v. Board of Education이라는 재판일텐데요. 이것은 1950년대에 열린 인종차별에 대한 재판으로, 이후 공립학교에서 인종을 차별 또는 구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Board of Education 교육국이라는 것은 Kansas 주의 Topeka라는 곳의 교육국을 말하고요. Brown이라는 원고는 사람의 이름이고요. 당시 초등학생 딸을 둔 흑인 학부형이었는데, 사실은 원고가 더 많았지만 대표로 이분의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하죠. 이 가족은 여러 민족이 섞여 살던 동네에 거주했고 이 따님도 그래서 같이 놀던 친구들중에 백인이 많았는데,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러 자기 집 근처에 있고 자기 친구들이 다 다니던 학교에 갔더니 등교할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되고 대신 거의 그 학교에 가는 거리에 있는 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고 멀리 있는 흑인용 학교에 가야 했다는 겁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이렇게 인종에 따라 공립학교를 나누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재판을 많이 언급하는 것이고요.
물론 이런 결정이 바로 다 받아들여진 것은 아닙니다. 특히 남부쪽의 주에서는 이에 불복하기도 했는데요. Arkansas에서는 주지사가 백인전용 고등학교에 등교를 하려던 9명의 흑인학생을 막으려고 주방위군을 투입하게 되는데, Eisenhower 대통령이 여기에 대응해서 군대를 파견했죠. Mississippi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재판을 준비하던 흑인을 백인이 살해하기도 했고요. 또 유명한 사건으로는 1963년에 Alabama의 주지사인던 George Wallace가 Alabama 주립대학에 등교하려던 흑인 학생 두 명을 직접 대학 정문에 서서 몸으로 막으려고 한 것인데요. Kennedy 대통령의 명으로 투입된 Alabama주방위군이 주지사를 직접 옆으로 옮기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학생이나 사람들을 구분해서 따로따로 나눠놓는 것을 동사로 segregate, 명사는 segregation이라고 하는데요. 즉 이 판결 전에는 이렇게 사실상의 segregation이 학교에 존재했다는 것이고, 이후에는 이걸 없애는데 영어로 desegregation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de-“라는 접두사는 무엇무엇을 반대로 하는것, 역으로 하는 것, 푸는 것을 뜻하고요. 그래서 de-segregate이 되는데요. 비슷한 방법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우선 microwave에 보시면 defrost라는 setting이 있죠. De-frost, 해동이라는 뜻입니다. 또 겨울에 차나 driveway에 얼음이 있을 때 deice라고 하면 녹이는 것이고요. 또 비행기 같은 것을 탈 때 탑승권을 영어로 boarding pass라고 하죠? 그럼 탑승하다는 말은 영어로 board이겠죠. 그리고 내리는 것은 deboard라고 합니다. 또 이제는 한국에서도 여름에 많이 찾으시는 제품으로 “데오도란트”라는 게 있는데요. 영어 발음은 deodorant이고요, “odor”가 냄새라는 말이니까 de+odorant라고 하면 냄새를 없애준다는 뜻입니다. 또 chicken이나 생선 등에서 뼈나 가시를 발라내는 것은 debone이라고 합니다. 또 가습기는 humidifier라고 하는데요. 반대로 지하실 같은 데 두는 제습기가 있죠? 이것은 dehumidifier라고 합니다.
어쨌든 공립학교에서 50년대 이후로 desegregation이 진행되었는데요. 최근에 일어났던 Missouri주의 Ferguson 사태 기억하시죠? 그후 그 동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Missouri 주립대학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새겼는데 학교측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 흑인 학생들의 불만을 사게 되었고, 그 학생들의 운동 결과 총장이 자진 사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60년대에 흔히 볼 수 있던 광경입니다. 흑인 학생들이 인권에 관한 여러 요구를 하며 농성 등의 운동을 했는데요. 예를 들면 흑인 교수를 채용해라, African-American 학과를 개설해라, 등등이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총장이 그만두는 일은 없었겠지만, 이후로 차츰차츰 학교 안에서 흑인의 존재가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Missouri 주립대학의 문제도 역사를 알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데요. 남북전쟁 당시 Missouri주에서는 어느 한 쪽의 편에 설 수가 없었는데, 주민들이 양쪽으로 갈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 안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많았는데, 당시 전체 주 중에서 세 번째로 많이 이런 충돌이나 폭력사태가 있었다고 하죠. 이런 역사적이 배경이 최근의 상황에도 영향을 당연히 끼쳤을 것이고요. 또 학교 전체는 desegregation이 이뤄졌어도 예를 들면 fraternities같은 데는 최근까지도 백인만 뽑는다거나 하는 전통이 공공연히 지속되었다고 하고요.
70년대에는 지금만큼 폭력적인 사태를 불러온 일이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흑인이 어떤 학교에 다닐 수 있느냐가 문제였지만, 이제는 다닐 수는 있으나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법적으로 각 학교의 인종 구성비를 그 학군의 주민 인종 비율과 같도록 정하게 된 거죠. 예를 들면 백인이 대부분인 학교와 흑인이 대부분인 학교를 섞어서, 학생의 반 씩 반대 학교로 bus를 태워 등교시킨 건데요. 이걸 desegregation bussing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강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학교에 주는 금전적인 지원을 거둔다고 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강제 전학을 한 백인이나 전학생을 받은 백인 학교가 반발을 했는데요. 거기에 보복 폭력 등이 더해져서 특히 Boston에서는 전국적으로 알려질만큼 큰 issue였습니다. 이런 학교는 보통 경제적으로 가난한 동네에 있었다는 것도 문제였고요. 또 이를 피해 백인들이 도시를 떠나거나 사립학교를 보내면서 이 정책은 곧 무의미하게 되어버렸죠. 게다가 이렇게 해도 흑인학생의 성적이 그리 좋아지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동양계는 어느 정책 하에서도 성적이 좋았다고 하죠. 지금은 아시다시피 시험을 봐서 각 학교의 경쟁력을 측정하고 있고요.
오늘 Obama 대통령이 Texas 사태와 인종 갈등을 주제로 town hall meeting을 여는데, 시간 내셔서 조금이라도 시청하시기를 권합니다.
오늘 노래는 Black Eyed Peas의 “Where Is the Love?”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