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ended Families
이번주에는 미국 전체가 Ohio주의 Cleveland에 있는 Quicken Loans Arena에서 열리는 공화당의 전당대회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정식 후보로 지명된 Donald Trump의 부인과 자녀들 또한 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Trump는 3남 2녀를 두었는데, 그중 장남인 Donald Jr.와 차녀인 Tiffany가 화요일에 연설을 했죠. 이 둘째 따님은 선거운동에 거의 참여를 하지 않아서, 이번에 정치가의 자녀로 첫 선을 보였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요. 장녀인 Ivanka는 다들 알지만, Tiffany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지, 연설 직후에 이분의 이름이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고 하죠. 거기까지는 놀라울 게 없는 사실인데요. 흥미로운 점은 Tiffany Trump에 대해 가장 많이 검색창에 입력했다는 질문입니다. Tiffany Trump의 엄마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이 질문만큼 미국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것도 흔치 않을 것 같은데요.
만일 Trump가 당선이 된다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세 번 결혼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또 200년만에 처음으로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영부인이 된다고 하죠. Trump는 첫 번째 부인인 Ivana와의 사이에서 Donald Jr., Ivanka, Eric 이렇게 2남 1녀를 두었고요. 현재 부인이자 월요일에 크게 화제가 된 연설을 한 Melania와는 막내 아드님인 Barron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부인이었던 Marla Maples가 아까 말씀드린 Tiffany의 엄마는 누구인가?의 정답입니다. 즉 미국 대중은 이런 사정을 대충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는 몰랐기 때문에 그런 검색을 한 거였겠죠. 그러니까 두 따님은 서로 half-sisters인거고, Melania는 두 따님의 stepmother입니다.
미국은 이렇게 부모 중 한 쪽 또는 양쪽이 재혼을 한 가정이 많습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의 거의 40%정도가 이런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부부의 한 쪽 또는 양쪽이 재혼인 경우 stepfamily 또는 blended family라고 부릅니다. 둘 다 똑같이 쓸 수 있지만, blended family인 경우는 약간 두 쪽이 다 재혼이고 각자 따로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재혼을 했다는 의미가 조금 더 강하다고 하겠고요. 이런 경우에는 step siblings이 생기게 되겠죠. 물론 stepparents와 stepchildren이 되기도 하고요. Step이라는 말이 들어간 경우에는 두 사람 사이에 아무 혈연이 없다는 뜻입니다. 즉 내 배우자의 자녀라든가 내 부모의 새 배우자를 말하고요, 그 배우자의 자녀를 가리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유명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알려진 Kardashian 가족을 보면, Bruce Jenner가 Kris Kardashian과 결혼을 하면서 Bruce의 네 자녀와 Kris의 네 자녀가 서로 step brothers와 step sisters가 되었죠. 그리고 그 부부가 또 두 따님을 얻으면서 큰 자녀들이 half brothers와 half sisters가 된 거고요. 그리고 Bruce의 3남 1녀 중에서 두 명의 아드님은 그 어머니가 재혼을 하면서 또 그쪽으로도 stepsisters가 생겼는데요. 그런데 그 stepsisters의 예전 stepsisters가 다름아닌 Hadid 자매입니다. 역시 유명하죠. 그리고 범 Kardashian가의 막내 따님들인 Jenner 자매와 Hadid 자매들이 친구가 되어서 정말 복잡하면서도 쿨한 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럼 stepchild는 이런 stepfather나 stepmother를 뭐라고 부를까요? 애기때 부모님이 재혼을 해서 거의 자기를 친부모처럼 키운 경우에는 그냥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간 혼동이 올 수도 있죠. 그러나 어렸을때부터 같이 산 새부모라도 first name으로 부를 수도 있고요. 그리고 큰 자녀라면 새부모의 first name을 부릅니다. 즉 Kim Kardashian은 Bruce Jenner를 Bruce라고 불렀죠. 이건 한국인이 적응하기 참 힘든 문화요소인데요. 미국인에게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웃집 할아버지 할머니도 first names으로 부르니까요. 또 시부모나 장인장모도 first names으로 호칭합니다. 한국에서 요즘은 부부 중에 여성이 연상인 경우가 많아지고 또 부부의 나이차도 다양해지면서 예를 들면 형제 중에서 형은 어린 사람과 결혼을 하고 동생은 연상과 결혼을 했을 때 호칭이나 서열 정리에 힘들어하시죠. 또 부부의 나이차가 많으면 장인장모와 사위의 연배가 비슷할 수도 있고, 또 stepmother와 stepchildren이 비슷한 나이일 수도 있죠. Trump의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고 하겠는데요. 이럴때 서로 first names을 부르면 덜 불편하겠죠? 다행히도 Melania Trump의 친정 아버님이 Trump보다 조금 나이가 위고 Melania도 Trump의 큰아드님보다 나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이혼 가정인 경우에는 보통 어머니가 양육권을 갖게 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아버지와 살기도 합니다. 왔다갔다 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말씀드린 Trump나 Kardashian 집안처럼 가정사가 좀 복잡하게 얽힌 경우에도 그게 그리 큰 흉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좋을 것도 없지만, 어느 업계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당사자에게 큰 불이익이 간다거나 하진 않고요. 사실 미국은 개인주의가 강해서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해 캐듯이 물어보거나 자기의 가족 관계를 자세히 밝히지 않거든요. 그래서 관심도 없고 잘 모르고 지나가는데요.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때는 결혼식입니다. 친부모님, 또 언제 재혼을 했느냐에 따라 stepparent가 가까울 수 있는데 그런 경우 모든 관계나 임무 같은 것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는지 좀 부담이 될 수 있죠. 그래서 예전처럼 완전히 형식에 따르는 예식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옛날 형식대로라면 아버지가 신부와 같이 입장하는데 친아버지와 왕래가 없었고 새아버지가 아버지 노릇을 해왔다면, 혼자 입장을 하거나, 어머니와 하거나, 부모님과 하거나, 아니면 새아버지가 아예 같이 입장할 수도 있겠죠. 이건 각 가족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선택의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혹시 결혼식에 가셨는데 부모님의 수가 너무 많다,고 느끼시더라도 놀라는 표정을 크게 짓지 않으시기를 바라고요. 그리고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님도 이날만큼은 같이 모이는데요. 예를 들어 Ivanka Trump의 결혼식에는 친형제인 Donald Jr.와 Eric과 엄마인 Ivana가 Donald와 같이 사진을 찍었죠. 그 외 Tiffany라든가 Barron, 또 Melania는 참석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식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지인의 결혼식에 간 적이 있는데, 신랑은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 엄마와 주로 살았지만 아빠와 산 적도 있어서 아버지가 와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는데요. 반면에 신부의 부모님 역시 이혼이지만, 이 경우에는 아버지와 왕래가 없었던 것 같아서, 신부 아버지의 임무를 다 하시는데도 조금 그 사이가 불편하다는 게 보였어요. 다행히 신랑의 전 stepfather는 참석을 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Trump 가문은 재력이나 영향력이 평범한 미국인이 절대 아니지만, 이런 복잡한 가족 관계로 보면 미국을 대표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Cleveland에는 Rock’n’Roll Hall of Fame이 있는데 올해 뽑힌 artists중에서 Chicago의 노래를 추천합니다. 명곡 “Colour My World” 들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