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ing
얼마 전에 미국인의 이름 발음에 대해 말씀을 나눈 후에 영어 이름을 지을 때 도움이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게 되어서, 오늘은 자녀의 영어 이름을 지을 때 알아두면 좋은 점 몇 가지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옛날에 한국에서 작명을 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족보에 나온 돌림자에 맞추어 지었죠. 여성의 경우에는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특히 남성의 경우 이 항렬과 돌림자가 중요했는데요. 또 대부분 한자로 쓸 수 있는 이름이었죠. 영어 이름에는 항렬의 개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가문에 따라서, 그 집안의 조상의 이름을 가져다가 쓰기도 합니다. 조부모라든가, 증조부모, 그 윗대의 이름 중에 고르기도 하죠. 물론 부모의 이름을 물려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아버지의 이름을 아들이 받게 되는데, 이게 바로 2세, 3세 등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2세는 Jr.이라고 하고, 그 다음부터는 III, IV 등으로 붙이게 됩니다. 여기에 예외가 하나 있는데요. 유태인은 부모의 이름을 쓰지 않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관습이죠. 그래서 Jr.같은 suffix가 따르는 이름으로 미루어 유태인이 아니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통 직계 가족의 이름을 가져다 쓰지만 그외 친척 중에서 기리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따오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30-40년 동안 새로운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 동시에 예전에 인기 있던 이름이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데요. 조부모의 이름을 물려받는 게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60~70년 단위로 이름이 다시 유행합니다. 그런데 부모로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예쁘거나 멋진 이름을 지어주고 싶기도 하겠죠? 그럴 경우에는 자녀의 조부모의 이름을 middle name으로 넣는 방법을 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럴 때 양쪽 부모님들이 lobby를 하기도 하죠. 그리고 돌림자도 원칙적으로는 없지만, 부모에 따라서 처음 철자를 통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the Kardashians의 이름을 보면 여성의 경우 다 K로 시작하는데요. Kim, Kourtney, Khloe, Kendall, Kylie 등입니다.
미국에서는 아까 말씀드린대로 새로운 이름이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인 또는 한국계 미국인이 영어 이름을 지을 때는 아직까지는 기존의 영어 이름에서 고르는 게 대부분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이런 새로운 이름에 대해 알아두면 좋겠죠. 몇 가지 경향이 있는데요. 우선 기존에는 성으로 쓰이던 이름을 first name으로 하는 경우입니다. The Kardashians 자매 중에도 Kendall이라는 이름은 원래 성이죠. 그러나 이렇게 멋지게 들리는 first name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 Taylor, Madison, Riley, Harper 등의 여자 이름과, Cooper, Hunter, Mason, Brady 등의 남자 이름 외에도 아주 많습니다. 저희 educhora의 clients중에 이렇게 성을 이름으로 쓴 분이 있었는데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 교포 2세 여성이었습니다. 흔치 않은 일이라서 신기하게 여겼는데, 알고 보니 원래는 한국인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이름이었지만 자기가 나중에 개명을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 그럼 그렇지,라고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그 외에 지명을 가져다 쓰기도 하죠. China라든가, Brooklyn 등의 이름이 있고, 미국의 주 중에서 Montana나 Dakota도 여기 속하겠습니다.
다음은 인종 또는 종교를 나타내는 이름을 비영어권에서 가져와서 쓰는 경우입니다. 예전에 이름에 대해 말씀을 나눌 때 언급한 적이 있는데, 특히 Africa와 관련이 있는 이름이나, Arab권에서 온 이름 등이 여기에 속하겠죠. 기존의 영어 이름은 기독교에 바탕하는데요. 요즘은 불교나 Hindu교에서도 idea를 얻기도 합니다. 미녀 배우 Uma Thurman의 경우 first name은 Hindu교에서, middle name인 Karuna는 불교에서 온 이름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이름을 찾는 이유는 미국인들이 그만큼 자신만의 특별한 이름이나 정체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기존의 이름이라도 spelling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게 한국에서 오신 분들에게는 혼란스러운 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름은 하난데 철자법이 네다섯 개가 되면 이상하고 복잡하죠. Katherine을 K로 쓰거나 C로 시작할 수 있고요. 그리고 중간에 오는 e를 a로 쓰기도 합니다. 또 뒷부분 spelling을 아예 바꿔서 Kathryn으로 쓰기도 하죠. 그리고 이 이름과 같이 속한다고 여기는 이름도 있죠. Kathleen이 있겠고요. 요즘 20대 여성에게 많이 볼 수 있는 Caitlin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는데, 이 이름도 철자법이 다양합니다. 원래는 Irish 이름인데, wiki에서 수록한 철자변형이 30개가 넘습니다. 미국의 경우에 한해서고요. 그래서 이렇게 흔한 이름이라도 spelling이 독특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이름의 spelling을 물어보시는 게 좋고요. 자기의 이름이 이상한 spelling인 사람은 벌써 자기가 알고 처음부터 spelling을 대기도 합니다. The Kardashians 자매 이름에도 Kourtney와 Khloe는 K가 아니라 C가 standard spelling이지만 K로 통일하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이름과 비슷하게, 특정한 세대가 쉽게 떠오르는 이름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출생한 분들의 경우인데, Jeffrey라든가 Linda라고 하면 바로 6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 생각나고요. Jason은 70년대생, Brittany라고 하면 80년대생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태어나는 자녀에게는 이런 이름은 친척에게 받지 않는 이상 가능하면 고르지 않는 게 좋겠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행이 돌고 돌기 때문에 어떤 이름은 다시 각광을 받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게 여성 이름인 Emma인데요. 영국에서는 쭉 인기가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가 80년대 말 경부터 다시 등장해서 90년대, 2000년대에는 top 5 안에 꾸준히 드는 이름이 되었죠. 그러나 Mabel이라는 이름은 1900년경에 유행했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다시 인기를 얻을지도 모르죠.
예전에는 연예인의 이름이나 작품 속의 인물 이름을 따라서 자녀의 이름을 지었는데요. 요즘은 이에 덧붙여서 연예인의 자녀의 이름을 따라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이게 새로운 이름이든, 예전 이름을 다시 꺼내든 상관 없이 해당이 되고요. 또 이름 자체를 그대로 쓰기도 하지만, 작명법을 따라하는데요. 예를 들어 지명을 이름으로 하거나, 성을 이름으로 하는 작명법은 연예인들이 유행시켰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도 비슷하겠지만 미국에서도 남성의 이름은 여성의 이름보다 더 천천히 바뀌고 variations도 더 적습니다. 그래서 the Kardashians도 자매는 다 K로 시작하는 이름이지만 남자는 아버지의 이름인 Robert을 물려받은 Rob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세대나 남자 이름은 J자로 시작하는 게 인기가 있습니다. 아까 Jeffrey, Jason 후에 Justin, Jayden을 거쳐 지금은 Jacob도 인기가 많죠. 물론 steady sellers인 John과 James도 빼놓으면 안 되겠고요.
오늘 노래는 Neil Diamond의 Sweet Carolin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