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akes, Part II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주에도 영화 remakes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지난번에는 원작이 외화인 경우 영어로, 또 미국 정서로 바꾸는 경우를 말씀드렸고요, 또 예전 영화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배역이나 배우, 또 등장하는 기술등이 바뀐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TV programs을 영화로 제작한 경우와, 원작의 내용과 인물 등은 변화가 거의 없지만 genre에 변화가 있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TV programs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지만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일인데요. TV는 cable이나 다른 service의 가입비를 제외한다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영화는 더 큰 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에, TV에서 공짜로 보던 program과 같은 제목, 비슷한 배역, 설정 등을 가진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돈을 내는 수고를 하며 볼 사람들이 많으려면 웬만큼 만들어서는 힘들겠죠? 그래서 그런지 TV에서 은막으로 옮겨서 성공한 작품의 대부분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TV의 내용이나 style에 조금 변화를 준다는 것인데요.
Tom Cruise가 나오는 action spy film series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제목이 있죠? 바로 Mission: Impossible series입니다. 벌써 5편까지 상영을 했고 6편을 제작할 계획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TV program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60-70년대에 방영을 했고 영화에서도 계속 쓴 theme 음악이 아주 유명한 작품입니다. 80년대 말에 잠깐 TV에서 먼저 remake를 한 후, 90년대 중반에 영화로 만들면서 TV 원작의 주인공 배역의 이름만 가지고 왔지만 영화에서는 1편에서만 나오고, 조연이었죠. 그 외에 영화에서는 action scenes도 강도가 높아지고, IMAX등의 기술을 이용해서 시각적으로 대단한 series가 되고 있습니다. 또 영화 안에서의 scale도 커져서, 이 요원들의 활동무대가 미국에서만이 아니라 전세계로 넓어졌고, 또 다루는 사건도 지구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는 임무 등, 여러 의미에서 소위 판이 커졌다고 하겠습니다.
다음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방영하면서 Johnny Depp을 star로 만든 TV program을 영화화 한 경우입니다. 21 Jump Street에서는 젊기도 하지만 동안의 소유자인 경찰들이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학생으로 위장해 들어가서 범죄를 수사했는데요. Genre는 drama이지만 미국방송 특유의 경쾌하고 소위 cool한 wit가 조금씩 들어가긴 했었죠. 이에 비해 영화는 완전 comedy입니다. 원작과는 다른 배역인 두 경찰이 주인공인데, 이 사람들이 학교에 위장편입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profiles이 바뀌어서, 서로 연기하기 힘든 설정의 학생행세를 해야 한다는 설정도 큰 웃음을 제공했죠. 이 영화 역시 series가 되어서 22 Jump Street이 나왔고, 23 Jump Street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70년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TV drama인 The Fugitive입니다. 도망자라는 한국 제목이 있었죠. 90년대에 Harrison Ford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는데요, 등장인물의 이름도 같고, 전체적인 줄거리도 같고, genre도 역시 같습니다. 또 원작에서는 진짜 범인을 잡고 누명을 벗기까지 몇년이 걸리면서 series가 끝날 때 당시로서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영화도 같은 얘기니까 누가 범인이고 어떤 결말이 날지 알았음에도 아주 성공한 영화가 되었죠. 원작과 다른 점은,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추적하는 경찰 배역의 비중이 늘어났고, 이 모든 일의 시초가 되는 살인사건이 개인적인 동기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음모가 그 배경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영화가 아무리 성공을 해도 범인이 잡히고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제작자들에게는 안타깝게도 속편이 나올 수 없었는데요. 대신 경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spin-off 개념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여태까지 살펴본 영화가 다 특수요원이라든가, 경찰이라든가, 살인사건의 용의자 등, 범죄나 사건을 다루는 내용의 programs이 원작이었는데요. 하나 더 있습니다.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에 방송되었고 역시 한국에서도 <<미녀 삼총사>>라는 제목으로 인기가 있었던 Charlie’s Angels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등장인물을 바꿔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요. 잘 아시겠지만 3인조 여성 탐정단의 이야기인데, 실제 여성 탐정중에도 물론 미인이 계시겠지만 drama에서는 정말 대단한 미인에 옷도 잘 입어서 보는 눈이 즐거운 반면 총기를 다루거나 싸움을 하는 장면은 솔직히 현실감이 떨어졌었죠. 영화에서는 comedy요소를 늘리고, 한가지 원작과 다르게 하고자 한 점은 전혀 총이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의도였다고 하죠. 이 작품 역시 성공을 거두어서 속편이 나왔는데, 여기에서는 이 삼인조와 Charlie 사이에서 전달책을 맡은 Bosley라는 인물을 처음으로 흑인배우가 연기했습니다. 몇년 전에 TV로도 remake가 잠깐 되었지만, 실패를 했다고 하죠.
이번에는 범죄쪽이 전혀 아니고 게다가 1시간짜리 drama도 아닌 TV program을 영화로 만든 경우입니다.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방송된 The Brady Bunch라는 작품으로, sitcom이었죠. 90년대에 영화화하면서 comedy라는 genre는 그대로이고, 작품의 시각적인 style도 그대로인데, 한가지 설정에 반전을 주면서 아주 중요한 웃음의 출처가 하나 더 생겼는데요. 원작의 rerun을 혹시 TV에서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그 program이 방영되던 시절 입었던 옷이라든가 hairstyles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이어서, 나중에 보면 딱 언제였다는 걸 알 수도 있고, 또 좀 촌스럽다고 하겠는데요. 영화에서는 이 성질을 이용해서, 영화의 무대는 90년대인데 주인공의 가족들은 그대로 60년대 말, 70년대 초의 style로 옷을 입고, 머리를 하고, 또 말을 합니다. 그게 참 우스꽝스러운 일인데, 그러면서도 정작 자기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언행을 한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데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TV에서 영화로 옮긴 작품을 살펴보았고요. 이번에는 미국 영화에서 미국 영화로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Broadway를 거친 경우입니다. 우선 60년대 말에 나온 comedy 영화인 The Producers가 있고요. 이게 2000년대 초에 Broadway musical이 됩니다. 큰 성공을 거뒀죠. 그러자 그 version을 2000년대 중반에 다시 musical 영화로 만든 것이죠. 같은 방법으로, 80년대 후반에 나온 Hairspray라는 영화를 2000년대 초반에 musical로 만들었고, 그것을 다시 2000년대 중후반에 musical 영화로 제작했습니다. 그래서 원작은 musical이 아니지만 remake작은 genre가 바뀐 경우가 되겠습니다.
미국영화계에서 remakes가 이렇게 각광받는 것은 아무래도 안전을 찾기 때문일텐데요. 전에 어떤 이유로든 한번 인기가 있던 구성, 내용, 인물이니까 사람들이 이번에도 기본적으로 어느정도의 성과는 거두겠다는 예상을 하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영화 한 편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숫자일 때는 소위 대박을 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망할 수도 있는 새로운 idea보다 이런 remake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Hollywood가 원래 한 concept이 성공하면 그걸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데, remake도 어떻게 보면 그의 일종이라고 하겠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따라하고 복제하는 것이죠.
오늘 노래는 역시 remake곡으로 준비했는데요. French가 원곡으로 한국분들도 잘 알고 좋아하시는 Autumn Leaves를 Eric Clapton의 cover version으로 들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