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ressions from Trump News
요즘 미국 정계가 조용한 날이 별로 없는데요. 모든 언론에서 정치 news을 다루고 있다보니 관심이 없어도 저절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The Hill이나 Politico처럼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online 매체부터 NPR같은 radio, 그리고 cable news channels등에서 읽고 듣고 볼 수 있죠. 또 전통적인 신문인 the New York Times이라든가 the Washington Post도 있고요. 여기에 New York Post같은, 좀 더 대중적인 신문도 가세를 하고 있고, TV의 talk shows가든가 기타 comedy programs, 또 일반인들이 소통하는 social media까지 합하면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 정치 얘기를 알게 됩니다.
이중에서 특히 심야 talk shows은 Trump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시청률이 올랐는데요. 그만큼 재미가 있고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고 하겠는데, 영어에 익숙하지 않으시다면 바로 보시면서 이해하시기에 힘들 수도 있습니다. Saturday Night Live같은 comedy programs은 분장이라든가 성대모사가 더해져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희화의 대상인 미국의 정치인 또는 관료를 잘 알지 않으면 큰 재미는 없을 수 있고요. 그리고 NYT의 어휘가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읽으시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NPR도 쉽지는 않죠.
그럼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제 대답을 들으시고 놀라실지 모르겠지만, 한국 매체에서 이런 news을 처음 접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요즘은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미국 news을 전달하기 때문에, internet으로 바로 보실 수 있죠. 그리고 이 방법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어요. 우선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가장 간결한 보도를 접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여기에 조금 더해서 그 보도의 source이 되는 원문을 찾아보신다면 미리 내용을 아니까 이해나 해석에 도움이 되겠죠. 그래서 1차적인 보도는 그렇게 접하셔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살면서 뭔가 더 알고 싶으시겠죠. 그럴 경우 언론에 나오는 opinion pieces이라든가 commentary pieces등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런 성격의 글은 매체에 따라, 또 글쓴이에 따라 어휘라든가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을 하시면 재밌게 조금 더 깊게 들어가실 수 있죠.
잘 아시다시피 지난주 Trump 대통령이 FBI의 Director인 James Comey를 해임하면서 취임 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는데요. 그게 워낙 큰 화제가 되다 보니 하루이틀 후에 나온 interview 기사가 상대적으로 소위 묻혔는데요. 영국 잡지인 The Economist와 한 interview였습니다. 여기에서 중국, Obamacare 등 여러 topics이 등장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경제전문 잡지이다보니 미국 경제에 관한 부분이 많았죠. 세금을 줄이면 적자가 늘어나는가에 대해 얘기하다가 Trump 대통령이 갑자기 "prime the pump”이라는 표현을 아느냐고 묻습니다. 원래는 말 그대로 pump을 처음 작동하기 전에 물을 조금 부어서 pump이 물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을 주는 건데요. 옛날부터 숙어 표현으로 경제용어로 쓰였죠. 즉 정부 등에서 처음에 돈을 조금 풀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도록 노력하는 걸 말합니다. 당연히 interviewer가 yes이라고 하면서 Keynes라는 경제학자의 이론과 관계된 말 아니냐고 덧붙였습니다. 그랬더니 Trump 대통령이 이런 의미로 쓰인 걸 들어본 적이 있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다시 yes이라고 하자 재차 이 표현을 들어봤느냐고 하면서 자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며칠 전에 자신이 이런 의미로 쓰게 생각한 거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걸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고요.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만평에 보면 pump에 미국 정부 사람이 dollar 지폐를 집어넣고 있는 광경이 나오는 등, 이 표현은 경제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라도 안다는 건데, 사업도 했던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해서 사람들이 놀란 거고, 또 3월에도 Trump 자신이 이 표현을 몇 번 썼답니다. 그래서 두 번 놀랐다고 하죠. 이 interview 기사에 대한 commentary가 Chicago Tribune에 실렸는데요. 여기서 대통령이 서너 번 같은 질문을 한 것을 두고 perseverating이라는 말로 묘사를 합니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말인데요. 심리학이나 의학 용어로, 말이나 행동을 집요하게 고집스럽게 거의 병적으로 반복하는 걸 뜻합니다. 그러니까 이 commentary를 쓴 사람이 Trump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한 단어로도 알 수 있습니다.
Trump 대통령은 사실 이런 숙어 표현을 꽤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후보 시절 선거 직전에는 “drain the swamp”이라는 표현을 계속 썼는데요. 이것의 원래 뜻은 늪지대에서 물을 빼서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 같은 것을 없애는 것이지만, 숙어로 쓰이면 정부 차원에서 부패라든가 낭비 등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을 뜻합니다. 이번 Comey 해임 후에도 이게 draining the swamp의 일환이다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죠. 그래서 그 표현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주말 Saturday Night Live의 news 코너인 the Weekend Update에서 소재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Trump 대통령은 지난주 NBC와 한 interview에서 Comey를 해임한 게 법무부 차관의 건의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원래 해임하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Comey에 대해서 “He’s a showboat. He’s a grandstander.”라는 말을 했습니다. Showboat이라는 말은 show와 boat을 합한 단어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과장된 행동 등으로 뽐내고 과시하는 걸 가리킵니다. 정치에서도 쓰이지만 운동 경기에서도 자주 쓰이는 표현이죠.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의미로는 배에 타고 옮겨다니면서 공연을 하는 악극단도 showboat이라고 하는데요. 아주 유명한 musical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Grandstander라는 것은 grand와 stand와 사람을 뜻하는 -er이 붙은 말인데요. 뭔가 gesture을 크게 취하는 사람, 더 정확히 말하면 gesture만 크게 취하는 사람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직 대중의 주목을 받거나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데요. Grandstand은 경기장에서 멀리 있는 좌석을 뜻하기도 해서, 거기서까지 잘 보여서 박수를 받으려면 얼마나 큰 action을 취해야 하는지 상상이 되시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아, 이건 Trump이 자기 얘기를 하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late night talk show host인 Stephen Colbert은 이걸 두고 “the squash calling the pumpkin orange”라고 꼬집기도 헸습니다. 이건 “the pot calling the kettle black”을 응용한 표현인데요. 솥이 주전자보고 까맣다고 흉보는 것, 한국어 속담에는 강아지 두마리가 등장하는데요. 그리고 Colbert은 Trump의 피부가 주황색이라는 평을 받는 것에 착안, 이 영어 속담을 조금 변형했습니다.
오늘 노래는 Soundgarden의 singer Chris Cornell이 공연 후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이 Band의 대표 album Superunknown 중에서 “Fell on Black Days” 들으시겠습니다.